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휘감은 6가지 논란

“국민연금을 봉으로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의문의 시각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사돈 그룹이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세간의 시선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시민단체서 성명서를 내고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을 휘감고 있는 6가지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지난 15일, 금융소비자원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성명서엔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전횡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소원 성명서
담긴 내용 보니…

비판의 칼날은 대주주를 향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이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국민연금을 ‘봉’으로 생각있다”고 지적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은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 편취를 해오고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 일가인 조현식, 조현범 지배주주는 경영 일선서 물러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 전 대통령의 사돈 그룹으로 유명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은 MB의 셋째 딸 이수연씨가 조 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과 2001년 혼인하면서 MB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타이어그룹은 MB 사돈기업이라는 별칭이 꼬리처럼 따라다녔다.

정재계는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이 이명박정부의 비호 아래 특혜를 받은 것이 없는지 관심이 높다. 이에 따라 관련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사실로 드러난 경우는 없다.


금소원 측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소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는 외부감사인 지정 등을 조치해야 하고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산에 큰 손실을 야기한 대주주 일가를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국민연금의 자금이 투입된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국타이어 지분 7.89%을 갖고 있다. 총 977만7618주로 지난 19일 종가 4만10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4013억7121만원 상당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지분도 7.15% 가지고 있다. 664만7116주를 가지고 있는데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환산하면 1066억8621만원으로 평가된다. 무려 5000억원을 웃도는 국민의 자금이 투입된 셈이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서
헐값 매각 뒷얘기까지

특히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기준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타이어그룹가 사례로 종종 언급되기도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 주식 보유에 그치지 않고 주주로서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국민들의 노후자금이 들어가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의 권리를 되찾아 기업 오너 일가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타이어를 향한 압박은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타이어 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국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 조세범 처벌 대상에 대해 실시하는 범칙조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금소원은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6가지 의혹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금소원이 밝힌 한국타이어의 문제점은 금소원이 지적한 사항은 ▲과도한 브랜드 사용료 ▲공시규정 13차례 위반 ▲헐값 지분 매각 논란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의혹 ▲상법 위반 등 6가지다.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그룹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브랜드 수수료율이 적절한 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벌어들이는 상표권 수익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일각서 나오고 있는 것.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매출액 가운데 0.75%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는다. 이는 20개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최저 수준인 세아홀딩스(0.06%)에 견줘도 0.69%포인트 높다. 한국타이어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외부자문기관을 통해 수수료율을 산정했고 브랜드 가치가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에 의문…

금소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언론보도에 의하면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가 73.9% 보유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대주주 지분 12%인 한국타이어로부터 관례보다 많은 브랜드 사용료 등을 과도하게 받음으로써 일감 몰아주기보다 더 나쁜 이익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가 소수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히고 오너 일가가 이익을 강취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5년간 브랜드 이용료와 경영지원 용역비 명목으로 3333억원을 지급했으며 2017년의 경우에는 매출액의 2.13%인 695억원이다.

공시규정의 빈번한 위반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쓴소리를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공시규정을 13번이나 위반했으며 과태료 2억8000만원을 납부했다.

금소원 관계자는 “대주주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해 공시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돼 대주주에게 일감을 몰아준 것 뿐만 아니라,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규정을 위반해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다”며 “이런 부분과 관련해 금융위와 한국거래소는 무슨 조치를 했나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 지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소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과 주가조작 혐의를 받은 지인에게 자회사를 헐값 매각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또 다른 지인에게 공장건설 등 일감을 몰아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2015년,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알짜 계열사 ‘프릭사’를 ‘주가조작’ 혐의로 논란을 빚은 김영집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회사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주체였던 아트라스BX(당시 아트라스BX는 잉여현금창출지속으로 자회사 매각이 아닌 인수가 요구되는 상황)의 이사회 의사록에는 심지어 ‘매각 상대방’ 및 ‘매각 가액’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었으며, 이사들은 최대주주의 입김에 따라 깜깜이 매각 동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2014년 5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지인의 회사인 우암건설은 한국타이어의 테크노돔 건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 금산공장 증설공사 및 헝가리 공장 확장공사, 아트라스BX의 전주공장 증설공사 등 다양한 공사를 수주해 지인에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았다.

아트라스BX 자진상장폐지 논란도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힌 행위로 봤다. 국민연금의 지분이 있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아트락스BX의 지분 31.13%를 가지고 있다. 

금소원은 아트라스BX가 회삿돈으로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를 축출하고 지분을 100% 독차지하는 과정서 가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축출하기 위해 온갖 불법과 부당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이 주장한 아트라스BX의 부당행위 의혹은 ▲이사회 운용 상법위반 ▲주당영업수익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것을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도록 배당성향 약 6분의 1로 축소 ▲발행주식 가운데 58.4% 비중을 차지하는 자사주에 대해 소각 요구 묵살 ▲미공개 중요정보인 자사주 매입가격 및 시점을 언론보도로 주가상승 억제 ▲재고자산 규모 2배로 증대/기타 분기이익 축소 등 분식의혹 등이다.

“후진적 구조
각종 문제점”

금소원은 “이렇게 헐값에 축출하면 한국타이어그룹 오너 일가는 다수로 구성된 소수주주들로부터 약 2000억원을 강취하게 된다”며 “회삿돈으로 지분을 독차지 한 다음에는 태림페이퍼 최대주주처럼 초고배당 폭탄과 매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법 위반 논란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최근 자회사 아트라스BX는 상법 위반으로 법무부 조사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중 1인은 회계 재무전문가를 둬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법조계 및 언론 등에 따르면 아트라스BX는 상법 상 감사위원회 구성요건 가운데 회계 또는 재무전무가인(이하 재무회계전문가) 감사위원을 선임 의무를 다하지 않아 법무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소원 측은 “(아트라스BX가) 작년에도 상법 위반으로 1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바 있기에, 법무부는 과태료를 감경하지 않고, 가중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계 재무전문가 없이 외부감사인을 지정한 문제를 금융위 등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소되지 않은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도 기업의 투명성 제고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봤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그룹 지배주주인 조현범은 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 주가조작 혐의를 받았다”며  “이후 이명박정부 때 무혐의 처리됐으나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당시인 2008년 코스닥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일각에선 대통령 사위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주가조작 부실조사 지적
MB 사위 ‘봐주기 수사’도 포함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명박정부서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조 부사장의 지분 매도 시기가 언제인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사장 일가의 자원 개발 종목에 대한 주식 투자를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타이어 측은 “조 사장이 2008년 6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의해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매도시기는 검찰에서 다 밝혔고, 검찰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소원은 한국타이어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

금소원 관계자는 “지배주주인 조양래, 조현식, 조현범 등은 경영일선서 물러나 주주의 한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며 “일감 몰아주기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의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에 큰 손실을 끼친 대표이사 및 이사회를 고소해야 하며, 2019년 3월 정기 주총서 대표이사 해임을 이사회에 요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민의 재산인 기금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해 지배주주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불법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특히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은 지금처럼 비호, 유착 의혹이 없도록 부끄럽지 않게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위는 한국타이어그룹 전체에 대해 외부감사인 지정을 검토해야 하며,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관련 세액 납부 결과를 공시하게끔 제도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지적
감독당국 화답?

아울러 “한국타이어 그룹은 후진적 지배구조에 따른 각종 문제점이 종합백화점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제2의 대한항공 사태처럼 일파만파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기 전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및 국민연금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금소원은 향후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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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