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명의 소녀가 9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풋풋한 소녀에서 성숙미가 살짝 묻어나는 어엿한 숙녀가 된 그룹 소녀시대는 지난 7일, 첫 번째 미니앨범 <Gee>를 내고 그룹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소녀시대는 컴백하자마자 온-오프라인 차트를 석권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각자 활동으로 아홉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한 이들은 2009년을 자신들의 시대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묘한 중독성 단숨에 1위…훌쩍 커버린 ‘9人9色’ 매력 한껏
멤버 소중함 느낀 9개월 만의 무대, 라이브 연습 많이 해
첫 번째 미니앨범 <Gee>의 노래들은 적극적으로 사랑에 대해 설레는 마음을 표현하는 스무 살 여성의 감성을 가득 담았다. 타이틀곡 ‘Gee’는 첫사랑에 빠진 여성이 사랑 앞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귀여운 상황을 담은 댄스곡.
독특한 운율의 가사와 멜로디라인이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노래로 이효리의 ‘유-고-걸’을 작곡한 E-Tribe가 소녀시대의 발랄함을 살려 만들었다. 이밖에도 미니앨범에는 다양한 색깔의 노래 5곡이 실렸다. ‘힘내’는 펑크락 장르의 노래로 소녀시대가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디어 맘(Dear Mom)’은 엄마에 대한 딸의 마음을 담은 팝 발라드 곡이다.
“완성도 있는 앨범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좀 걸렸어요. 다섯 곡 모두 색깔이 달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소녀시대답다는 느낌이 드는, 딱 우리 노래들이에요.”
9명이 함께하지 못한 9개월은 멤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함께’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이 커서인지 데뷔 초보다도 더 열심히 연습에 몰두했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촬영 중간중간에도 틈만 나면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원더걸스와 라이벌 “NO!”
“특히 윤아가 좋아해요. 그동안 드라마 촬영으로 같이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잖아요. 이른 아침에 나갔다 새벽에 들어오곤 했기 때문에 얼굴 볼 시간도 거의 없었어요. 소녀시대 활동을 잠시 접으면서 멤버들의 소중함을 더욱 깨달았죠.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는 기회가 됐어요.”
1990년대 S.E.S와 핑클처럼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는 2000년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소녀시대는 약 1년간 자신들의 공백기에 ‘국민 여동생’이 된 원더걸스의 가파른 성장세를 어떻게 지켜봤을까.
“주위에서 라이벌 구도를 만들지만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멤버들끼리 친하고 원더걸스 노래도 좋아해요. 몇 차례 합동무대를 하면서 더욱 친분을 쌓았는데 서로 분명한 스타일이 있고 팀 색깔이 달라서 우리만의 개성을 보여줄 거라는 자신감이 커요.”
소녀시대 팬은 유난히 20~30대 직장인 남성이 많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콘서트마다 따라다니며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오빠 팬들이다.
“동생처럼 귀여워 해주시니 좋죠. 그래서인지 굳이 섹시하게 파격 변신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스캔들 걱정도 안 할 만큼 어리고 귀여운 10대 이미지가 좋아요.”
‘실력 부족하다’ 편견 없앨 것
소녀시대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9명이 단체 생활을 하는 데 서로를 규제하는 규칙 같은 것을 만들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보통 멤버들끼리 숙소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시쳇말로 ‘숙짱’(멤버들의 숙소 총 관리자)을 정하고 밥 당번, 청소 당번을 정하는 게 일반적인데 말이다. 집안일을 도와주는 분이 계셔도 말이다.
“정말 다른 그룹들은 그런 걸 정하나요? 그냥 ‘나 밥 먹을 건데 같이 먹을 사람?’ 혹은 ‘나 빨래 할 건데 세탁거리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해결하는 편이죠.”
2009년 시작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시대. 소녀시대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새해를 밝게 열었으니 올해 마지막도 우리가 확실히 책임질게요. 실력이 외모에 비해 부족하다는 편견을 없애고 싶어요. 우리로 인해 팬들이 에너지를 많이 얻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