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행방불명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3.25 09:57:02
  • 호수 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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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더니…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촛불집회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의 지시자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도피성 출국을 한 지 1년이 훨씬 넘었다. 미국 모처서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조 전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검찰이 인터폴에 신병확보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도대체 그는 어디에 있는 걸까. 

▲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박근혜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에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미국으로 출국한 뒤 지금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 측에 여러 번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내란음모 혐의
시간만 질질∼

그러자 군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 지난 1월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에 중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합수단 측은 “인터폴에 수배 요청, 체류자격 취소 절차 진행 등 신변 확보를 위한 필요 조치와 함께 그의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자진 귀국을 설득해왔다”고 말했다.

인터폴 수장인 김종양 사무총장도 조 전 사령관의 송환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인터폴이 한국 검찰의 공조 수사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KBS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것이 ‘정치’ ‘군사’ ‘종교’ ‘인종적’ 성격의 사건을 취급 금지한 인터폴 헌장 3조에 위배된다는 것.

조 전 사령관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신고가 들어오지 않으면 미국 경찰이 나설 수 없다. 설사 체포되더라도 강제송환 불복 소송을 내면 시간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다. 사실상 조 전 사령관의 신병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핵심 피의자에 대한 조사 없이 검찰 수사가 끝날 수도 있다. 


합수단은 지난해부터 다각도로 조 전 사령관의 귀국을 압박했지만,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16일 외교부는 조 전 사령관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외교부는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 전 사령관의 여권에 대한 무효화 신청을 받아 여권 반납 통지를 했으나, 조 전 사령관이 응하지 않자 그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국방부는 외국에 1년 이상 체류하는 예비역 군인이 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매년 ‘신상신고서’를 제출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서 해외로 도피한 예비역에게는 연금을 절반만 지급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서 귀국하지 않는 조 전 사령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의로 수사를 받지 않기 위해 해외로 도피한 예비역들이 연금을 도피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미국교민사회에서는 조 전 사령관에 대한 현상금까지 내걸었으며 지난 1월엔 조 전 사령관을 찾는 현상금이 1만달러까지 올랐다.

북미민주포럼은 지난 1월17일(현지시각) “‘촛불시민들을 탱크로 뭉개겠다’는 기무사 계엄문건의 전모를 조현천 없이는 못 밝히게 된다”며 “북미민주포럼과 군인권센터는 미국 현지서 조현천의 거주지 파악을 위해 (제보) 현상금을 1만달러로 올린다”고 밝혔다. 

박정부 시절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어딨나’ 도피성 출국 1년 감감무소식 

이어 조 전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 알려주면 1만달러 상당의 현상금을 주겠다는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엔 조 전 사령관의 얼굴과 함께 ‘기무사 계엄 문건의 핵심으로 내란예비음모, 반란예비음모로 고발당한 상태’라는 글귀와 함께 ‘여권압수, 인터폴 적색심사 중에도 군인 연금을 받아가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북미민주포럼은 2018년 7월부터 조 전 기무사령관을 찾는 200달러 상당의 제보 현상금을 내걸고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7일 국군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합수단은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동부지검서 기자회견을 연 합수단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함께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등 8명에게는 참고인 중지 처분이 내려졌다. 

합수단은 계엄령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장 TF 관련 공문을 기안한 기무사 장교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도 밝혔다. 기소중지는 검찰이 피의자나 참고인의 소재불명 등의 사유로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운 경우에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처분이다. 다만 넓게는 불기소 처분이지만 수사 종결은 아니다. 
 

▲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떠난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합수단은 “조 전 사령관 수사 후 공모와 혐의 유무를 판단해야 하는 박 전 대통령과 황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 전 실장 등에 대해 조 전 사령관 위치가 확인될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사령관은 경북 예천군 지보면 출신으로 1959년 2월12일(음력 1월5일)생으로 월탄초등학교, 지보중학교,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8년에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입학한 조 전 사령관은 1982년 임관했다.

작년 11월 
기소중지    

대령 시절에 제8기계화보병사단 제16보병연대장, 국방부 인사기획관리과장을 지냈다. 준장으로 진급 이후에는 육군인사사령부 인사운영처장, 육군본부 인사기획처장을 거쳤다. 그는 소장 진급 후에 제8기계화보병사단장 ,육군학생군사학교 학교장, 국군사이버사령관에 올랐다. 

2014년 10월에는 장성 정기인사에서 선배인 37기 이재수 중장에 이어 기무사령관이 됐다. 청와대와 연결된 인맥이 없다고 알려져 대통령 독대에 좀 더 직언을 던질 수 있어서 뽑혔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전 커리어를 보면 기무사 경험이 없고 직무상으로는 인사통 출신이다. 그러나 알자회에 인맥이 있었다는 것이 후에 드러난다. 사조직 출신이 기무사령관에 오른 건 23년 만의 일이었다. 

알자회는 옛 하나회와 함께 군내 불법 사조직으로 알려져 있으나, 하나회에 가려 그 존재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알자회는 하나회 숙청 작업 당시 적발돼 같이 청산됐는데 회원들은 불법 사조직에 가입한 대가로 진급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하나회가 10여년간 대한민국을 장악한 것과 달리 알자회는 34기(1978년 임관)부터 43기(1987년 임관)들로 구성돼 해체 당시 가장 상위 계급자가 중령 수준이었다. 회원들은 진급에 불이익을 받아 대령을 2차로, 중장을 3차로 진급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당시 군인사에서 최순실과 알자회가 조 전 사령관을 차기 육군참모총장으로 내정했다는 설이 폭로됐다. 현역 3군사령관 37기 엄기학(비알자회) 대장을 합참의장에 올려놓은 뒤, 기무사령관 38기 조현천(알자회) 중장을 참모총장에 취임시키고, 국방부 정책기획국장 41기 장경수 소장을 수방사령관에 취임시켜 특전사령관 41기 조종설 중장과 함께 핵심 보직들을 차지함으로써 알자회가 군을 장악하려 했다는 내용이었다.

잡을 수 있나
어떻게 잡나

폭로가 사실이라면 최순실과 알자회는 2017년 상반기 군인사를 통해 육군본부, 수도방위사령부, 특전사령부, 항공작전사령부를 모두 장악하려 한 것이다. 이는 과거 군사정권 시기 하나회가 지속적인 정권 유지를 위해 핵심 보직을 하나회끼리 차지하면서 군을 철저하게 장악한 방식과 유사하다. 정권 이임을 앞둔 정권 말기에 이러한 군인사를 감행하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쿠데타를 일으킬 의도가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로 문건서 조 전 사령관을 참모총장으로 내정했다는 것에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첫째 육군참모총장은 통상 대장으로 진급한 후 야전군사령관이나 연합사부사령관을 거친 뒤 보임되는 대장 2차 보직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군의 현대 구조가 정립된 이래 노재현, 이희성, 박흥렬, 임충빈, 한민구, 김용우 총 6명의 경우밖에 없는 흔치 않은 일이다. 

둘째 조 전 사령관은 인사 관련 보직만 맡아왔기 때문에 중장 계급서 군단장 보직을 거치지 않았다. 대장 진급을 위해서는 중장 시절 군단장급 지휘관 보직을 거치는 것은 필수며, 이를 거치지 않고 대장으로 진급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기무사령관의 대장 진급이 드문 데다가 대장 1차 보직도 거치지 않았고, 심지어 군단장도 거치지 않아 중장 계급서 전역해야 할 인사 특기자인 사조직 출신 인물을 참모총장에 올린다는 발상은 당연히 군내 외에 반발과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참모총장 내정설의 신빙성이 떨어진다. 계엄령을 전제한다면 이 발상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

인터폴 수배 거절…강제송환 난항
재미교포사회 포상금 1만불 상향

조 전 사령관은 중장 보직도 한 번밖에 수행하지 않았다. 보통 육군 대장으로 진급하기 위해서는 중장 시절에 군단장과 합참본부장 또는 육군참모차장을 거치는 게 보편적이다. 육군본부 소속 사령부 사령관(군수·교육·인사), 교육분야(육사교장·국방대 총장), 야전군 부사령관은 진급이 사실상 힘들고 거의 전역 대기역이다.

조 전 사령관은 중장 진급 후 기무사령관을 지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장 진급, 심지어 참모총장에 임명되면 군사정권 이후 가장 파격적인 인사가 될 것이었다. 중장 진급부터는 근속연수 수가 없지만 2개 보직 이상 지내야 보통 진급이 가능하다.
 


게다가 조 전 사령관 말고도 진급할 군인사는 많았다. 무엇보다도 정권이 바뀐 후 알자회 소속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았다. 동기인 김용현 합참작전본부장, 정연봉 육군참모차장, 최병로 육군사관학교장과 같은 이들은 조 전 사령관과 달리 야전 지휘관 출신들이다. 조 전 사령관의 동기이자 같은 알자회 출신인 임호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때 잡음이 없었던 건 그가 제6보병사단장, 제5군단장, 합참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야전 지휘관 출신이기 때문이다.

촛불집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각을 전제로 계엄령을 발동하려고 계획한 의혹도 있다. 군 병력을 투입해 시민들을 무력 진압하려는 계획을 구상한 기무사령부 문건이 공개됐다. 탄핵정국 당시 쿠데타를 막아야 할 기무사령관이 친위 쿠데타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것으로 이는 내란모의다. 뿐만 아니라 애초 계엄령 및 위수령 권한은 합동참모본부에 있다.

군인권센터는 조 전 사령관을 비롯해 한민구·김관진 전 국방부장관 등을 내란음모, 군사반란예비음모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알자회 멤버
최순실 사람?

조 전 사령관의 자녀와 형제 10여명 중 대부분은 미국 시카고 등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친의 묘도 이장해 모두 미국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사령관의 형은 미국 시카고한인서부교회의 목사며, 다른 형제들은 미국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사령관은 합수단 수사가 진행되던 중 주변 지인에게 살아서는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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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