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검색하던 중에 우연히 한 유력 일간지서 ‘[속보] 文대통령 부부 긴급재난지원금 60만원 전액 기부’라는 기사 제목을 접했다.
순간적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양보해 생각해도 속보로 다룰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속보(速報)는 두 가지 요소를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시급함과 중요함이다.
속보는 사안의 경중을 살필 때 국민들이 시급하게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 보도를 의미하는데, 대통령의 재난 지원금 기부는 결코 속보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당연하게 의심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여 기사 내용을 접하자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긴급재난지원금 전액 기부 의사를 밝혔다”며 “어딘가서 제가 읽은 글 중에 공감이 갔던 대목을 전해드린다. 기부는 돈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대목이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기사를 접하고 다시 순간적인 의문이 일어났다.
청와대 대변인과 동 기사를 속보로 다룬 유력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대변인의 이력을 검색하자 청와대에 입성하기 직전까지 동 언론사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를 살피며 이래서 권언유착이란 말이 빈번하게 나도는구나하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여하튼 문 대통령 부부의 재난지원금 기부를 속보로 다뤘으니 이에 대해 논해보자.
먼저 동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다.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서 보인 치적을 과대평가하고자 일반 기사도 아닌 속보로 다룬 모양인데 과연 그럴까.
코로나19와 관련해 지금까지 문재인정권이 취한 행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 일로 필자가 <일요시사>를 통해 언급했던 ‘코로나 대통령 문재인’이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대적 평가일 뿐이다. 세계 여러 나라와 견줬을 때 긍정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야기지, 절대평가로는 그렇지 못하다.
소소한 이유는 접고 지금까지 드러난 사망자 수만 놓고 살펴보자.
현재까지 250명을 넘어서고 있는 사망자 수는 절대평가로는 결코 잘한 일이 될 수 없다.
문정부가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 효율적으로 대처했다면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었음은 불문가지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란 직책을 살펴본다.
우리 헌법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원수임을 천명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가, 그리고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하고, 그런 차원서 바라본다면 문정권의 대처는 절대평가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
다음은 문 대통령 부부의 재난지원금 기부가 불러올 파장에 대해서다.
불을 보듯 빤하다.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는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 그리고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의 장은 물론, 간부들에 대한 일련의 행동지침으로 살펴진다.
대통령도 재난지원금을 기부했으니 모두 대통령의 의지를 따르라는 우회적 압력으로 이는 공무원 사회를 떠나 이 사회에 경제적으로 상류층 부류들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의미서 문 대통령 부부의 기부를 아름답다고 한 게다.
마지막으로 주제넘게 달지 않아도 될 토까지 단 청와대 대변인에게 한마디하고 넘어가자.
진정한 의미의 기부는 소리 소문 없이 이뤄져야 하고, 굳이 그를 알린 일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