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전두환 조카였기 때문에 풀어준 게 아니라 풀어주고 보니 전두환 조카였다.” 지난달 25일 전두환 조카 조모(55)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입건됐다가 이틀 후인 27일에 아무런 조치 없이 풀려났다. 이 사실이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일파만파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거세졌고 “아직도 독재정권의 폐해가 곳곳에 남아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에 반해 경찰 측은 “조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며 사기혐의에 대한 증거불충분으로 석방한 것이다”며 합리적 수사결과였음을 강조했다.
지난 3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사기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카 조모(55)씨가 2명의 피해자들의 손에 이끌려 강남경찰서에 넘겨졌지만 이틀 만에 풀려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누나의 아들인 조씨는 2008년 “봉인됐던 전두환 비자금이 풀리면 갚겠다”며 오씨 등에게 6억원 가량을 빌렸으나 이후 돈을 갚지 않고 잠적했다. 조씨는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지난해 초부터는 지명수배범으로 몰렸다. 그러나 강남경찰서는 체포 이틀만인 6월27일 새벽 1시께 조씨를 풀어줬고 “전 전 대통령의 조카인 줄은 몰랐으며 도주우려가 없고 조사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약속을 사전에 받았기 때문에 석방했다고 했다.
전 대통령의 특권 작용?
이 보도를 접한 사람들은 ‘고의적으로 경찰 측이 조씨를 풀어준 게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경찰 측은 “조씨가 전두환을 사칭하는 줄 알았다”며 “그는 처음 경찰에 잡혔을 때 전두환 조카가 아니라고 했다. 대통령 조카이기 때문에 석방한 것은 더더욱 아니고 피의자와 피해자 간의 주장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혐의사실 대부분을 부정하고 있고 체포시한에 조씨의 사기혐의 사실을 증명할 만한 증거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확고한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부패로 물든 공권력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전두환의 친인척이란 점이 강력히 작용한 것이 맞다”고 확신했다.
아이디 nati***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피해자들이 잡아준 지명수배자 풀어준 경찰, 전두환 조카인줄 몰랐고 도주우려 없고 거주지 확실해서 그랬다고? 불구속수사 원칙은 옳다만 88년에도 사기치고 도망 다녀 공소시효 만료된 사람이 도주우려 없어? 시민에게 관대하고 범인에는 엄격해라 제발”이라며 공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경찰의 태도를 비판했다.
아이디 RageP***도 “작년엔 800원 횡령 배임으로 버스기사가 해고됐었는데, 전두환의 조카는 5억원대의 사기혐의를 가지고도 멋진 대한민국 견찰님들께서 순순히 놓아 주셨네요. 그대들의 전두환에 대한 무한사랑은 참으로 애틋하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에 태도를 노골적으로 비꼬았다.
아이디 jind***는 “눈치 빠른 경찰이 화려하게 부활한 5공에 벌써 줄서기를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사기혐의로 지명수배까지 됐던 전두환의 조카를 체포하고도 석방해 풀어준 사건은 강남경찰서가 아무리 변명을 해도 힘없는 일반 피의자에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기적과 같은 일! 역시 일반사람과 전 대통령 조카는 엄연히 다른 사람인가 보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duckwo***는 “두환씨 가족들은 거의 대부분이 범죄자 수준이군요.ㅋㅋ 국가반란수괴를 그리고 장물을 관리하는 그 가족들을 비호하는 정신 나간 경찰, ㅋㅋㅋ 수배 중인 사기범 잡아줬더니… 전두환 조카라고 석방? 전두환 똘마니들 어련 하시겠어”라며 전 전 대통령 가족들의 과거 부패행적과 온갖 부정부패를 남발하는 경찰들의 행동을 적나라하게 비난했다.
아이디 ondal0***는 “국민을 학살하며 대통령이 되고 온갖 비리를 다 저지르고도 퇴임 후 전직이란 이유로 세금을 축내는데 전두환 조카라고 쩔쩔매는 경찰 저런 것들을 민중의 지팡이라고 웃긴 현실이다. 세상이 말세로다 말세야”라고 한탄했다.
아이디 ZZang***는 “아~ 경찰은 피의자가 충실히 조사받겠다고 하면 그냥 풀어주는구나. 그럼 지금까지 검찰에 구속돼 징역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뭐지? 그들은 충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빼먹은 건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참 한심하다”고 기득권층의 권력남용을 질타했다.
지명수배 중인 전두환 조카, 체포 이틀 만에 석방?
사기꾼 잡고도 “몰랐다”며 풀어주는 얼빠진 경찰들
또한 지난 1월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생방송을 강행했던 이상호 기자가 최근 ‘전두환 사저 경비 방해(공무집행방해)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일과 이 사건을 비교하며 논리적인 비판을 펼쳤던 의견도 다수 눈에 띄었다.
아이디 kjongjun는 “나라가 끝을 모르고 개판이 되어간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자격을 상실한 전두환의 취재를 시도했던 이상호 기자가 경비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그에 반해 전두환 조카는 사기죄를 저지르고도 이틀 만에 풀려났다. 동네 개도 웃을 일 아닌가? 이 나라는 정녕 정의라는 게 있는 것인가?”라며 불공정한 시대의 현주소를 가리켰다.
아이디 restartkt_k***도 “전두환이 조카사건과 비교되는 이번 사건. 기득권세력에게 올바른 소리하면 잡혀가고 그 세력의 친인척은 손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정의로운 사회 대한민국”이라며 기득권의 부당한 행태에 비꼬면서 말했다.
옳은 말 하면 잡혀가?
아이디 RageP***는 “이제 경찰의 호칭을 바꿔줘야겠다. '반란수괴 호위무사'로 말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속적 악행을 범하는 전두환을 취재하려했던 이상호 기자가 결국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되었다. CNN 말처럼 여긴 북한이 아닌데 말이다. 그에 비해 전두환의 조카는 어떤가. 억대사기를 저질렀는데도 도주우려 없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석방됐다. 독재정권이 다시 스물 스물 기어 나오고 있다”고 과거 독재정권의 표본인 전 전 대통령의 위세와 고위층의 지시만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경찰의 무기력함에 치를 떨었다.
아이디 seoj***도 “내란반란수괴 학살자 전두환 집 앞에서 생방송한다고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 학살자 지켜주는 개들에게 무슨 공무? 조카라고 사기꾼은 놓아주고 기자는 기소하는 나라 꼴 좋다”며 신랄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