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전국이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여름 피서행렬이 절정을 맞았다. 본격적인 휴가시즌을 맞이한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해수욕장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실정. 올 여름 해수욕장 분위기는 어떨까? 20~30대 미혼남녀를 통해 해수욕장 문화에 대해 살펴봤다.
휴가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해수욕장을 찾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관광객들로 해수욕장의 여름은 연일 만원이다. 낮 시간에는 대부분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과연 밤에는 무엇을 하며 피서를 즐길까.
‘물’ 반 ‘여자’ 반
재미있는 사실은 미혼 남성 10명 중 3명은 현지에서 이성을 만날지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해수욕장을 찾는 것에 반해 여성들은 긴장을 풀고 마음껏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해수욕장에 가는 가장 큰 목적이라는 점이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가 전국의 미혼남녀 546명(남녀 각 273명)을 대상으로 ‘휴가 때 해수욕장을 찾는 가장 큰 목적’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은 응답자의 31.1%가 ‘이성 현지조달’로 답했고 여성은 38.1%가 ‘휴식, relax’로 답했다.
이밖에 남성은 ‘휴식, relax’(19.8%)와 ‘현지 분위기’(14.7%), ‘야영’(11.4%) 그리고 ‘여성 몸매탐닉’(9.8%) 등이 해수욕장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 답했고, 여성은 휴식에 이어 ‘현지 분위기’(19.0%)와 ‘이성 현지조달’(14.7%), ‘피서’(12.8%) 및 ‘몸매자랑’(9.5%) 등을 즐거움으로 꼽았다. 피서, 즉 더위를 피해 해수욕장을 찾는다는 응답자는 남성 8.4%, 여성 12.8%에 불과했다.
대학생 김모(25·남)씨는 “남자들끼리 피서지로 해운대, 경포대, 대천 등을 꼽는 이유는 아무래도 헌팅의 명당으로 소문난 해변이기 때문이다”라며 “일단 피서객이 많이 몰리고, 또한 여성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한 번 실패를 하더라도 다른 헌팅 상대를 찾기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30·남)씨도 “여름만 오기를 기다렸던 20대 시절이 있다. 항상 설렘과 도전정신을 심어주었던 꿈의 바다, 헌팅의 메카를 가기 위해서 였다”라며 “직장에서보다 사회생활을 먼저 익힐 수 있게 해주고 소수정예의 뜻이 무언지 알게 해주었고,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의 뜻을 깨치게 해주던 바다. 이젠 해변에선 할아버지급이지만 가끔 환상의 해변 밤문화가 그립다”고 털어놨다.
반면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여자끼리 바다를 찾는 이유도 어느 정도는 헌팅을 당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해변에서 여름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듯한 분위기와 몇 달간 다이어트를 통해 얻은 몸매 자랑, 친구들과 남기는 사진 등이 더 큰 재미다”라고 말했다.
밤마다 해수욕장에선? ‘인스턴트 만남’ 빈번
남 10명 중 3명 “바다가는 목적? 여자낚시”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오랜만에 사무실을 벗어나 해변의 자유로운 분위기에 젖으면 남녀 불문하고 낭만적인 감성에 빠져들기 쉽다”며 “특히 남성들은 이성과 만날 좋은 기회를 무위로 돌리지 않기 위해 여성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혼 남성 중 ‘휴양지에서 썸씽(이성 현지조달)이 생겨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42.1%에 달했다. 여성도 32.2%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휴양지에서 만난 인연은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양지에서 만난 이성과 계속 교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일 하루 즐기고 끝났다’(남 37.2%, 여 56.5%)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남성은 ‘1∼2개월 만나다 끝났다’(28.2%)가 ‘1∼2번 만나다 끝났다’(18.7%)를 앞질렀으나, 여성은 ‘1∼2번 만나다 끝났다’(19.8%)가 ‘1∼2개월 만나다 끝났다’(13.6%)보다 많았다.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응답자는 남성 15.9%, 여성 10.1%에 그쳤다.
헌팅 경험이 있다는 대학생 박모(23·여)씨는 “헌팅의 만남은 헌팅으로써, 끝내야 되는 것 같다”며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말처럼 쉽게 만난 만남은 모든게 쉬워질 수 있고 또 한번 인연을 맺었다 해도 인연을 끊는 것 역시 쉽다”고 말했다.
‘하룻밤의 꿈’
또 다른 대학생 윤모(27·남)씨 역시 “헌팅은 헌팅 한 자리에서 놀고 끝내는게 여자를 위해서도 남자를 위해서도 좋다”며 “실제 인연으로 사람을 알아가야 지속적인 만남이 가능한데 말 그대로 즉석에서 노는 가벼운 만남 이라면 일정부분의 목적달성이 끝난 뒤 금방 식어버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손숙현 매니저는 “휴양지에서는 현지 분위기에 휩쓸려 이성과 접촉을 시도하나 상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만나기 때문에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데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며 “특히 요즘과 같이 조건을 중시하는 세태에서는 각종 정보를 세부적으로 파악한 후 교제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