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대교의 오너 퍼주기’ 실태

누가 뭐라 해도 밀어붙여!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교육그룹 대교가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전년대비 일감 몰아주기 규모는 더욱 늘었다. 법적으로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도덕적 비판 정도는 가볍게 눈을 감고 있다. 대교그룹의 속사정을 <일요시사>서 추적했다.
 

대교는 교육 그룹이다. 대교의 전신은 1976년 1월 세워진 한국공문수학연구회로 창업자는 강영중 회장이다. 당시 20대였던 강 회장은 서울에 종암교실을 열었다. 이후 일본의 구몬수학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3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대교는 입소문을 타고 성장했다. 

교육 그룹
안정 성장

1991년 일본 구몬수학과의 ‘구몬’ 상표 로열티와 관련해 이견이 생겨 결별하면서 현재의 대교라는 상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때 등장한 ‘눈높이’ 학습지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학습지의 대명사가 됐다. 대교가 시장의 지배력을 높인 비결은 명쾌했다. 국내서 처음으로 시도한 1대1 방문학습시스템은 체계적인 맞춤 지도라는 평가와 함께 시장에 자리 잡았다.

대교는 이를 바탕으로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주사 대교홀딩스를 지배구조 최상단에 두고 대교, 대교D&S, 대교CNS, 대교ENC, 강원심층수, 위더그린, 대교에듀피아, 대교에듀캠프, 대교CSA, 대교아메리카, 대교홍콩유한공사, 대교말레이지아, 상해대교자순유한공사, 장춘대교자순유한공사, 대교인도네시아, 대교싱가폴, 대교베트남, 대교인도, 대교영국, Eye Level Hub, LLC, KNOWRE AMERICAS INC.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교를 제외하고는 모든 계열사가 비상장사다. 따라서 대부분의 계열사에 대한 재무 정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계열사 가운데 핵심은 대교다. 대교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산은 8570억원 수준이다. 매출액은 8122억310만원, 영업이익은 454억8491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국내 교육 사업 회사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수준이다.

강 회장은 지주사 대교홀딩스의 지분 82.0%를 가지고 있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크다. 강 회장을 포함한 우호지분을 더하면 95.9%까지 지분율이 오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재단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한 점이다.

오너 일가 개인 회사에
40% 웃도는 일감 제공

대교문화재단(3.1%), 세계청소년문화재단(1.7%), 봉암학원(0.8%)의 지분율이 5%에 상회함에 따라 강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공고해졌다. 통상 재단, 학교법인 등 비영리 법인의 경우 지분을 수증 받을 때 해당 지분의 5%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비교적 영리한 방법으로 그룹 지주사의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계에선 대교그룹이 2세 경영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승계작업을 위한 움직임이 벌써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 회장의 두 아들 강호준 대교 해외사업 총괄본부장과 강호철 대교CNS 대표의 승계를 진행 중이라는 것.

승계 발판 회사로 지목된 곳은 크리스탈원이다. 크리스탈원은 강호준 대표와 강호철 대표 두 사람이 지분의 98%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대교문화재단이 1.47%, 주권량씨가 0.49%를 쥐고 있어 사실상 개인회사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 대교 창업주인 강영중 회장

재계에선 이들 회사가 향후 강호준·호철 대표의 승계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했다.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그 근거였다.


크리스탈원은 2004년 9월 IT토털서비스 및 교육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크리스탈원의 구체적인 재무구조는 2011년 외감 기업에 포함되면서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크리스탈원은 계열사의 일감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개별 기준 크리스탈원의 매출액은 16억381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올린 매출은 14억1920만원이었는데 전체 매출액의 86.6%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셈이다.

이들 기업 등을 통해 올린 자금을 바탕으로 지주사 지분 매입을 통해 승계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크리스탈원은 0.01%의 대교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 제재 
대상 미포함

또 꾸준히 배당을 통해 직접적으로 강호준·호철 대표에게 재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주주들에게 총 3억원의 배당금을 줬다. 이후 2013년 1억9023만원, 2014년 1억9023만원, 2016년 7000만원 등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사업연도 2016년에는 19억4867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들 배당금의 95% 이상은 호준·호철 두 사람에게로 흘렀다.

크리스탈원은 편법 승계로 활용될 여지가 높은 회사라 높은 일감 몰아주기 비중과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한 점을 두고 비판을 받았다. 다만 이들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제재는 불가능했다.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논란과 관련해 핵심 계열사인 대교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일요시사>의 ‘나홀로 대박 오너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제하의 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 전년 기준 대교홀딩스의 배당금총액은 약 75억원이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이다.
 

▲ 대교 계통도

배당 대상 주식수(보통주 578만9990주, 우선주 2만564주)와 1주당 배당금이 전년과 동일한 관계로 배당금 총액 역시 변동이 없었다.

다만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3.2%서 24.4%로 소폭 상승했다. 배당금 총액이 전년과 동일한 상태서 배당성향이 오른 건 당기순이익이 떨어진 탓이다. 연결기준 2015년 326억원이던 대교홀딩스의 당기순이익은 31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대교홀딩스 최대주주인 강 회장은 지분 82.0%를 소유하고 있으며 셋째 동생인 강학중씨가 5.2%, 강 회장의 둘째 동생이자 인쇄전문업체인 타라티피에스의 대표 강경중씨가 3.1%로 2·3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강 회장과 모든 특수관계인의 지분 총합은 90.3% 수준이다.

회사 지분의 대부분을 소유한 오너 일가는 배당을 통해 곳간을 채웠다. 대교홀딩스 주식 495만5660주를 보유한 강 회장은 59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고 강학중씨는 3억8000만원, 강경중씨는 2억2000만원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강 회장은 대교홀딩스의 자회사인 대교를 통해서도 배당금을 받고 있다. 대교는 지난해 218억원의 배당금을 내놨다. 전년 6월30일 기준으로 지급한 중간배당이 90억원, 12월31일 기준 결산배당이 128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보통주와 우선주의 1주당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한 240원, 250원이다. 중간배당 당시 보통주와 우선주의 1주당 배당금은 100원이고 결산배당에선 각각 140원, 150원으로 책정됐다. 

2015년 49%였던 배당성향은 소폭 상승한 51.2%를 나타냈다. 배당금 총액은 거의 변동 없는 상태서 당기순이익이 소폭 하락한 게 배당성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강 회장이 보유한 대교 주식은 보통주 449만4764주(5.31%), 우선주 161만3714주(8.31%)에 달한다. 대교홀딩스(54.51%)에 이은 2대 주주다.

이를 통해 대교서 받게 된 배당금 수령액은 약 15억원이다. 여기에 대교홀딩스서 받은 배당금(59억원)을 더하면 강 회장은 지난해 배당으로 약 75억원의 수익을 남긴 셈이다. 일각에선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올바른 경영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이런 가운데 대교가 세무조사를 대대적으로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선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7월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교타워에 조사1국 요원을 투입해 대교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 세무조사는 2013년 이후 5년 만이었다. 일감 몰아주기 이슈와 고액 배당으로 뒷말이 나온 상황서 이들 거래와 세무조사 간 연관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었다. 대교그룹 측은 당시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각지대서 
몸집 키워

대교그룹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향후 고액배당금과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읽힌다.

우선 오너 일가의 지분 비중이 높은 대교홀딩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가운데 배당금을 전년보다 늘렸다.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교홀딩스는 81억7318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75억4627만원 대비 8.3% 늘어난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3억2068만원으로 전년 185억5696만원 대비 65.93% 급감했다.

대교 역시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전년 수준에 육박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해당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교는 지난 3분기 동안 총 215억2967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전년동기(217억2643만원)와 비슷한 수준에 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242억6332만원을 기록해 전년 396억6201만원 대비 38.8% 감소한 것.

이에 따라 당분간은 고액 배당 논란을 종식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 이슈 역시 같은 상황이다. 대교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이슈는 크리스탈원뿐만이 아니다. 내부거래 규모만 놓고 보면 타라티피에스도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높은 회사다. 

타라티피에스는 사실상 오너 일가 개인회사로 해석된다. 강 회장이 68.1% 지분율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강호연 대표도 10.6%의 지분으로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지분 20.5%까지 더하면 우호지분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분의 합은 100%에 육박한다.

당기순이익 급감에도
더 늘린 배당금 총액

계열사의 지원은 상당했다. 지난해 타라티피에스에선 내부거래를 통해 308억6093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타라티피에스 전체 매출 766억7575만원 중 40.24%에 달하는 비중이다.

물론 공정위가 판단하는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상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제동을 걸 근거가 마땅치 않다. 하지만 오너 일가 개인회사를 향한 높은 일감 몰아주기 비중은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꼼수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타라티피에스는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타라티피에스는 40% 수준의 일감을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아 매출을 올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6년 287억원(전체매출 697억원), 2015년 268억원(669억원), 2014년 274억원(685억원)이다.

타라티피에스 내부거래 가운데 가장 많은 일감 비중을 차지하는 대교는 일감 규모를 줄이지 않고 있다. 대교가 타라티피에스에 올 3분기까지 준 일감 매출 규모는 186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55억원에 비해 20% 증가한 수준이다.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되려 20%의 일감을 늘린 것이다.

배당금도 지난 5년간 꾸준히 제공했다. 타라티피에스는 지난해와 2016년 각각 8억422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15년 7억184만원, 2014년 4억9128만원, 2013년 5억6640만원 등의 배당을 지급했다.

타라티피에스의 전체 지분 80%에 육박하는 규모가 오너 일가의 지분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비율만큼의 배당금이 오너 일가로 향한다. 이 때문에 계열사로부터 받은 일감을 바탕으로 오너 일가가 사익편취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 해소는?
현재까진 미비

재계 관계자는 “대교그룹의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고배당 논란이 이미 제기된 바 있었다”며 “공정위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 제약은 없지만 만약 대교그룹이 대기업집단이었다면 상당한 제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