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물의 연예인들, 어이상실 변명 백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어요”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JYP 소속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이 음주운전에 의한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05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경찰조사에 임했다. 국내 연예인의 음주운전 적발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올해에만 연예인 음주운전 사건이 무려 5차례나 발생했기 때문. 그러나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잠시 자숙하다 아무렇지 않게 방송활동 재개를 시도하는 연예인들이 늘어나면서 대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그들은 왜 음주운전을 하는 것일까. 이를 해결할 방안은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2PM의 멤버 닉쿤은 7월24일 오전 2시30분께 공연연습을 마친 후 식사자리에서 가볍게 맥주 두 잔을 들이켰다. 이후 그는 자가용 폭스바겐을 끌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 이면도로에서 마주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당시 닉쿤의 음주측정결과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56%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10대들의
음주 아이돌?

경찰은 술을 마시고 차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로 닉쿤을 불구속 입건했다. 한국어가 서툰 그는 진술서에 ‘죄송합니다’라는 짤막한 문장만 적었을 뿐 사고 경위에 대한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 A씨는 한 언론사를 통해 사고 현장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닉쿤의 차량과 상대 오토바이가 서울 청담동 안세병원 사거리 골목에서 크로스 방향으로 마주오고 있었다. 오토바이는 올라오는 길이었고 닉쿤 차량은 내려오는 길이었다. 직진 상황에서 닉쿤의 차량 오른쪽 범퍼 쪽이 오토바이와 부딪혔다”며 “1차 충돌이 있은 후 2차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2차 충격으로 몸이 꺾이면서 오른쪽 바퀴 부분에 부딪힌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두 운전자가 충돌할 당시 둘다 운전미숙에 의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였다. 이날 사고가 100% 닉쿤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닉쿤과 오토바이 운전자 모두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했고 급정거를 한다고 해도 사고를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은 못 됐다. 사고 직후 닉쿤은 너무 미안하고 놀란 모습이었으며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모습을 보며 스스로도 많이 당황했고 어쩔 줄 몰라 했다”고 덧붙였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응급실에 실려 가던 중 동승했던 목격자 A씨는 “현장에서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쓰러져 있었고 머리에서 피가 많이 흘러내렸다. 사고 직후 119 구급대에 실려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의 상태에 대해 “1번 요추뼈에 약간의 손상이 있고 어깨뼈에 금이 가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알렉스부터 닉쿤까지… 스타 음주운전 올해만 5차례
“어제 먹은 술이 안 깨서”…자숙하거나 뻔뻔하거나

그러나 여기에 심상치 않은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닉쿤이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 후 미안함과 동시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던 목격자의 증언과는 달리 오히려 사고 난 운전자와 말다툼을 한 장면이 행인의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한 음주운전을 하기 전 알코올 농도를 낮추기 위해 편의점에서 음료수 두 캔을 사서 마셨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음주운전도 잘못인데 거기에 충돌사고까지, 그것도 모자라 꼼수에 말다툼까지 벌인 그를 용서하기 힘들 것 같다. 그는 한국에 와서 못된 것만 먼저 배웠나”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닉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닉쿤이 회사 전체 아티스트가 함께 하는 공연 연습 후 소속 전체 연예인이 참석한 식사 자리에서 식사와 함께 간단히 맥주 2잔 정도를 마신 후, 식사 장소에서 같은 블록 안에 있는 숙소로 운전하여 돌아가던 중 학동사거리 부근 이면도로에서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가 발생했다. 본인은 물론 회사도 부주의로 잘못된 일임을 사과드린다. 향후 필요한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관리 소홀한
소속사가 더 문제?

연예인의 잇단 음주운전 적발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일 만은 아니다. 지난 1991년 배우 조형기가 만취상태로 운전 중 사람을 치어 사체를 유기한 충격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풍습처럼 이어져 내려왔다. 올해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연예인만 해도 벌써 5명 째다.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개그맨 김기욱이다. 그는 지난 1월14일 오전 7시10분경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술을 마신 뒤 음주상태로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했다. 이후 강남구 잠원동 강남대로에서 차선 변경 중 뒤따라오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혐의를 받았다.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결과 0.09%가 나와 김기욱은 100일 면허정지 및 불구속 입건됐다.

약 보름 뒤 1월30일에는 배우 채민서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택가에서 음주를 한 후 운전을 감행해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그녀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81%로 측정됐으며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녀는 다음날 자신의 미니홈피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문구로 공식사과를 대체했다.


반성’하는 변명
‘술’을 위한 변명

5월8일 어버이날에 음주사고를 일으킨 중년배우도 있었다. 사극전문배우 최모(53)씨는 이날 오후 11시께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위치한 호텔 앞에서 술을 마신 후 200m를 운전한 혐의, 혈중알콜농도 0.063%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경찰의 재소환 요청에 추가 조사를 받았다.

가수 알렉스도 음주운전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는 지난 7월18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구청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34%로 면허취소에 준한 수치를 보였다. 이에 알렉스 소속사 측은 “그가 음주운전에 적발된 후 집으로 귀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공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을 뉘우치는 중이다”며 “알렉스의 향후활동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씀드리긴 힘들고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고 있다”고 언급해 알렉스의 향후활동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그는 면허취소와 벌금형이라는 처분에 따라 카레이싱팀 인디고레이싱으로부터 출전정지 통보를 받는 수치스러운 결과까지 떠안게 됐다.

연예인의 음주운전 적발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이에 따르는 제대로 된 법적조치는 미약한 수준이다. 음주운전사고를 낸 연예인들은 사태를 수습하려 가당치도 않는 온갖 변명들을 장황하게 늘어놓기에만 혈안이 돼 대중의 미움을 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 2005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가수 김상혁이다. 음주뺑소니 혐의를 받은 그는 자신의 범법행위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해 한동안 누리꾼들의 비난세례를 받았다.

낮은 수위의 처벌에 연예인 음주사건 갈수록 증가
대중에게 모범 보여야 공인…“강력조치 마련돼야”

앞서 이야기했던 닉쿤과 채민서는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해 각각 “맥주 두 잔만 마셨는데…” “어제 먹은 술이 안 깨서…”라며 얼토당토않은 변명으로 수습에만 급급했다. 가수 이동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24%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후 한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그저 막걸리 한 잔만 마셨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런가하면 배우 김지수는 2010년 10월, 음주운전을 하는 도중에 택시를 들이받은 후 자신의 자가용을 버리고 도주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친구들과 샴페인 5잔을 마셨다. 사고 후 순간 겁이 나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배우 권상우는 음주혐의를 끝까지 부인했다. 그는 “비가 오고 어두운 상황에서 운전이 미숙한 차량을 몰고 좁은 골목을 지나다 사고가 났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았고 충돌한 차량이 경찰차라 순간 당황해 자리를 떴다. 운전미숙으로 인한 과실과 현장을 이탈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자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한 심리전문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이미지 관리에 혈안이 돼 변명만 늘어놓는 행동은 공인으로서의 덕목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와 마찬가지인데 연예인이라는 특권으로 그들에게 솜방망이 처벌만 가한다면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광고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연예인과 광고 계약을 맺을 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피해를 보상하는 조항이 따라붙는다. 요즘에는 이 조항 옆에 마약과 음주운전을 특별히 명시해놓기도 한다. 그래서 연예인들이 음주운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광고주가 입는 타격 뿐 아니라 연예인 본인에게 가는 타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질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연예인 음주운전 소식
“이제 지겹다”

그렇다. 연예인은 공인으로서 대중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들이 무차별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면 그만큼 사회적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에게 올바른 본보기가 돼야할 연예인들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자숙이나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강력한 추가 조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