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휘감은 6가지 논란

“국민연금을 봉으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의문의 시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사돈 그룹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세간의 시선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시민단체서 성명서를 내고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을 휘감고 있는 6가지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지난 15일, 금융소비자원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성명서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전횡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소원 성명서
담긴 내용 보니…

비판의 칼날은 대주주를 향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을 ‘봉’으로 생각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은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 편취를 해오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 일가인 조현식, 조현범 지배주주는 경영 일선서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그룹으로 유명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MB의 셋째 딸 이수연씨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과 2001년 혼인하면서 MB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타이어그룹은 MB 사돈기업이라는 별칭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정재계는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이 이명박정부의 비호 아래 특혜를 받은 것이 없는지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금소원 측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소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외부감사인 지정 등을 조치해야 하고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산에 큰 손실을 야기한 대주주 일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국민연금의 자금이 투입된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 7.89%을 갖고 있다. 총 977만7618주로 지난 19일 종가 4만10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4013억7121만원 상당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도 7.15% 가지고 있다. 664만7116주를 가지고 있는데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환산하면 1066억8621만원으로 평가된다. 무려 5000억원을 웃도는 국민의 자금이 투입된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서
헐값 매각 뒷얘기까지

특히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타이어그룹가 사례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 주식 보유에 그치지 않고 주주로서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국민들의 노후자금이 들어가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의 권리를 되찾아 기업 오너 일가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를 향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타이어 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조세범 처벌 대상에 대해 실시하는 범칙조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6가지 의혹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금소원이 밝힌 한국타이어의 문제점은 금소원이 지적한 사항은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공시규정 13차례 위반 ▲헐값 지분 매각 논란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의혹 ▲상법 위반 등 6가지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브랜드 수수료율이 적절한 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각서 나오고 있는 것.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 가운데 0.75%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이는 20개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저 수준인 세아홀딩스(0.06%)에 견줘도 0.69%포인트 높다. 한국타이어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정했고 브랜드 가치가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에 의문…

금소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가 73.9% 보유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대주주 지분 12%인 한국타이어로부터 관례보다 많은 브랜드 사용료 등을 과도하게 받음으로써 일감 몰아주기보다 더 나쁜 이익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가 소수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오너 일가가 이익을 강취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5년간 브랜드 이용료와 경영지원 용역비 명목으로 3333억원을 지급했으며 2017년의 경우에는 매출액의 2.13%인 695억원이다.

공시규정의 빈번한 위반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쓴소리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공시규정을 13번이나 위반했으며 과태료 2억8000만원을 납부했다.

금소원 관계자는 “대주주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해 공시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돼 대주주에게 일감을 몰아준 것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규정을 위반해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며 “이런 부분과 관련해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무슨 조치를 했나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 지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소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과 주가조작 혐의를 받은 지인에게 자회사를 헐값 매각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다른 지인에게 공장건설 등 일감을 몰아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2015년,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알짜 계열사 ‘프릭사’를 ‘주가조작’ 혐의로 논란을 빚은 김영집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회사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주체였던 아트라스BX(당시 아트라스BX는 잉여현금창출지속으로 자회사 매각이 아닌 인수가 요구되는 상황)의 이사회 의사록에는 심지어 ‘매각 상대방’ 및 ‘매각 가액’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으며, 이사들은 최대주주의 입김에 따라 깜깜이 매각 동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2014년 5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지인의 회사인 우암건설은 한국타이어의 테크노돔 건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증설공사 및 헝가리 공장 확장공사, 아트라스BX의 전주공장 증설공사 등 다양한 공사를 수주해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았다.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논란도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힌 행위로 봤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아트락스BX의 지분 31.13%를 가지고 있다. 

금소원은 아트라스BX가 회삿돈으로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를 축출하고 지분을 100% 독차지하는 과정서 가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축출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부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이 주장한 아트라스BX의 부당행위 의혹은 ▲이사회 운용 상법위반 ▲주당영업수익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것을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도록 배당성향 약 6분의 1로 축소 ▲발행주식 가운데 58.4% 비중을 차지하는 자사주에 대해 소각 요구 묵살 ▲미공개 중요정보인 자사주 매입가격 및 시점을 언론보도로 주가상승 억제 ▲재고자산 규모 2배로 증대/기타 분기이익 축소 등 분식의혹 등이다.

“후진적 구조
각종 문제점”

금소원은 “이렇게 헐값에 축출하면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는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들로부터 약 2000억원을 강취하게 된다”며 “회삿돈으로 지분을 독차지 한 다음에는 태림페이퍼 최대주주처럼 초고배당 폭탄과 매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법 위반 논란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최근 자회사 아트라스BX는 상법 위반으로 법무부 조사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중 1인은 회계 재무전문가를 둬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법조계 및 언론 등에 따르면 아트라스BX는 상법 상 감사위원회 구성요건 가운데 회계 또는 재무전무가인(이하 재무회계전문가) 감사위원을 선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소원 측은 “(아트라스BX가) 작년에도 상법 위반으로 1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바 있기에, 법무부는 과태료를 감경하지 않고, 가중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재무전문가 없이 외부감사인을 지정한 문제를 금융위 등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소되지 않은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도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봤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 지배주주인 조현범은 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다”며  “이후 이명박정부 때 무혐의 처리됐으나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당시인 2008년 코스닥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일각에선 대통령 사위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주가조작 부실조사 지적
MB 사위 ‘봐주기 수사’도 포함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명박정부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조 부사장의 지분 매도 시기가 언제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사장 일가의 자원 개발 종목에 대한 주식 투자를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조 사장이 2008년 6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매도시기는 검찰에서 다 밝혔고, 검찰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금소원 관계자는 “지배주주인 조양래, 조현식, 조현범 등은 경영일선서 물러나 주주의 한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며 “일감 몰아주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에 큰 손실을 끼친 대표이사 및 이사회를 고소해야 하며, 2019년 3월 정기 주총서 대표이사 해임을 이사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 재산인 기금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해 지배주주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불법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지금처럼 비호, 유착 의혹이 없도록 부끄럽지 않게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는 한국타이어그룹 전체에 대해 외부감사인 지정을 검토해야 하며,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관련 세액 납부 결과를 공시하게끔 제도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지적
감독당국 화답?

아울러 “한국타이어 그룹은 후진적 지배구조에 따른 각종 문제점이 종합백화점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제2의 대한항공 사태처럼 일파만파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기 전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및 국민연금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금소원은 향후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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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