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사망꾼?’ 박명수 리스크

버라이어티만 나오면 미숙해지는 진행력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개그맨 박명수가 주축이 돼 론칭한 MBC <끼리끼리>가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됐음에도 불구, 시청률 1∼2%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다수의 예능서 기량을 뽐낸 예능인들과 이수혁, 하승진과 같은 신예들이 대거 투입됐음에도 3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제작진은 물론 진행의 롤을 맡은 박명수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 ▲▲ 사진제공=MBC

올해 1월, MBC <놀면 뭐하니?>서 라면 식당을 연 유재석을 김구라와 박명수가 찾은 적이 있다. 근황 토크 및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박명수는 MBC <끼리끼리>의 런칭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 김구라의 촉이 발동했다. “첫 화 시청률을 얼마나 보고 있나요. 3∼4% 보죠?”라고 물었고, 박명수는 “첫 술에 배부르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구라는 “내심 2%도 보고 있는 거냐”고 매서운 말을 이었다. 박명수는 “얼굴이, 맞을 입이다”며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다. 

김구라 촉

결과론적으로 김구라의 촉이 맞은 셈이다. 오히려 현실보다 후한 평가였다. 지난 1월26일 일요일 오후 5시에 첫 방송한 이후로 <끼리끼리>는 약 3개월 간 3%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첫 방송이 2.1%로 시작해 3개월 동안 1∼2%를 오가고 있다. 심지어 요즘 ‘예능 치트키’라고 불리는 가수 임영웅과 영탁이 출연했음에도 2.8%(닐슨코리아)의 시청률에 머물렀다. 

5%대의 JTBC <뭉쳐야 찬다>가 TV조선 <미스터트롯> 참가자들이 출연하자 10%를 넘었다. <끼리끼리> 종방 직후 방송되는 <복면가왕>이 10%를 유지하고 있다. 주변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너무도 초라한 결과다. 

당초 <끼리끼리>는 기대가 있었다. 특히 출연 인물 면면이 화려하다. MBC <무한도전> 등을 통해 내공을 닦은 박명수와 최근 대세로 떠오른 장성규, 공개 코미디와 버라이어티 예능서 강렬한 웃음을 선사한 이용진과 강호동 사단의 에이스 은지원, tvN <더지니어스> 등에서 맹활약한 인피니티 성규 등이 출연한다. 


오랫 동안 웃음을 선보인 예능 선수들은 물론 신선한 얼굴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tvN <플레이어>서 매력을 뽐낸 모델 정혁과 첫 예능에 도전한 이수혁, 유튜브서 방송 재능을 선보인 하승진과 SBS <동상이몽>서 색다른 캐릭터로 인지도를 높인 인교진 등의 출연도 이목을 끌만한 요소다.

하지만 뚜껑을 연 <끼리끼리>는 과거로 회귀한 듯한 올드한 버라이어티 형식에, 한 곳에 어우러지지 못하고 따로따로 노는 듯한 느낌, 이유 없이 줄곧 게임만 하는 이해되지 않는 구조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요소는 캐릭터의 부재와 줄기가 되는 스토리 라인이 없는 것이다.

비슷한 프로그램인 <런닝맨>의 경우 매주 바뀌는 게임 내에서, 이광수와 김종국, 송지효, 전소민, 지석진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부여했다. 멤버들은 그 롤에 맞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이전 방송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더 큰 웃음이 만들어지곤 했다. 이 역시 메인 MC가 적절히 분위기를 이끌면서 생겨나는 대목이다.

메인 MC가 패널들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출연자가 그에 걸맞는 행동을 이어가면서 캐릭터와 스토리가 생긴다.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김구라와 같은 예능인들이 이 방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KBS2 <1박2일>이나 tvN <신서유기>도 비슷한 면이 드러났고, 장수 프로그램다운 성공적인 결과를 맞이했다. 

<끼리끼리> 2% 시청률 ‘메인 부재’
보저적인 역할서 빛나 “MC는 과욕”

 


먼저 이러한 설정을 택한 제작진의 불찰은 말할 것도 없다. 여러 패널을 두 팀으로 만들어 각각 다른 게임을 한다는 설정 외엔 이들을 융합시키는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끼리끼리>의 또 하나의 문제는 메인 MC의 공백이다. 매번 다른 설정의 게임을 하다 보니 인물을 관찰할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이들의 특성을 명확히 잡아주는 사람도 없다. 그러다 보니 인물들의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 캐릭터가 안 잡히니, 스토리가 제대로 구성될리 없다. 

특히 ‘늘끼리’ 팀(박명수·장성규·이수혁·은지원·김성규)으로 화면이 넘어갔을 때 지루함이 커진다. 메인 MC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박명수와 장성규가 있음에도, 진행 면에서 허점이 보인다. 출연자들이 한데 모이지 않아 어수선하다는 평가다.

피식 할 만한 파편화된 웃음은 있을지언정, 강력한 한 방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 비록 환경이 좋지 못하다해도 충분히 메인 MC 역할은 잘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박명수는 그마저도 실패하는 그림이다. 매끄럽고 깔끔하게 시선을 모으지 못한다. 패널들조차 집중력이 부족해 보인다. 이는 MC가 패널을 이끌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서도 비슷한 평가가 이어진다. 방송 내적으로는 ‘정신이 없다’는 평가가 많으며 박명수에 대해서는 ‘MC 면에서는 오래전에 실력이 탄로 났다’ 등의 지적도 있다. 

실제로 박명수는 버라이어티 메인 MC 진행 부문에서 지속적인 실패를 반복했다.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지만, 진행 면에서는 여전히 미숙함이 드러난다. 

비슷한 예가 지난 2010년 첫 방송해, 마니아층을 형성한 <뜨거운 형제들>이다. 순간순간 장면서 웃음은 상당했지만, 방향을 잡지 못한 <뜨거운 형제들>은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1년을 넘기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당시에도 메인 MC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현재 방영되는 <끼리끼리>가 주는 재미는 <뜨거운 형제들>의 그것에도 크게 못 미친다. 

예나 지금이나 박명수가 있었다. 박명수는 10년 전의 잘못을 답습하는 모양새다. 여전히 고정 패널이 다수 나오는 버라이어티 부문에서 취약한 모습이다. 

여전히 그는 각종 방송서 사랑받는 예능인이다. KBS Cool FM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방송 때마다 관심을 받는 ‘핫’한 라디오며, TV조선 <아내의 맛>과 <미스터트롯>, tvN <더 짠내투어>, MBC 에브리원 <대한 외국인>도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각종 온라인서 높은 화제성을 띠고 있다.

최근 <놀면 뭐하니?>의 치킨 아이템에 출연해 유재석과 티격태격하는 장면 역시 그의 매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일부 호불호가 있었지만, 그를 반기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인기를 얻는 프로그램과 그렇지 못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박명수는 스튜디오 방송에 적합하다. 버라이어티의 경우 메인 MC보다는 보조의 위치에서 더욱 빛이 난다.


패널로 등장하는 <아내의 맛>과 <미스터트롯>에서는 기발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뺐었고, <대한 외국인>에서는 김용만의 안정적인 진행 옆에서 출연자들과 시너지를 내며 색다른 유머를 만든다. 여행을 설계할 때만 진행의 롤이 생기는 야외 버라이어티 <더 짠내투어>는 부담이 덜한 덕인지, 꾸준히 좋은 폼을 보인다. 특히 박나래와의 티키타카가 커다란 재미를 준다. <놀면 뭐하니?>에서도 유재석 옆에서 보조하는 역할로 더 큰 매력을 보여줬다.

과욕

‘잘 맞는 옷’이 분명히 있는 박명수는 이미 오랫동안 기회를 얻었음에도 지속적인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메인 MC까지 넘보는 건 과욕이 아닐까. 버라이어티 도전은 그의 훌륭한 업적에 생채기만 낼 뿐이다. 굳이 어울리지 않는 영역을 넘보지 않고, 스튜디오 위주의 영리한 선택을 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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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