지난 2013년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장에서의 일이다.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은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 지검장 등에 의한 수사 외압이 있었으며 상관의 지시가 위법했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당시 새누리당 법제사법위원인 정갑윤 의원이 “조직을 사랑하는가, 사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윤석열은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로 인해 윤석열은 ‘조직은 사랑하지만,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 인물, 즉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하는 인물로 각인되게 된다.
당시 그의 변을 들었을 때 상당히 정치적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필자가 살필 때 그가 작심하고 내뱉은 동 발언은 정치꾼들의 전매특허인 이율배반적인 답변이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직과 사람의 관계로부터 비롯된다.
윤석열은 조직과 사람을 별개로 취급했는데 짧지 않은 기간 조직, 특히 서열이 분명한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이에 절대 동조하지 않는다.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은 별개가 아닌 동일체로, 조직에 충성한다 함은 사람에 충성한다는 의미다.
일찌감치 자유를 얻고자 일체의 패거리에서 벗어난 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윤석열의 동 발언은 구차하기 짝이 없게 비쳤었다.
진정 사람에게, 즉 조직에 충성하지 않을 작정이라면 필자처럼 ‘독고다이’를 선언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아울러 그의 변인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은 결국 조직 자체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발언으로 비쳤고, 결국 제 버릇 남 못준다고, 명백한 조직체계에서 자신의 상관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자신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 강변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윤석열이 보인 행태를 살피면 필자가 누누이 언급한 정치꾼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꾼들의 경쟁력인 꼼수로 단단히 무장한 듯 보이고, 그래서 그를 간파한 정치꾼들로부터 시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각설하고,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지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소위 보수 진영에선만 살피면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그가 대권을 잡을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가 대권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 역시 단순한 딴따라, 즉 특정분야의 전문가 중 한 명일 뿐이기에 그렇다.
필자가 수차례 언급했지만, 국가 경영은 전문가의 몫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윤석열의 행태를 살피면 자신을 전문가 그룹의 수장 정도로 여기고 있다.
이는 앞서도 언급했지만, 자신 이외의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지독한 독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독선은 분열의 아이콘으로 발전하게 되고, 결국 우리 사회의 염원인 통합과 정면으로 배치(背馳)된다.
작금에 그가 보이는 행태, 곁으로는 대권과 무관한 듯 가장하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행보는 벌써 이 나라를 분열로 몰아가고 있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은 필자의 입장에서 살필 때 정치인, 특히 이 시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 철학, 그리고 그 바탕에서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욕심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볼 때 자신의 욕심으로 무장한 사람은 간곡하게 자제해주길 바랄 뿐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