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아베의 앞날 대예측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09 09:33:37
  • 호수 12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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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을 타고 났다고? “슬슬 꺾이다 내년 곤두박질”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천운을 갖고 태어났다는 아베 총리. 그의 운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다. 아베의 한국 때리기가 생각보다 성과를 보지 못했으며,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일요시사>는 백 원장에게 그의 운세를 물었다.

▲ 아베 일본 총리

“치산가기(治産可起)해 욱일승천(旭日昇天)했지만, 올해 말부터 운세가 서서히 기울 것이다.” 백 원장은 아베 총리의 2019년 운세에 대해 “모든 게 뜻대로 되고 소원을 이루니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지만, 2020년부터는 운이 좋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경제보복 후 
운세 기울어 

아베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의 운을 타고났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백 원장은 “아베는 겹치기 운이 있다. 보통 사람은 운이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아베에겐 운이 두 개 있다. 한 쪽 운이 나빠도 다른 한 쪽의 운이 이를 상쇄하며 승승장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베는 일본의 제90·96·97·98대 총리를 지내며 역사상 최장수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보수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그는 2006년 9월, 고이즈미 총재의 임기 만료로 치러진 자민당 경선서 총재로 선출됐다. 총재 선출 6일 만에 일본 총리에 취임,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최연소 총리(당시 52세)이자 1945년 이후 태어난 첫 총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서 야당에 참패한 것은 물론 미국 하원이 ‘일본군 위안부 비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취임 1년 만에 조기 퇴진하는 불운을 겪었다. 여기에 자민당은 2009년 총선서 1955년 당 결성 이후 처음으로 패하고 제2당으로 밀려났다.


아베는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로 다시 당선됐으며, 일본의 우경화 바람 속에 2016년 12월 진행된 총선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2018년 9월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서 압승하면서 3연임에 성공했으며,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다. 특히 오는 11월이 되면 역대 최장수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유력 정치가문서 태어난 ‘금수저’
4번이나…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백 원장은 “아베는 어려서부터 금수저로 태어났고, 황금 팔자로 나타난다”며 “그동안 운이 좋았기 때문에 잘못될 일이 없고, 업적도 많이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정치 명문가 집안서 태어났다. 1954년 아베 신타로와 기시 요코의 둘째 아들이다. 외할아버지는 자민당 체제를 확립한 쇼와의 요괴 기시 노부스케, 외종조부는 기시의 친동생이자 7년이 넘는 장기집권에 비핵 3원칙으로 유명한 사토 에이사쿠다.

할아버지인 아베 간도 중의원을 지냈고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는 외무장관을 지내다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아베는 2차 집권 기간 일명 ‘아베노믹스’를 내세우며 일본 경제 불황의 탈출구를 마련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통화량의 축소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물가 안정 목표를 설정한 다음, 일본은행법 개정도 염두에 두고 양적 완화 조치를 강구해 계속되고 있는 디플레이션서 탈출하기 위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 정책으로 일본 증시에 활력이 붙고 일본 대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증가 등의 효과를 거뒀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그의 장기집권의 발판이 됐다. 


비슷한 시기 아베는 도교 올림픽까지 유치했다. 2013년 9월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린 제125차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총회서 도쿄가 2020년 하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연이은 실책
사면초가 꼴

아베는 재집권 이후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회 최고 고문으로서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이나 국제 회의 때마다 도쿄 올림픽 유치를 호소했다. 이어 2013년 3월 일본을 방문한 IOC 평가위원회와의 공식 환영 행사서 연설을 하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아베의 경제적 성과와 더불어 정치적(개헌 추진과 군비 증강), 외교적(강력한 친미, 친서방) 정책이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아왔다. 그의 친 미국-친 EU 노선과 반중, 반북 정책이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고 G7을 포함한 서방 국가를  등에 엎고 일본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일본이 미국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노선을 폐기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반 서방 세계 국가들에 대한 억지력과 공격력을 키우는 대규모 군비 증강 정책이 아베 총리 기간 내내 이뤄지고 있다. 

아베는 권력형 부패 스캔들로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이를 돌파하고 3연임을 할 정도로 운도 따랐다. 
 

일명 ‘모리토모 학원 비리 사건’이다. 아베가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겼으며, 이 과정서 국가 고위 공무원들이 공문서를 직접 조작한 사실이 2017년 3월 일본 언론을 통해 폭로됐다. 일본 검찰은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했지만, 그 동안 굳건했던 아베 내각의 최대 위기를 불러올 뻔한 스캔들이었다. 

이 같은 부정부패 스캔들에도 그는 지난해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아베의 운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 원장은 “현재 아베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데, 운이 꺾이는 전초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베는 연이은 외교 실책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에 보복이라는 명분으로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초강수를 띄웠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이번 수출규제로 일본 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가 미국의 애플은 물론이고 일본 대표 기업인 소니나 파나소닉에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전 세계 IT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황금기 
누렸지만…

아베의 경제 보복에 한국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맞서고 있으며 일본은 불매 운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석 달째로 이제는 일본 제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당장 수치로도 드러나는데 일본차 등록은 1년 전의 절반도 안 된다.  


일본차 렉서스 ES300h는 불매운동이 시작됐던 7월 만해도 수입차 시장 3위였다. 하지만 판매량이 38%나 떨어지면서 지난달에는 10위로 밀려났다. 도요타, 혼다 등 다른 일본차 브랜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달 등록한 일본차도 1년 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다. 한 달 만에 감소폭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일본 맥주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수입액이 1년 전보다 97% 넘게 줄었다. 전체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된다. 지난해에는 넷 중 하나는 일본맥주였다. 여름 휴가철에도 일본 관광 거부운동은 계속 됐다.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 이용객도 10만명 넘게 감소했다. 휴가지로 인기가 많았던 오키나와행 승객도 1년 전에 비해 62.6%가 줄었다.

아베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종료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 안보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소미아가 필요한 것은 한국보다 일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다층 유·무인 정찰기와 다목적 위성 등을 통해 북한 정보를 중첩해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주로 정찰위성을 통해 북한 정보를 수집할 뿐이다. 한국군은 조만간 정찰위성 다수를 운용할 계획이다. 그사이 미군 정보자산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의 정보 제공은 한국에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일본이 한국이 수집한 중첩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지만
2020년부터 운이 좋지 못하다”


아베는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면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내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하겠다고 밝혀 국제 사회의 비난도 받고 있다. 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국제사회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아베는 정치서도 운이 따라주고 있지 않다. 일본 참의원 선거서 사실상 패배함으로서 아베의 목표인 ‘전쟁가능국가’로 가는 길에 제동이 걸렸다. 그 과정서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로 역시 국내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잘못된 선택이다,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세계 경제에 나쁜 영향 준다, 당장 철회하라’는 것이 세계 유수 언론들의 논조가 됐다.
 

일본 유력 일간지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통상국가의 이익을 손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신문>은 ‘보복을 즉시 철회하라’ 제목의 사설을 통해 같은 논조를 피력했다.

일본 사회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지식인 70여명이 ‘과연 한국이 일본의 적이냐?’ ‘일본 수출규제는 적국에 대한 행위와 같은 것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할 수 없다’ 등 아베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자민당의 원로도 아베의 결정에 대해 쓴소리를 내놨다. 고가 모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은 “전쟁 말기와 같은 정치의 빈곤이다. 현실 정치를 보면 아베 주변서 다양한 의견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스스로 
 자멸할 것”

백 원장은 아베의 운세가 2020년부터 꺾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아베는 오랫동안 운칠기삼으로 황금기를 누렸지만, 2020년부터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운이 좋을 때는 나쁜 결정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만, 운이 나쁠 때는 아무리 좋은 결정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은 법”이라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 백운비 백운비역리원장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인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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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