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가능한 휴게소 ②옥천 금강휴게소

도리뱅뱅이도 먹고 수상 레저도 즐기고

▲ 금강휴게소 뒤쪽 테라스에서 유유히 흐르는 금강이 보인다.

여행길에 꼭 들르는 휴게소. 대다수 여행자들은 우동이나 김밥, 돈가스 같은 음식으로 시장기를 해결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간다. 길어도 30분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 하지만 휴게소 자체로 여행지가 되는 곳이 있다. 

충북 옥천에 자리한 금강휴게소를 이곳저곳 둘러보면 한 시간이 훌쩍 넘는다. 휴게소 뒤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은 이곳이 여행지가 아닌지 착각에 빠지게 한다.
 

▲ ▲1971년 문을 연 금강휴게소

하행선을 함께

1971년 문을 연 금강휴게소는 지금도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대표하는 휴게소다. 2004년까지만 해도 서울과 경상도를 오가는 고속버스 상당수가 이곳에 정차해 무척 혼잡했다. 금강휴게소는 상행선과 하행선 시설이 분리된 일반적인 고속도로 휴게소와 달리, 하행선 쪽에 위치한 휴게소 시설을 함께 사용한다. 회차가 가능한 고속도로 휴게소를 드라이브 삼아 찾는 여행객도 있다.
 

▲ 금강휴게소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의 휴식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빼어난 자연경관이다. 휴게소 건물을 설계할 당시부터 산과 강이 맞닿은 주변 경치를 십분 활용했다. 주차장을 등지고 강을 바라보도록 건물을 배치했으며, 통유리를 설치해 휴게소 안에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일까. 여타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은 대부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과 스낵 코너, 편의점 등으로 간다. 반면 금강휴게소를 찾은 이들은 먼저 휴게소 뒤쪽 테라스로 달려간다.
 

▲ 금강에서 수상스키를 타는 사람

금강휴게소는 애초부터 금강 변의 유원지에서 시작된 곳이다. 휴게소에서 금강 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차를 이용해 외부 도로를 따라 금강 변으로 내려가면 낚시와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다. 강변에는 금강의 별미 도리뱅뱅이를 파는 간이음식점이 늘어섰다.
 

▲ 담백하고 고소한 도리뱅뱅이

도리뱅뱅이는 작은 민물고기를 기름에 튀긴 뒤 고추장 양념으로 조리한 음식이다. 금산과 옥천, 영동, 무주 등 금강 유역의 마을에서 접하기 쉽다.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개그우먼 이영자가 소개한 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새빨간 양념 옷을 입은 도리뱅뱅이는 보기에도 군침이 흐른다. 비린내 없이 고소하고, 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담백한 피라미를 기름에 튀기면 멸치처럼 고소한 맛이 더한다. 피라미는 민물고기지만 완전히 익혔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 금강휴게소 바닥에 있는 그림

빼어난 자연경관을 활용한 휴게소
테라스에서 풍광 감상하며 커피 한 잔

시간이 나면 휴게소에서 굴다리로 연결된 조령리 마을에 가보자. 금강휴게소에서 굴다리를 지나면 닿는 마을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가 유명하다. 생선국수는 쏘가리, 동자개(빠가사리), 메기 등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는다. 이어 고춧가루, 고추장, 생강, 후춧가루, 된장, 들깻가루, 부추, 청양고추, 깻잎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 금강휴게소 포토 존. 난간 쪽 철조망에 연인들이 매단 자물쇠가 보인다

이 밖에도 금강휴게소에는 즐길 거리가 많다. 금강 쪽 테라스에 있는 ‘사랑의 그네’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난간 쪽 철조망에는 사랑을 염원하며 다닥다닥 매단 자물쇠가 보인다.
 

▲ 정지용문학관 입구에 있는 밀랍 인형

옥천은 ‘향수’의 고장이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1902~1950년) 시인은 1922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일본 도시샤대학에 입학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향수는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시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향수’ 중)
옥천읍 하계리에 있는 정지용 생가와 문학관에서 시인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지용 연보’와 ‘지용 문학 지도’, 시집 등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시에서 시인이 차지하는 위상을 이해할 수 있다.
 

▲ 추소정에서 바라본 부소담악

군북면 추소리에 가면 부소담악을 만난다. 말 그대로 물 위에 솟은 기암절벽인데 길이가 무려 700m에 달한다. 조선 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절경이다.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본래 산이던 곳 일부가 잠겨 물 위에 있는 병풍바위 같은 풍경이 됐다. 호수를 따라 장승공원까지 나무 데크가 설치됐고, 그 끝에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추소정이 있다.
 

▲ 옛 양조장의 정취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원양조장 내부
▲ 이원양조장에서 만든 ‘향수’와 ‘아이원생막걸리’

정지용 ‘향수’의 고향


우리 술에 관심 있다면 이원면에 자리한 이원양조장을 찾아보자. 1930년대에 설립해 4대째 막걸리를 빚는 곳으로, 누룩을 직접 띄워 ‘아이원생막걸리’ ‘향수’ ‘시인의 마을’ 등을 만든다. 발효실, 입국실, 누룩방 등 곳곳에 남은 시설에서 옛 양조장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예약하면 견학과 시음도 가능하다. 향수는 우리밀 100%로 만든 막걸리로, 묵직하면서 두터운 맛이 일품. 도리뱅뱅이를 안주로 옆에 두면 옥천의 맛이 완성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금강휴게소→정지용생가와 문학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금강휴게소→정지용생가와 문학관
둘째 날: 부소담악→이원양조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옥천군 문화관광 http://tour.oc.go.kr
- 금강휴게소 www.kgsa.co.kr
- 이원양조장 http://iwonwine.com  

문의 전화 
-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043)730-3413
- 금강휴게소 043)731-2233
- 정지용문학관 043)730-3408
- 이원양조장 043)732-2177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역-옥천역, 서울역에서 무궁화호 하루 12회(05:56~21:50) 운행, 약 2시간20분 소요. 옥천역에서 서울정형외과 앞 정류장까지 도보 이동, 71번 농어촌버스 이용, 조령리 정류장 하차. 금강휴게소까지 도보 약 7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옥천시외버스공영정류소 043)731-5108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금강휴게소

숙박 정보
- 리베라모텔: 옥천읍 성왕로, 043)731-8712, https://blog.naver.com/geegeon
- 명가모텔: 옥천읍 성왕로, 043)733-7744
- 장령산자연휴양림: 군서면 장령산로, 043)730-3496, www.oc.go.kr/jrhuyang/index.do 

식당 정보
- 선광집(생선국수·도리뱅뱅이): 청산면 지전1길, 043)733-9755
- 청양식당(생선국수·도리뱅뱅이): 청산면 지전길, 043)732-8163 
- 구읍할매묵집(메밀골패묵·도토리골패묵): 옥천읍 향수길, 043)732-1853
- 마당넓은집(두부전골): 옥천읍 향수길, 043)733-6350

주변 볼거리
용암사, 옥천 옥주사마소, 육영수생가지, 둔주봉, 옥천 조헌 묘소, 옥천 조헌 신도비, 옥천 후율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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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