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SNS에 올라온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평소 연설문이나 모두발언 등 국정 운영에 관한 메시지를 작성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한 것인데요.
어떤 내용이길래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까요?
1.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것은 '잠잠하라'는 뜻입니다.
-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불필요한 말을 삼가하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 손을 자주 씻으라는 것은 '마음을 깨끗이 닦으라'는 뜻입니다.
악한 행실과 죄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성결하라는 말입니다.
3. 사람과 거리를 두라는 것은 '자연을 가까이하라'는 뜻입니다.
사람끼리 모여 살면서 서로 다투고 상처를 주지 말라는 말입니다.
4. 대면 예배를 하지 말라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입니다.
위안을 얻거나 사람에게 보이려고 예배당에 가지 말고 천지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말입니다.
5. 집합하지 말라는 것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라'는 뜻입니다.
- 모여서 선동하거나 힘자랑하지 말고 사람이 그리운 이들의 벗이 되라는 말입니다.
'코로나 시대가 전해주는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공유된 이 글은 부산 샘터교회 안중덕 목사가 교인들을 위해 필수 방역수칙을 신앙적으로 재해석한 것인데요.
문 대통령 역시 해당 내용에 공감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안 목사 외 일부 교인들 사이에서는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데요.
전주의 한 교회 홈페이지에는 "'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에 안 걸린다’, ‘믿음 없는 사람들이 걸리는 것이 코로나다'는 등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라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글들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우리 사회는 집합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 단체서 집회 및 대면 예배까지 강행하면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6일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900여명, 광복절 집회 관련 확진자는 200여명이 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들이 속출하고 있는데요.
방역 당국은 종교계에 비대면 예배를 권고했지만, 부산기독교총연합회는 '종교 집회 탄압'이라며 권고를 무시하고 현장 예배를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조사 결과 지난 주말 부산 지역 교회 1765곳 중 279곳이 이 같은 방역 지침을 어기고 현장 예배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당 소식에 누리꾼들은 "믿음은 자유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 되겠냐”, "종교인 무조건 믿고 거른다" 등 일부 교회를 넘어 종교 전체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안중덕 목사는 "교회발 집단감염으로 기독교계가 지탄받는 상황이 안타깝고 속상했다”라며 "나도 이런데 교인들은 얼마나 혼란스러우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 평소 생각을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특정 종교로부터 비롯된 이번 집단 감염사태는 그동안 방역당국의 노력은 물론 의료진, 국민의 노력마저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이번 사태로 종교의 기능과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