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세기의 송송커플’ 만남과 결혼 & 파경 풀스토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04 11:19:12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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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만나 드라마틱하게 끝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톱스타 부부인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가 파경을 맞았다.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지 1년8개월 만이다.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두 사람의 이혼을 둘러싸고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파경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이혼을 공식 선언한 송송커플 ⓒ송혜교 SNS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조정 중이다. 송중기는 지난 26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송혜교와의 이혼조정을 신청했다. 송중기의 소속사인 블러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7일, 송중기와 송혜교가 이혼조정 절차에 들어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로맨스서 
막장으로 

송중기는 소속사를 통해 “저는 송혜교씨와의 이혼을 위한 조정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저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분께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고, 앞으로 저는 지금의 상처서 벗어나 연기자로서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송혜교의 소속사 UAA코리아는 이보다 30분 이상 늦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송혜교 소속사는 “송혜교씨는 남편과 신중한 고민 끝에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며 “그 외의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 배우의 사생활이기에 확인해드릴 수 없는 점 정중히 양해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혼하기로 합의했으며, 그에 따른 이혼 절차 진행을 위해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서를 접수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이미 이혼에 합의한 상태로 조정 절차만 앞두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2017년 10월31일 결혼식을 올린 뒤 1년8개월 만인 지난 27일, 이혼조정 신청을 통해 정식 이혼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함께 살던 신혼집은 이미 오래 전 정리했으며 별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중기, 송혜교 상대 이혼조정 신청
‘부부의 연’ 1년8개월 만에 마무리

지난해 말부터 방송가에는 두 사람의 불화설이 돌기 시작했다. 송혜교가 해외 일정서 결혼반지를 끼지 않고 등장한 모습이 포착되며 불화설이 제기됐으며, 최근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선 “두 사람이 별거 중”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식석상서도 서로를 언급하며 이 같은 루머를 불식시켰다.

송중기는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5월28일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서 ‘송혜교와 결혼 후 첫 드라마 복귀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결혼 이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결혼하신 분들은 똑같이 느끼시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와이프도 두 작가님과 감독님 팬이다. 오랜만에 하는 드라마라 끝까지 집중해서 잘하라고 응원해줬다”고 송혜교의 응원을 전했다. 
 

▲ 배우 송중기

갑작스러운 송중기의 이혼 발표에 연예계는 발칵 뒤집어진 상황이다. ‘송송커플’을 응원하던 많은 아시아 팬들도 충격에 빠졌다.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국내 드라마 갤러리서 송중기와 송혜교의 이혼에 대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행보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격려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팬들은 “금일 송중기-송혜교 부부의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기에 공식적으로 성명문을 발표한다”며 “두 사람의 소식에 많이 침통해하고 있을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진심 어린 마음을 담은 글을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결말
결국 새드엔딩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팬들도 화들짝 놀랐다. 아시아의 주요 포털사이트 및 SNS와 언론 등에서도 이들의 이혼 소식은 실시간으로 확산되며 한류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은 국내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송중기와 송혜교의 이혼 소식을 전했다. 중국 주요 포털사이트 ‘시나닷컴’ 역시 국내 매체 보도를 인용해 해당 소식을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이혼 소식이 거의 실시간으로 확산됐다.

국내 첫 보도가 나온 지 1시간 만에 ‘#송혜교송중기이혼’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매체로 알려진 일간지 <콤파스>도 ‘송혜교 이혼 절차, 송중기의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엔터테인먼트 분야 주요 목록에 올렸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도 “<태양의 후예> 커플이 이혼하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날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도 함께 전했다. 

CNN 인도네시아판 역시 톱뉴스로 파경 소식을 보도했다. “송중기의 팬들에게 기쁘지 않은 뉴스가 전달됐다”며 송중기가 이날 소속사를 통해 낸 입장문과 사과 내용을 상세하게 내보냈다. 
 

▲ 배우 송혜교

중화권의 톱스타 장쯔이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최고의 선택이라고 믿고 있다. 앞으로 두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글과 함께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양측이 이혼 사유에 대해 함구하면서 이를 둘러싼 지라시가 SNS를 점령하고 있다.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 파경의 원인이 한쪽에 있다는 소문부터 두 사람이 제대로 된 합의 없이 이혼조정 신청을 했다는 설까지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송중기 왜 먼저? 
파경 책임 누구?

실제로 송중기와 송혜교 측의 이혼 발표 시기와 미묘한 입장 차이도 억측을 낳게 하고 있다. 2017년 7월5일 결혼 계획을 발표할 당시에는 양측 소속사가 같은 시간에 공동 배포 형식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하지만 이번 파경 소식은 송중기 측이 먼저 입장을 내고, 송혜교 측이 뒤따라 사실을 인정하는 형식이었다. 


또 발표된 각자의 입장에 따른 미묘한 온도 차이도 느껴졌다. 송혜교 측은 파경의 이유에 대해 “성격 차이로, 양측이 둘의 다름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못 박은 반면, 송중기는 “잘잘못을 따져가며 서로를 비난하기보다는 원만하게 마무리하기를 희망한다”는 간접적 표현 방식을 택했다.

송중기가 신청한 이혼조정은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고 부부가 협의에 따라 이혼을 결정하는 절차다. 가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을 통해 이혼하려는 부부는 원칙적으로 먼저 조정을 신청해야 하고, 조정 신청 없이 소송을 내면 법원은 사건을 조정에 회부해야 한다.

양측이 조정에 합의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조정에 성공하지 못하면 이혼 재판을 하게 되지만, 송혜교 측이 이날 “두 사람이 대부분 내용에 합의한 후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던 만큼 재판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송커플의 이혼 소식으로 애꿎은 스타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결혼 후 송혜교의 첫 드라마였던 tvN <남자친구>서 호흡을 맞춘 박보검이 두 사람의 이혼 사유로 떠오르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불거졌다. 

박보검 측 소속사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보검 소속사는 “송중기가 송혜교와 이혼 발표를 한 가운데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 후배이자 송혜교와 전작을 함께한 박보검이 예상치 못한 지라시에 언급되고 있다”며 “박보검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추후 법적 대응으로 소문을 바로잡겠다. 박보검과 송혜교에 대한 소문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단순히 성격차이 때문?
SNS로 추측·억측 난무 

송중기와 송혜교는 이혼 여부와 상관 없이 차기작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중기는 tvN <아스달 연대기>에 출연 중이다. 이미 촬영은 완료했지만 18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는 이제 8회까지 방송된 상황이다. 그는 오는 7월부터 조성희 감독의 영화 <승리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송혜교 역시 차기작을 물색 중이다. 앞서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드라마 <하이에나>는 이번 일과 관계 없이 예전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UAA 측 관계자는 “영화 <안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알리며 스크린 컴백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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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송송 부부는 결혼 1년여 만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만남부터 열애, 결혼까지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세기의 커플인 만큼 이들의 이혼 소식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지난 2016년 4월 종영한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함께 드라마를 촬영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고, 그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태양의 후예> 커플이 현실 속 연인으로 거듭난 것이었다.

<태양의 후예> 촬영 후 수차례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던 2016년 3월 첫 번째 열애설이 보도됐으나 당시 양측은 두 사람의 관계를 친한 선후배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두 사람은 <태양의 후예> 출연 배우들과 어울리며 종종 SNS에 사진을 올려 친한 사이임을 알렸다. 2017년 6월에는 두 사람의 발리 일정이 겹치며 한 차례 더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에도 송송커플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설, 설, 설…
확산되는 루머

그러나 둘은 두 번째 열애설로부터 2주가 지난 7월5일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당시 양측 소속사는 “결혼은 개인뿐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다 보니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며 “이에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제야 입장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해 10월31일 송송커플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서 팬들과 동료들의 축복 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1년8개월 만에 두 사람은 끝내 파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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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