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봉곤 작가가 지인과의 사적인 문자 대화 내용을 자신의 소설에 인용했다가 논란이 빚어지자 뒤늦게 출간한 단행본을 수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가 된 작품은 성 소수자의 삶을 다룬 <그런 생활>로, 올해 출간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김봉곤 소설집 <시절과 기분>에 수록됐다.
<그런 생활>에는 주인공 봉곤과 카카오톡으로 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조언해주는 C 누나가 등장한다.
문제가 된 부분은 C 누나와의 대화 내용이다.
자신이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 누나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그런 생활>에 실린 C 누나의 말은 제가 김봉곤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단 한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씨 하나 안 바꾸고 썼다”
지인과 대화 무단 인용 논란
이어 A씨는 ‘제 말을 띄어쓰기 하나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베껴 쓴 것, 우리가 했던 많은 대화 중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고대로 쓴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 이후다. A씨의 항의에도 김봉곤의 글은 수정 없이 발표됐고, 이 작품으로 그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까지 수상했다.
논란이 일자 김봉곤은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원고가 게재되기 전 검토를 요청했고, 문제제기를 했을 때부터 수차례 사과했다. 또 수정 요청을 즉각 이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상의 대화를 세심하게 점검하지 못한 점을 무거운 마음으로 되돌아보며, 저의 글쓰기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작가로서 더욱 민감하게 살피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학동네 측은 젊은작가상 수상을 취소하라는 A씨의 요구에 ‘심사위원들은 해당 내용이 전체 작품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