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아베의 앞날 대예측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9.09 09:33:37
  • 호수 12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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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운을 타고 났다고? “슬슬 꺾이다 내년 곤두박질”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천운을 갖고 태어났다는 아베 총리. 그의 운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다. 아베의 한국 때리기가 생각보다 성과를 보지 못했으며,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일요시사>는 백 원장에게 그의 운세를 물었다.

▲ 아베 일본 총리

“치산가기(治産可起)해 욱일승천(旭日昇天)했지만, 올해 말부터 운세가 서서히 기울 것이다.” 백 원장은 아베 총리의 2019년 운세에 대해 “모든 게 뜻대로 되고 소원을 이루니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지만, 2020년부터는 운이 좋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경제보복 후 
운세 기울어 

아베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의 운을 타고났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백 원장은 “아베는 겹치기 운이 있다. 보통 사람은 운이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아베에겐 운이 두 개 있다. 한 쪽 운이 나빠도 다른 한 쪽의 운이 이를 상쇄하며 승승장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베는 일본의 제90·96·97·98대 총리를 지내며 역사상 최장수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보수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 보수파로 꼽히는 그는 2006년 9월, 고이즈미 총재의 임기 만료로 치러진 자민당 경선서 총재로 선출됐다. 총재 선출 6일 만에 일본 총리에 취임,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최연소 총리(당시 52세)이자 1945년 이후 태어난 첫 총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서 야당에 참패한 것은 물론 미국 하원이 ‘일본군 위안부 비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취임 1년 만에 조기 퇴진하는 불운을 겪었다. 여기에 자민당은 2009년 총선서 1955년 당 결성 이후 처음으로 패하고 제2당으로 밀려났다.

아베는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로 다시 당선됐으며, 일본의 우경화 바람 속에 2016년 12월 진행된 총선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2018년 9월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서 압승하면서 3연임에 성공했으며,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됐다. 특히 오는 11월이 되면 역대 최장수의 총리 기록을 세우게 된다.

유력 정치가문서 태어난 ‘금수저’
4번이나…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백 원장은 “아베는 어려서부터 금수저로 태어났고, 황금 팔자로 나타난다”며 “그동안 운이 좋았기 때문에 잘못될 일이 없고, 업적도 많이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정치 명문가 집안서 태어났다. 1954년 아베 신타로와 기시 요코의 둘째 아들이다. 외할아버지는 자민당 체제를 확립한 쇼와의 요괴 기시 노부스케, 외종조부는 기시의 친동생이자 7년이 넘는 장기집권에 비핵 3원칙으로 유명한 사토 에이사쿠다.

할아버지인 아베 간도 중의원을 지냈고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는 외무장관을 지내다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됐다.
 

아베는 2차 집권 기간 일명 ‘아베노믹스’를 내세우며 일본 경제 불황의 탈출구를 마련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통화량의 축소에 따라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물가 안정 목표를 설정한 다음, 일본은행법 개정도 염두에 두고 양적 완화 조치를 강구해 계속되고 있는 디플레이션서 탈출하기 위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이 정책으로 일본 증시에 활력이 붙고 일본 대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증가 등의 효과를 거뒀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은 그의 장기집권의 발판이 됐다. 

비슷한 시기 아베는 도교 올림픽까지 유치했다. 2013년 9월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린 제125차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총회서 도쿄가 2020년 하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연이은 실책
사면초가 꼴

아베는 재집권 이후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회 최고 고문으로서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이나 국제 회의 때마다 도쿄 올림픽 유치를 호소했다. 이어 2013년 3월 일본을 방문한 IOC 평가위원회와의 공식 환영 행사서 연설을 하고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아베의 경제적 성과와 더불어 정치적(개헌 추진과 군비 증강), 외교적(강력한 친미, 친서방) 정책이 국민들의 큰 지지를 받아왔다. 그의 친 미국-친 EU 노선과 반중, 반북 정책이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고 G7을 포함한 서방 국가를  등에 엎고 일본은 해군력과 공군력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일본이 미국에 안보를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노선을 폐기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 등 반 서방 세계 국가들에 대한 억지력과 공격력을 키우는 대규모 군비 증강 정책이 아베 총리 기간 내내 이뤄지고 있다. 

아베는 권력형 부패 스캔들로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이를 돌파하고 3연임을 할 정도로 운도 따랐다. 
 

일명 ‘모리토모 학원 비리 사건’이다. 아베가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모리토모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에 넘겼으며, 이 과정서 국가 고위 공무원들이 공문서를 직접 조작한 사실이 2017년 3월 일본 언론을 통해 폭로됐다. 일본 검찰은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했지만, 그 동안 굳건했던 아베 내각의 최대 위기를 불러올 뻔한 스캔들이었다. 

이 같은 부정부패 스캔들에도 그는 지난해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아베의 운세가 서서히 기울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 원장은 “현재 아베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데, 운이 꺾이는 전초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베는 연이은 외교 실책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판결에 보복이라는 명분으로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초강수를 띄웠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이번 수출규제로 일본 기업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 기업이 만든 반도체가 미국의 애플은 물론이고 일본 대표 기업인 소니나 파나소닉에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본의 경제 보복에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전 세계 IT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황금기 
누렸지만…

아베의 경제 보복에 한국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맞서고 있으며 일본은 불매 운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석 달째로 이제는 일본 제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당장 수치로도 드러나는데 일본차 등록은 1년 전의 절반도 안 된다.  

일본차 렉서스 ES300h는 불매운동이 시작됐던 7월 만해도 수입차 시장 3위였다. 하지만 판매량이 38%나 떨어지면서 지난달에는 10위로 밀려났다. 도요타, 혼다 등 다른 일본차 브랜드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달 등록한 일본차도 1년 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다. 한 달 만에 감소폭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일본 맥주도 외면받고 있다. 지난달 수입액이 1년 전보다 97% 넘게 줄었다. 전체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된다. 지난해에는 넷 중 하나는 일본맥주였다. 여름 휴가철에도 일본 관광 거부운동은 계속 됐다.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 이용객도 10만명 넘게 감소했다. 휴가지로 인기가 많았던 오키나와행 승객도 1년 전에 비해 62.6%가 줄었다.

아베의 경제 보복으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종료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 안보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소미아가 필요한 것은 한국보다 일본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다층 유·무인 정찰기와 다목적 위성 등을 통해 북한 정보를 중첩해 수집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주로 정찰위성을 통해 북한 정보를 수집할 뿐이다. 한국군은 조만간 정찰위성 다수를 운용할 계획이다. 그사이 미군 정보자산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의 정보 제공은 한국에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일본이 한국이 수집한 중첩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지만
2020년부터 운이 좋지 못하다”

아베는 후쿠시마가 안전하다면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내년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하겠다고 밝혀 국제 사회의 비난도 받고 있다. 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일본이 후쿠시마 제1 원전에 쌓여있는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국제사회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아베는 정치서도 운이 따라주고 있지 않다. 일본 참의원 선거서 사실상 패배함으로서 아베의 목표인 ‘전쟁가능국가’로 가는 길에 제동이 걸렸다. 그 과정서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로 역시 국내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잘못된 선택이다,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세계 경제에 나쁜 영향 준다, 당장 철회하라’는 것이 세계 유수 언론들의 논조가 됐다.
 

일본 유력 일간지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통상국가의 이익을 손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원칙을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신문>은 ‘보복을 즉시 철회하라’ 제목의 사설을 통해 같은 논조를 피력했다.

일본 사회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지식인 70여명이 ‘과연 한국이 일본의 적이냐?’ ‘일본 수출규제는 적국에 대한 행위와 같은 것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할 수 없다’ 등 아베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자민당의 원로도 아베의 결정에 대해 쓴소리를 내놨다. 고가 모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은 “전쟁 말기와 같은 정치의 빈곤이다. 현실 정치를 보면 아베 주변서 다양한 의견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스스로 
 자멸할 것”

백 원장은 아베의 운세가 2020년부터 꺾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아베는 오랫동안 운칠기삼으로 황금기를 누렸지만, 2020년부터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운이 좋을 때는 나쁜 결정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만, 운이 나쁠 때는 아무리 좋은 결정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은 법”이라고 말했다. 


<cmp@ilyosisa.co.kr> 

 

▲ 백운비 백운비역리원장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인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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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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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