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안풍 트라우마' 막전막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08.03 17: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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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랬나 쏙 들어간 '박근혜 대세론'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박근혜 대세론'이 잠잠해졌다. 갑자기 몰아친 '안풍'에 눌려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쏙 들어갔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인 박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안절부절 못하면서 대책과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비장의 카드가 있을까. 그렇다면 뭘까.

겉으론 '여유만만' 속으론 '안절부절' 실제론 '사면초가'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후보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권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서다. 안 원장은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데 이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줄곧 40%대 유지하다
갑자기 20%대로 추락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안 원장이 박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라잡거나 이미 역전해 그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양상이다. 대체적으로 안 원장은 상승세인 반면 박 후보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조사에선 총선 이후 줄곧 40%대를 유지하던 박 후보가 안 원장의 등판 직후 20%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 측은 겉으론 대수롭지 않다는 투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원장은) 파도와 같다. 파도는 계속 치겠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갈 것인 만큼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도 "TV 출연해 봐야 별 영향이 있겠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시간이 가면 지지율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친박계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현 정치에 대한 불신 때문에 안철수라는 새로운 인물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선후보 지지율과는 다르다"며 "대선 출마나 정치적 노선을 걸으면 반작용으로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 측의 속사정은 다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박 후보가 안 원장에게 추월당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대책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우선 예전과 달리 노골적으로 안 원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이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하거나 야권 후보로 정해질 때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전략이었다. 박 후보는 캠프 출범 전후 "절대로 네거티브는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 닥친 '안풍'이 심상치 않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안철수 때리기'를 본격화한 것이다.

책 내고 방송 출연한 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비상' 박 캠프 대책 마련 분주…견제 본격화

그 선봉엔 새누리당이 섰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안 원장은 국정운영 능력이나 자질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베일 속 신비주의로 인기관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안 원장이)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고 직접 토론하거나 정책을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 책 한 권, 예능 프로 하나를 갖고 마치 이 사람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볼 국민들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원장을 겨눈 박 캠프 쪽의 칼날은 더욱 예리하다. 캠프 인사들은 안 원장의 행보를 비꼬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타깃은 책과 방송이다.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안 원장의 신간에 대해 "정치인 안철수의 비전이라기보다는 평론가 입장과 비슷하다"고 혹평했다. 최경환 총괄본부장은 안 원장의 방송 출연과 관련해 "TV 프로그램 하나 나온다고 대통령이 될 거 같냐"며 "나라의 운명을 TV 프로그램에 맡겨선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캠프 내에선 '안 원장과 지지율이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안 원장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순 없다'는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때려도 꿈쩍하지 않기 때문에 훨씬 강도가 높은 '공격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실제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에 대한 '검증'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캠프 외곽에 '안철수 검증팀'을 극비리에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인 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훨씬 강도 높은 
공격 카드 준비"

이 관계자는 "안 원장은 대선출마선언과 동시에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하지 못한 검증대에 필수적으로 올라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데, 파상공세가 시작되면 아마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안 원장 지지율 상승의 근원인 책과 방송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은 안 원장의 '바른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 있는 과거 발언과 다른 거짓말에 중점을 두고 꼬투리 잡을 태세다. 벌써부터 일부 보수 언론들은 박 캠프 발로 안 원장의 거짓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캠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 원장의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안 원장이 대선에 뛰어들면 직접 공격이 시작될 텐데 그 강도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 후보 측은 민주통합당을 자극해 간접적으로 안 원장을 밀어내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한마디로 손 안대고 코 풀겠다는 심산이다.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역풍이 불어 오히려 안 원장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이 대선경선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상 안 원장의 무임승차 준비행사"라며 "정당이 저렇게 모욕당하는 것도 처음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 "손학규 후보 같은 사람은 '우리는 뭐냐'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손 후보나 김두관 후보가 모욕을 당하면서 탈락하면 그 지지자들이 우리한테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곽 검증팀' 극비리 가동해 정보 수집
'손 안대고 코 풀' 민주당 자극 전략도

심 최고위원도 "(안 원장이) 부전승으로 링에 오르겠다는 국민을 우롱하는 대선 전략"이라며 "출마할거면 공식적으로 출마해서 검증 받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여권 한 당직자는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안 원장을 무턱대고 검증할 수 없지 않냐"며 "그전까지 견제만 하면서 민주당과 안 원장이 싸우도록 유도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캠프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캠프 안팎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은 당장 어쩔 수 없더라도 박 후보의 정체 내지 하락을 못 막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지부진한 박 후보의 지지율은 단순히 안 원장이 원인이 아닌 기존의 지지층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유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후보의 5·16 발언과 불통 이미지,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캠프의 전략 부재 등이 지지율을 깎아먹은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박 후보가 현 정권 문제에 침묵하면서 불거진 MB정부와의 모호한 관계가 부동층의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파악된다.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당사자인 박 후보의 대응이다. '안철수 때리기'에 직접 나설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지난 3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그분(안 원장)이 어떤 (정치적) 태도를 갖든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사실 잘 모르겠다. 뭐를 생각하고 계신지"라고 언급했다. 안 원장이 책을 출간한 다음 날인 지난 20일엔 "출마를 정식으로 했냐"며 "출마할 생각이 있으면 국민에게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안 원장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였다.

박 후보와 안 원장이 지지율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박 후보는 지난해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지율이 급등하자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박 후보는 당시 기자들이 안 원장에 대해 묻자 "병 걸리셨어요? 여기서는 정치 얘기 그만하라"고 잘라 말했다.

박, 언제 나서나
비장의 카드는?

이는 박 후보가 '박근혜 대세론'이 위협 당하자 예민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정치권에선 철두철미한 박 후보답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 상황도 비슷하다. '박근혜 대세론'이 잠잠해졌다. 갑자기 몰아친 '안풍'에 눌려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쏙 들어갔다. 박 후보의 묘안은 뭘까. 그 비장의 카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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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