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두려움 떨치고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7.09 1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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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절대 믿는다…여왕의 성공적인 귀환을~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피겨여왕'의 선택은 역시 피겨였다. 김연아가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한 뒤,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부담도 크지만 후배들과 한국피겨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판단한 것. 당장 올림픽 출전권부터 확보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세계 피겨역사를 새로 쓴 여왕의 귀환에 전 세계 피겨팬들은 벌써부터 가슴 설레고 있다.

김연아는 지난 2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김연아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선수생활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면서 현역 복귀 의사를 밝혔다. 이어 "2014년 소치에서 현역 은퇴하겠다"며 "어릴 때 종착역은 밴쿠버였지만 소치로 연장했고 그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소치올림픽에서
아름다운 끝맺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연아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면서 IOC 선수위원에 관심과 꿈을 키웠다"면서 "소치올림픽에서의 현역 은퇴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다. 소치올림픽에서 18년 선수생활의 아름다운 끝맺음을 하겠다"고 전했다.

팬들의 관심과 기대에 대한 속마음도 꺼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선수로서 어떤 목표를 찾기 어려웠고, 반대로 국민과 팬들의 관심과 애정은 더 커졌다"면서 "그런 관심과 애정이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느껴졌고 하루만이라도 거기서 벗어나고 싶었던 게 소망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로의 복귀를 생각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어린 후배 선수들로부터 자극과 동기부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밴쿠버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새 출발하겠다. 팬 여러분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아닌 국가대표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소치에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고 싶다"고 응원을 기대했다.

김연아가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해야 한다.

김연아는 가장 먼저 내년 1월에 개최되는 전국남녀피겨종합선수권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내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리는 2013세계피겨선수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서다.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종합순위 24위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

은퇴 후 IOC 선수위원 도전할 것…새로운 목표
팬들의 관심과 애정 큰 부담 "벗어나고 싶었다"

여기에 세계선수권 이전에 열리는 국제대회 중 한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28.00점, 프리스케이팅 48.00점을 넘어야 한다. 세계 15위권에 해당하는 점수다.

김연아는 지난해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대회 이후 2011-2012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여자피겨스케이팅에서 그를 넘어설만한 마땅한 적수가 보이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종합선수권 1위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소치에 후배들과 함께 출전하고 싶다는 김연아의 바람이다. 세계선수권에서 10위 이내의 성적을 내야하는 것. 10위 안에 들면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이 2장 주어진다. 우승이나 준우승의 경우 출전권은 3장이 주어진다.

최근 여자피겨계의 수준이 떨어져 김연아가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은 높다. 2011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김연아가 피겨계에서 물러난 후 200점을 넘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 우승자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는 189.94점에 머물렀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도 지난 시즌 최고점수는 184.19점에 불과했다. 떠오르는 신예 콤비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러시아)와 레오노바(러시아) 역시 각각 182.89점과 180.45점에 머물렀다.

반면에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토리노 세계선수권에서는 190.79점이다. 마지막 경기였던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194.50점이었다.

세계 피겨계 수준 하향
좋은 성적 가능성 높다

김연아가 본격적인 실전 준비에 들어간다면 언제든 우승권을 노릴 수 있는 기량이 있는 톱 클래스 선수인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외신들도 김연아의 성공적인 복귀를 점쳤다. 미국 <유니버셜 스포츠>는 지난 3일 메인 홈페이지에 "여왕은 왕좌를 탈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아이스쇼와 홍보대사로 활동을 펼쳐왔다"고 복귀 소식을 전했다.

역시 미국의 <이그재미너>는 지난 2일 "여자 피겨선수 중 가장 강했던 김연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다시 한 번 빛낼 준비에 들어간다"며 "김연아가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일본 <아사히 TV>는 나가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시미즈 히로야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연아가 올림픽에 출전하면 대회 수준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피겨전문 사이트 '아이스 네트워크'에서 열린 김연아의 복귀 성공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곧바로 정상에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50%, 적응기간을 거치면 정상을 탈환할 것이라는 응답이 30%로 80%의 팬들이 여왕의 화려한 귀환을 확신하고 있다.

1990년 9월 경기도 군포에서 2녀 중 차녀로 태어난 김연아는 7살이 되던 해인 지난 1996년 고모의 낡은 스케이트를 신고 처음으로 피겨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6가지 점프 기술 중 악셀을 제외한 5가지 트리플 점프를 소화하며 '천재 피겨소녀'로 주위의 주목을 받아온 김연아는 타고난 천재성에다가 '연습벌레'이기까지 했다.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연습할 때 '이제 좀 그만하자'고 말려야 할 정도로 연습벌레다. 만족을 모른다"고 말할 정도였다.


어릴 적부터 계속된 부상은 김연아를 더욱 힘들게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곤 했다. 특히 중학 시절 인대가 늘어나 점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땐 은퇴까지 고려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천재 피겨소녀의 노력은 차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4년 9월 ISU 주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지난 2005년 11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계 진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김연아 시대'가 왔음을 세계에 알렸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한 김연아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에 이어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정상까지 차지, 4개 대회를 연속 우승하며 세계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그러나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김연아는 2006~2007 시즌에 시련을 맛봐야만 했다. 2006-2007 시즌 허리부상과 스케이트 부츠 문제가 겹치면서 은퇴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진통제 투혼을 발휘, 아픈 허리를 이끌고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11.68점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련은 이제 그만
역사는 계속 된다

이어 2007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 3위, 그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이후 2008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따내며 '국민영웅'으로 부상한 김연아는 4대륙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김연아는 유니세프의 국제친선대사로 임명되어 공익홍보영상과 뉴욕 유엔본부의 기념행사에 참가했다.

<TIME>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미국 여성 스포츠 재단의 '올해의 스포츠 우먼'으로 선정되어 2010을 빛낸 유명인사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가하기도 했다. 미주동포후원재단에서 한국인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떨친 공로를 인정받아 새미 리 박사와 함께 '자랑스런 한국인상'을 수상했고 김연아의 LA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 LA시가 8월7일을 김연아의 날로 제정하고 LA명예시민증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단짝 호흡을 자랑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했다. 코치와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코치진을 찾는 것은 피겨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헤어지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진실공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국민들과 팬들은 김연아를 '스승을 배반한 제자'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선수생활 하느라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않는다'는 비판도 감수해야했고 2011년 12월1일 종편 개국을 맞아 건넨 축하인사로 인해 '국민여동생 김연아가 종편 앵커로 나섰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이외에도 경기에 출전해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인터넷 상에는 '훈련 안 하고 TV에만 나오더니 그럴 줄 알았다' '하라는 훈련은 안 하고 광고만 찍냐? CF선수냐'는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구슬땀 흘리며 훈련하는 후배들 보며 자극
여왕 복귀에 외신들 반색 화려한 귀환 확신

2011년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일반 대학생(고려대)으로 돌아와 교생실습을 마친 김연아에게 대학교수가 태클을 건 일도 발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5월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연아 선수가)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요, 교생실습을 한 번 갔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거겠죠"라고 발언했다. 김연아가 대학교에서 학생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서 대학생으로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쏙쏙 가져가고 있다는 것.

황 교수의 이 발언은 김연아가 대학생활과 교생실습에 스포츠스타의 특혜를 받고 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5월25일 같은 프로그램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연아 관계자의 반대 증언이 나왔지만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황 교수의 발언으로 선수의 명예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김연아 측은 5월30일 황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곧 고소를 취하했다. "일이 생각보다 너무 커졌고 계속 논란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김연아의 뜻이 반영됐다.

이후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김연아의 맥주광고 출연이 청소년의 음주문화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맥주 광고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김연아가 1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접고 휴식을 취한 대가였다. 이 때문에 지난 2일 열린 김연아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연아가 선수생활 은퇴를 선언할 거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금메달도 목에 걸어봤고, 지금까지의 기록만으로도 피겨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김연아가 부담감을 안고 현역생활을 연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의 예측 깬
현역선수 연장

하지만 정작 당사자 김연아는 현역선수 연장을 선포했다. 훈련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면서 지옥훈련도 불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렸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김연아가 종착역으로 선택한 소치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을지, IOC 선수위원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연아 프로필>

생년월일 : 1990년 9월5일
직업 피겨 : 피겨스케이트 선수
키 : 164cm
코치 : 피터 오피가드(Peter Oppegard)
안무가 : 데이빗 윌슨(David Wilson)
소속사 : 올댓스포츠
가족 : 아버지, 어머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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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