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태호·유찬이법’ 태호 부모의 토로 “여전히 묶여있어요”

“애들 죽는데 돈이 아깝나”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민식이법’ ‘하준이법’ 등 어린이교통안전법이 최근 겨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태호·유찬이법’ ‘한음이법’ ‘해인이법’ 등의 어린이생명법안은 여전히 상임위에 묶여있는 상태다. 특히 태호·유찬이법은 어린이 통학차량 지정 대상 범위 확대를 두고 정부와 이견을 다투는 상황이다. <일요시사>는 지난 10일 태호 부모인 김장회·이소현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lt;일요시사&gt;와 인터뷰 중인 감태호군 부모

2019년 5월15일, 평소처럼 축구클럽에 갔던 아들이 집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만 23세의 젊은 코치였던 운전자는 신호를 어긴 채 85km를 내달렸고, 다른 차와 충돌하면서 아들의 친한 친구였던 유찬이도 함께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분명 ‘노란 차’였다. 하지만 알고 보니 아들이 다녔던 축구클럽은 법이 규정하는 어린이 통학차량 운영 대상이 아니었다. 축구클럽 김정호 대표가 체육시설이 아닌 레저스포츠용품 판매점으로 신고해놨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행법에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축구클럽을 레저스포츠용품 판매점으로 등록해도 이를 규제할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 김 대표의 축구클럽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통학차량의 의무를 지니지 않았다. 또 김 대표는 제대로 된 자동차 보험을 들지 않았음에도 이번 사망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또한 없는 실정이다. 법적으로 교육기관으로 등록됐다면, 어린이 통학버스는 운전자 안전교육, 동승자 탑승 등 여러 의무를 지켜야 한다.

만약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지정됐다면 태호와 유찬이가 그렇게 허무히 떠났을까.

지난달 28일 행안위 소위원회서 정부는 영세학원 입장서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어린이통학차량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통학차량 범위 확대’ 여부는 정부가 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태호가 다녔던 축구클럽, 영세학원이 아닌 350명이나 다니는 큰 학원이었던 걸 정부와 국회는 알고 있을까.

태호·유찬이법을 대표발의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논의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이 범위 확대에 대해 더 검토하자는 의견을 냈다”며 “이 의원님이 이채익 소위원장을 비롯해 간사님들에게 법안을 촉구하고 있는데 대답이 없다”고 했다. 아래는 태호 부모님과 일문일답.



-국회에 계류 중인 ‘태호·유찬이 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세요.
▲(김) 아이들이 실제로 통학할 때 타는 차량을 운행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린이 통학차량 지정을 벗어났던 영세 학원, 체육시설과 같은 사각지대를 없애고자 하는 게 태호·유찬이법의 골자입니다. ‘세림이법’ 개정 당시에 법안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아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곳이 있어요.

-세림이법 개정이 잘 됐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거라고 하셨는데.
▲(김) 그때 대표발의하셨던 분은 정우택 의원이시고요. 당시 법안을 만들 때 영세 학원·체육시설 등의 운행 차량이 법적으로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전혀 포함되지 않았어요.

-개정 당시에 어린이 통학차량의 범위에 아이들이 타는 차량이 모두 포함되지 않은 이유가 뭐였나요.
▲(김) 영세학원 입장서 너무 부담된다. 세림이법에선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지정되면 운전자 안전교육, 차량에 대한 도색, 안전보호 장치를 의무화하는 것과 보호자 동승 의무가 있거든요. 특히 보호자 동승 의무는 운영하는 쪽에서 비용 부담이 된다는 이유였어요.

-태호·유찬이 법의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 행안위 법안소위가 지난 11월28일에 열렸고요. 그날 결국엔 통과가 안 됐습니다. 일부만 논의가 됐었어요.

-통과가 안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태호·유찬이법이 법안소위서 2시간 정도 논의됐던 거 같아요. 태호·유찬이법이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저희를 부르시더라고요. 만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타는 노란색 차량은 다 어린이통학차량으로 지정해서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하는 건데 왜 안 되냐고 물었어요. 2013년도에 세림이법 개정 당시 회의록에 나왔던 내용처럼 똑같은 대답이 나오더라고요.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고요.
 

▲ 인터뷰 중인 김태호군 부친 김장회씨

▲(김) 28일 회의록을 보면 경찰청서 나오신 분이 법안대로 통학차량을 지정하게 되면 학원마다 동승자 보호에 필요한 월 150만원의 인건비가 추가 부담되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원계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거예요.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노란 폭탄’
정부·국회, 손 놓고 있다 ‘비용 걱정’


-학원계의 반발이 있어서 어린이 통학차량 확대 지정이 어렵다.
▲(이) 그래서 저희가 유예기간을 1년 길게 줄 수도 있지 않냐고 했어요. 또 부모들이 2만∼3만원 부담하는 학원도 실제 있거든요. 학부모인 제 입장서도 아이들 안전이라면 월 2만원쯤은 흔쾌히 부담하죠. 그런 방법도 있지 않느냐고 제의를 했지만 결국 통과가 안 됐어요. 안전 교육, 안전에 대한 시스템과 같은 세부 내용만 강화를 시켰더라고요. 어린이 통학차량에 포함되지 않는 차량은 사각지대에 그대로 남는 건데, 태호·유찬이법이 일부 통과가 됐다고 하시는 거예요.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죠. 태호·유찬이법의 취지를 다룬 게 아니니깐요.

-그렇다면, 태호가 다녔던 축구클럽. 영세 학원이었나요.
▲(김) 태호가 다녔던 축구클럽은 운동용품 판매점으로 신고해놓고 차량 운행을 했는데, 통학 차량을 4대나 운행하고 있었어요. 350명이나 다니는 어마어마하게 큰 곳이었죠. 지금도 사업자등록을 다른 타이틀로 달고 어린이 통학차량 의무를 피해서 부모님들을 속이고 다니는 곳이 많아요. 그게 정말 화가 나요.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이 “법 하나 더 만든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김) 이채익 의원한테 태호가 당한 사고가 뭔 줄 아시냐고 물어봤거든요. 태호·유찬이법이 뭔지 몰라요. 이 취지를 모르고 회의하시는 분들은 진짜 탁상공론하고 계신 거예요.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청와대 국민 청원도 20만명이 넘어서 정부 관계자를 만나셨는데.
▲(이) 저희가 국민청원 21만명 넘었을 때 정부서 통학버스 전수 조사하겠다, 정부차원서 노력하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리고 기다렸죠. 연락이 없으셔서 저희가 먼저 요청해 담당 행정관님을 만났어요. 대안을 가지고 나오셨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드릴 말씀이 없고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하셨어요. 구체적인 게 전혀 없더라고요. 보여주기식 국민청원이고 답변이였죠. 그때 영세한 업체들의 통학차량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또 영세업체의 통학차량부터 정부 차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여태까지 대체 뭘 하셨을까 싶죠.
 

-무능한 국회, 정부를 보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 이전으로 돌아가 못하는... 일상을 찾을 수가 없어요. 1년이 지나든 10년이 지나든. 태호 일을 겪고서 하루도 마음 편히 못 쉬면서 발로 직접 뛰어다녔어요. ‘정치하는엄마들’과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했거든요. 근데 정부는 그 동안은 뭘 하다 이제 와서 다시 조사해야 할 것 같다고 하고. 국회도 저희가 일상서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알려주러 간 거예요. 사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근데도 저희가 매일 같이 뛰어다니고 논의 한 번 해달라. 소위를 한번 열어달라. 계속 저희가 부탁해왔어요. 내가 할 수 없는 큰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어요. 크게 좌절했죠.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김) 제가 아내랑 다른 부모님들도 아들딸들 타고 다니는 통학차량이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지정돼있는지 정확히 아셔야 한다고 청원을 시작했잖아요. 청와대 청원서 답변 받고 다 끝난 줄 알았고 법도 발의되면 끝나는 줄 알았어요. 그게 아니더라고요. 사실 우리가 사는 데 제약받는 건 법이잖아요. 최소한의 규율인데, 이걸 이렇게 몰랐었다니 사실 되게 답답해요. 내가 이렇게 모르니까 당하는 건가 싶고...

▲(이) 저희도 힘들죠. 근데 발벗고 나서야만 한 번이라도 들어주시더라고요. 정기국회가 오늘로 끝났지만, 임시국회가 아직 남아 있잖아요. 지금만 봐도 노란 차들이 엄청나게 다녀요. 근데 저희는 겪었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태호는 이미 하늘나라로 갔지만 그런 일이 다시 없어야죠. 정보 조사하고 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분명히 하셨어요. 저희는 지켜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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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