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더운 날씨와 비좁은 공간,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여름날의 출퇴근길은 직장인들에게 큰 곤욕이다. 매일 매일이 출근전쟁이고 파김치가 되기도 하지만 만약 같은 공간에 호감 가는 이성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힘든 출퇴근길 시간도 기분 좋은 시간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출퇴근길 로맨스에 대한 2030 싱글남녀들의 생각은 어떨까. 또 그들이 꼽은 출퇴근길에 최고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일까?
“여덟 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오늘도 만나려나 떨리는 마음 ♪∼ 시원한 대머리에 나이가 들어 보여 행여나 장가갔나 근심하였죠 ♬∼”
가수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 노랫말처럼 누구나 출퇴근길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독서하는 남성과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는 여성이 출퇴근길 최고의 킹카 퀸카로 뽑혔다. 남성들은 여성의 배려 심에 여성들은 남성들의 지적인 부분에 큰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싹트는 출근길로맨스
신개념 소개팅 서비스 ‘이음’은 20~30대 성인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길’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싱글남성의 83%(700명)와 싱글여성의 64%(424명)가 “출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답해 고단하고 힘든 출퇴근길에도 로맨스를 향한 설렘은 싹트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출퇴근길에 발견한 이성이 정말 마음에 든다면 고백할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남성은 30%, 여성은 9%만이 ‘그렇다’라고 답해 출퇴근길에서 호감 가는 이성을 만나더라도 그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출퇴근길에 ‘저 사람 괜찮다’라고 호감을 느낀 이성들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감히 나의 호감을 어필하기는 쉽지가 않다. 용기문제가 우선이겠지만 상대에 대한 아는 지식이 하나도 없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28·남)씨도 “여자들이 남자보다 운명에 대한 기대나 의존도가 더 높다고 하니 출퇴근길 이상형을 만났을 때 매일 매일 간접적으로라도 표현 해준다면 좋은 결과를 바랄 수도 있겠지만 만약 실패 시 마주치기 민망해 출근길 루트를 바꿔야 할까봐 두렵다”고 전했다.
출퇴근길에 호감이 가는 이성의 타입에 대해서는 남성은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는 여성(50%), 책 읽는 여성(32%), 스마트기기 사용하는 여성(11%), 스포츠경기 시청하는 여성(7%)’의 순서로 높은 호감을 나타냈다.
또한 여성은 ‘책 읽는 남성(49%),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는 남성(35%), 스마트기기 사용하는 남성(13%), 스포츠경기 시청하는 남성(3%)’의 순서로 선호한다고 손꼽았다.
10명 중 8명 “출퇴근길에 마음에 드는 이성 발견한 적 있다”
호감 이성 1위는? ‘노약자 자리양보 여성’과 ‘책 읽는 남성’
직장인 이모(31·남)씨는 “영화에서도 등하교 길에 매일 마주치는 남성이나 여성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직장인이 되었다고 달라지진 않는 것 같다”며 “나 같은 경우 출퇴근길에 항상 지하철과 버스 안에서 잔뜩 진지하고 무거운 표정만 봐서 그런지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 분이 좋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25·여)씨는 “아침, 저녁 출퇴근길이 거의 항상 비슷하고 마주치는 분들도 시간이 좀 지나다보면 눈에 익기 때문에 계속 보면 정든다는 말처럼 호감을 느낀 이성이 있었다”며 “말끔한 옷차림에 한 손에 책을 들고 있는 남자가 좋게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출퇴근길 비호감 이성으로는 남성은 ‘시끄럽게 통화하는 여성(69%), 쩍벌녀(17%), 화장 고치는 여성(11%), 험하게 조는 여성(3%)’을, 여성은 ‘술냄새·땀냄새 풍기는 남성(60%), 시끄럽게 통화하는 남성(25%), 쩍벌남(13%), 험하게 조는 남성(2%)’을 기피한다고 답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매일 아침 콩나물 지하철에 올라타곤 하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땀 냄새가 많이 나거나 몸이 닿을 때마다 끈적거리는 남자들은 정말 싫다”며 “또 상대방에게 음악이 다 들릴 정도로 크게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비호감이다”라고 밝혔다.
최고로 설레는 시간
이 밖에도 이번 조사를 통해 싱글남녀들의 평균 출근 시간은 ‘오전 8시대(남성 42%, 여성 48%)’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남성의 경우 ‘지하철(35%), 자가용(30%), 버스(27%)’, 여성의 경우 ‘지하철(46%), 버스(32%), 자가용(12%)’ 순서인 것으로 집계됐다.출퇴근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는 남녀 모두 ‘음악 듣기(남 60%, 여 65%)’를 1순위로 선택했으며 그 다음으로 남성은 ‘신문·뉴스 보기(13%)’를, 여성은 ‘문자 대화(17%)’를 즐겨 한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을 진행한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음의 김미경 홍보팀장은 “출퇴근 시간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무료함과 피곤함을 가장 많이 느끼는 시간이지만 호감 가는 이성과 마주칠 수만 있다면 하루 중 최고로 설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오늘 오후 퇴근길에는 더 많은 싱글남녀들이 운명처럼 놀라운 인연을 선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