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자연에 물들다 캠핑장의 하루 - 새만금오토캠핑장

거칠고 호방한 매력 있는 다이내믹한 바다캠핑

캠핑이란 모름지기 소나무 잣나무로 에워싸인 그윽한 숲속에서 즐겨야 제 맛이라고 여기는 캠퍼들에게 새만금오토캠핑장은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우선 캠핑장 위치부터가 남다르다. 새만금오토캠핑장이 자리 잡은 곳은 바다를 가로막아 만든 새만금방조제 위다. 아늑하거나 오붓한 맛이 없는 대신 거칠고 호방한 매력이 있다. 새만금오토캠핑장의 강점 중 하나는 장비 대여가 가능하다는 점. 4~6인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텐트를 포함해 주요장비를 모두 빌릴 수 있다. 카라반을 대여할 수도 있다. 카라반은 침실에서 주방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어 안락한 캠핑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전천후 이용이 가능하다. 자전거, ATV, 수영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구비해 놀거리가 풍부하고, 아리울예술창고, 고군산군도 등 주변 볼거리도 충실하다.  

4~6인 가족 텐트·카라반 등 주요 장비 대여
다양한 부대시설 구비 놀거리·볼거리 풍부

캠핑이란 모름지기 소나무 잣나무로 에워싸인 그윽한 숲속에서 즐겨야 제맛이라고 여기는 캠퍼들에게 새만금오토캠핑장은 여러모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우선 캠핑장 위치부터 남다르다. 지난 5월5일 그랜드 오픈한 새만금오토캠핑장은 바다를 가로막아 만든 새만금방조제 위에 있다.

방조제 안쪽의 바다는 물론 바다 위로 해가 뜨는 광경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다. 바꿔 말하면 ‘거친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마주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는 이야기다. 예상하겠지만 아늑하거나 오붓한 맛은 없다. 대신 거칠고 호방한 매력이 있는데, 이게 의외로 신선하다.

방조제서 즐기는 캠핑
의외로 신선

새만금방조제는 전라북도 부안을 시점으로, 군산을 종점으로 한다. 길이는 무려 33.9km. 기네스가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가느다란 선 하나가 바다 위를 가로질러 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캠퍼들이 캠핑장을 근거지로 삼고 방조제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드라이브를 다녀온다. 부안 쪽의 제1방조제부터 군산 쪽 제4방조제 사이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쉼터와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어 차를 세우고 전망을 감상하기에 좋다. 캠핑장이 위치한 다기능 부지에는 앞으로 복합리조트단지가 들어서게 된다고 한다.
캠핑장 이용시간은 공식적으로 오후 2시부터다. 하지만 캠핑장보다 먼저 들러야할 곳이 있다.


새만금방조제의 종점이자 캠핑장 초입에 해당하는 비응항이다. 비응항에는 횟집 등 식당이 많으므로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속이 출출한 상태라면 해물칼국수 등으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그러나 비응항에 들른 진짜 목적은 캠핑장에서 먹을 저녁거리를 마련하는 데 있다. 늘 먹는 고기 바비큐 대신 현지에서 구입한 제철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이야말로 캠핑의 재미 중 하나 아닌가.

비응항 새만금종합수산시장에서는 제철을 맞은 자연산 광어와 갑오징어, 산란기를 앞둔 알이 꽉 찬 암게, 소라, 조개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별미가 별건가. 게와 소라는 그냥 푹 삶아내기만 해도 금세 푸짐한 한상이 차려지고, 갑오징어를 데쳐 오이, 토마토, 양파 등을 썰어 넣은 뒤 올리브오일과 바질을 살짝 뿌리면 훌륭한 와인 안주가 탄생한다.

장보기를 마친 후 방조제 위를 10분 가량 달리면 왼쪽에 캠핑장 입구가 보인다. 지역 특색을 살려 게 모양으로 만든 아치형 입구다. 입구뿐만이 아니다. 자세히 보면 매점, 화장실, 샤워장, 개수대도 모두 거북, 고래 등 바다생물을 형상화한 것들이다.

캠핑장 바닥은 흙으로 되어 있고 주차공간에는 파쇄석을 깔았는데, 파쇄석 위에도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다. 궂은 날씨에 텐트와 장비가 더러워지는 것이 염려되거나 야전침대를 사용하는 캠퍼들이 주로 파쇄석 바닥을 선호한다. 주차는 사이트 바로 옆에 할 수 있다. 온수는 나오지 않지만 널찍한 공동개수대도 2개나 있고, 샤워장은 남녀 2개소, 총 20개의 샤워부스가 있다. 화장실과 샤워장에는 온수가 제공된다. 전기도 물론 사용할 수 있다.

바비큐는 이제 그만
해산물로 차린 푸짐한 한상

새만금오토캠핑장의 강점 중 하나는 장비 대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4~6인 가족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거실형 텐트, 텐트를 설치하기 전 바닥에 깔아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그라운드시트, 햇빛을 가리기 위한 타프, 침낭, 텐트 위에 깔아주는 발포매트, 테이블과 의자, 코펠, 버너까지 주요 장비를 모두 빌릴 수 있다. 개인 소유 장비가 없어도 아무 불편 없이 하늘을 이불 삼아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텐트가 아니라 아예 카라반을 대여할 수도 있다. 캠핑 트레일러라고도 하는 카라반은 ‘움직이는 집’이라 해도 좋을 만큼 침실에서 주방까지 완벽히 갖추고 있어 안락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기상조건에 관계없이 전천후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새만금오토캠핑장에는 4인용과 6인용, 총 5대의 카라반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캠퍼들에게는 주변에 어떤 놀거리와 볼거리가 있느냐가가 캠핑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터인데, 새만금캠핑장은 그 점에서도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널찍한 다목적 광장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고, ATV 체험장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짜릿한 스피드를 만끽할 수 있다. 단 인라인스케이트는 각자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

곧 다가올 여름을 대비한 20m×25m 사이즈의 간이수영장도 설치해 두었고 장기적으로 모터패러글라이딩 체험도 준비 중이다. 날씨 좋은 주말이면 모터패러글라이딩 동호회 회원들이 캠핑장 위로 자유롭게 활강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그물침대 걸어둘 나무가 없는 아쉬움 정도는 접어둘 만하지 않을까.

캠핑장에서 1km 거리에 위치한 아리울예술창고도 가볼 만하다. 빨간색 건물이 인상적인 이 상설공연장에서는 매달 새로운 기획의 다양한 무대가 마련되는데, 6월 한 달간은 <이상과 낭만의 섬나라 율도국, 위도>가 공연될 예정이다. 공연시간은 매주 수요일~일요일 오후 2시30분. 관람료는 5000원이고, 관람연령에 제한은 없다. 공연장 야외마당에서 진행되는 연날리기, 바람개비, 비눗방울놀이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들은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군산에 와서 고군산군도를 안 보고 갈 수는 없는 일.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를 제한된 시간에 가장 알차게 여행하는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비응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횡경도, 방축도, 장자도, 무녀도를 거쳐 선유도에서 1시간 가량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 후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되돌아오게 된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카시아 향 가득

2박3일로 넉넉하게 일정을 잡았다면 마지막 날 귀갓길에 군산시내의 월명공원이나 은파관광지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두 곳 모두 군산 시민들이 각별히 사랑하는 휴식처로, 월명공원 정상에 있는 수시탑은 군산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녹음이 우거진 6월의 월명공원은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카시아향이 가득하다.

은파관광지는 호수 주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야외공연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음식점단지 등도 형성되어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물빛다리와 다리 앞 음악분수가 하이라이트다. 호수 전체를 돌아볼 계획이 아니라면 물빛다리에서 가까운 제2주차장 또는 제2주차장을 지나 도로변에서 주차공간을 찾는 것이 좋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1박2일 코스
첫째 날 / 새만금종합수산시장 → 새만금오토캠핑장(1박)
둘째 날 / 새만금방조제 드라이브 → 아리울예술창고 → 귀가

2박3일 코스
첫째 날 / 새만금종합수산시장 → 새만금오토캠핑장(1박)
둘째 날 / 고군산군도유람선 → 아리울예술창고 → 새만금오토캠핑장(2박)
셋째 날 / 새만금방조제 드라이브 → 월명공원(또는 은파유원지) → 귀가

자가운전
- 한남IC(경부고속도로) → 천안JC(천안논산고속도로) → 공주JC(당진상주고속도로) → 서공주JC(서천공주고속도로) → 동서천JC(서해안고속도로) → 전주군산도로(21번 국도) → 비응도 → 새만금방조제 → 새만금오토캠핑장

주요 먹거리
원조군산아구 : 아구찜, 조촌동 063)445-5063
궁전꽃게장 : 간장게장, 나운동 063)466-6677
복성루 : 해물짬뽕, 미원동 063)445-8412
비응횟집 : 생선회, 비응도동 063)468-5135

주변 볼거리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 (구)군산세관, 채만식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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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