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의 LG 계열분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최근 LG그룹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의 삼촌 구본준 LG 부회장의 향후 거취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LG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상황서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 어떤 계열사를 들고 독립할까. 어떤 시나리오가 됐든 실현되면 ‘기둥’ 하나는 내줘야 한다. 삼촌과 조카의 복잡한 셈법을 확인했다.
 

▲ 구광모 LG 회장

LG그룹은 최근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안정 속 변화’란 평가가 나왔다. 임원급은 젊어졌지만 결정적으로 각 계열사를 책임지고 이끌 부회장급 인사는 없었다.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이번 인사가 향후 예상되는 계열분리 시나리오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변화냐
안정이냐 

하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지주사 LG를 비롯해 핵심계열사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의 대표이사 부회장은 모두 유임됐다. 이들의 나이가 60대로 결코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안정을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수뇌부의 변화없는 인사를 두고 계열분리의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계열분리의 방향성이 없는 상황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실제 LG그룹은 계열분리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6월 별세한 아버지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회장직에 올랐다. 재계에서는 당시 상무였던 구 회장이 여러 직급을 건너뛰고 단숨에 회장직에 오른 것을 두고 의외라는 시각도 있었다.


구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자 시선은 자연스럽게 구본준 LG 부회장에게로 쏠렸다. 구 회장이 그룹을 이끌게 된 상황서 그룹 내 넘버2 역할을 자처한 구 부회장의 역할이 감소할 것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구 부회장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구 전 회장의 두 번째 동생이고 구 회장에게는 삼촌이 된다. 구 부회장이 그룹 내에 남아 있는 것은 구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어떤 계열사 들고 독립?
삼촌-사촌 복잡한 셈법

구 부회장의 결단은 비교적 빨랐다. 구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자 경영 전면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조카에게 지우는 부담을 최소화했다. 계열분리에 대한 구체적인 말은 없었지만 실리까지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LG그룹은 그동안 수차례 형제경영을 이어오다 성공적으로 계열분리를 해왔다. LG그룹은 맏형이 그룹을 이어받고 동생들은 사업을 하나씩 들고 독립하는 것이 그간의 ‘암묵적인 룰’이었다.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은 1999년 LG화재를 계열분리해 LIG그룹으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나머지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형제는 전선부문 사업을 들고 나와 2003년 LS그룹을 세웠다.
 

▲ LG전자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은 구 전 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이듬해인 1996년 계열사를 분리해 희성그룹을 세워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당연히 구 부회장이 어떤 계열사를 들고 독립할지의 여부에 눈길이 쏠렸다. 다양한 계열분리 예상안이 나왔지만 현재까지는 모두 설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계열분리를 하든지 LG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구 부회장이 노릴 수 있는 계열사는 크게 LG상사, LG전자 사업부문, LG디스플레이 정도다. 이들 계열사들의 덩치가 만만찮다.

못 하는 
속사정은?

구 부회장이 LG상사의 지배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LG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구 부회장은 현재 지주사 LG의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수로 환산하면 1331만7448주다. 지난 19일 LG 종가가 7만1300원인 점을 감안하면 9495억3404만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LG상사의 주주구성을 보면 지분 24.69%를 가지고 있는 LG가 최대주주로 특수관계자 지분을 모두 합치면 26.31%(1019만9290주) 수준까지 올라간다.

LG상사의 지난 19일 종가가 1만6250원인 점을 감안했을 경우 1657억3846만원의 자금을 투입하면 LG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시가총액 역시 1조1000억원대 수준이라 지배력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부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 범위 안에서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구 부회장과 LG상사는 인연도 깊다. LG상사는 지난해에 들어서 LG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11월 계열사로 편입되기 전까지 최대주주는 지분 3.01%를 가진 구 부회장이었다. 구 부회장을 비롯해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26.29%까지 지분율이 오르는데 이를 LG가 매입하면서 LG그룹 ‘울타리’에 들어왔다.

LG상사는 판토스, 헬리스타항공, 한울타리 등을 지배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10월 구광모 회장 및 오너 일가가 가지고 있던 판토스 지분 중 19.9%를 전량 매각했다는 점이다. 당시 거래로 구 회장은 1000억원 가까운 유동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다양한 시각이 뒤따랐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재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지만 애증의 관계를 청산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선도 있었다.
 

구 회장과 판토스는 애증의 관계였다. 알짜배기 실적으로 곳간을 든든하게 만들어줬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판토스는 지난해 기준 1조3897억원의 매출액을 내부거래로 올렸다. 총 매출의 69.6% 수준이었다. 물론 구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율이 20%를 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피했지만, 꼼수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공정위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였다. 결과적으로 구 회장이 판토스 지분을 처분하면서 이 같은 논란을 피해가는 모양새가 됐다.

물론 계열분리에 대한 말도 나왔다. 구 회장이 판토스 지분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LG상사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판토스 지분의 51%는 LG상사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상사의 매출 규모를 생각하면 구 회장 입장에선 쉽게 내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상사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조827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같은 기간 LG그룹 총 매출액이 126조9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총 매출의 10%를 웃도는 비중인 셈이다.


LG상사가 계열사에 갖는 지위도 무시할 수 없다. LG상사는 다른 계열사들과 연관성이 크다. 상사와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를 통해 서로 ‘윈윈’하는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다. 만약 계열분리를 하게 된다면 그룹의 외연이 축소됨과 동시에 그룹 내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가 구 회장에게 뼈아플 것이라는 관측은 이 같은 배경서 나왔다.

재계에선 LG디스플레이를 떼어주는 시나리오도 돌았다. 일단 구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를 이끈 경험이 있어 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구 부회장은 과거 LCD와 OLED를 주력 생산하던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 평판디스플레이 부문 1위 기업으로 올려놓은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도 구 회장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LG디스플레이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27조79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룹사에서 봤을 때 전체 매출의 20%를 웃도는 계열사를 내주긴 힘들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분은 8조원 수준이다. 구 부회장이 경영권을 가져올 만큼의 지분 확보가 어렵다.

현실적으로 거론되는 곳은 지분 매입으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LG이노텍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7조64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선례 따라
갈등 없이?

주요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LG전자가 40.79%(965만3181주)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LG전자가 가지고 있는 LG이노텍의 지분 가치는 지난 19일 종가 기준(8만950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8639억5969만원 수준이다. 구 부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으로 지배력 확보가 가능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배임 문제를 거론하지만 이는 일부 사업부문만 따로 떼어냈을 경우다.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 신분으로 올라서는 것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LG이노텍 인수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 구본준 LG 부회장

하지만 구 회장으로서는 LG이노텍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종합전자부품 기업인 LG이노텍의 경우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와의 직접적인 시너지효과가 크다. 매출구성을 보면 광학솔류션사업부 56.45%, 기판소재사업부 16.04%, 전장부품사업부 14.17%, LED사업부 7.11% 등이다.

매출을 떠나 주력 계열사의 타격 우려 때문에 LG이노텍을 중심으로 한 계열분리 역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7.1% 수준인 1조3080억원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LG전자의 전장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계열분리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각 계열사가 전장사업부문만 따로 떼어내 가져가는 시나리오다.

LG전자의 경우 구 부회장의 애정이 많은 계열사이기도 하다. 주요 이력이 LG전자에 쏠려 있다. 구 부회장은 현재 LG전자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금성사에 1987년 입사하면서 본격적인 경력을 쌓았다. 이후 LG전자의 다양한 사업을 맡아 경영을 했다. 그의 아들 구형모씨도 LG전자서 과장으로 재직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LG전자의 계열분리 시나리오에는 전장사업부가 포함된다. 구 부회장은 전장산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어떤 식이든 부담될 것”
부정적인 다양한 추측

구 부회장은 자동차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하면서 “앞으로 LG의 미래사업을 위한 핵심 역량은 내외부의 힘을 모아 키우고,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투자해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주력하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시장 선도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장사업부문을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전장사업의 핵심인 VC사업본부는 구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았던 당시 신설했다.

LG전자 외에도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가 있다. 재계에선 이들 사업부를 따로 떼내 가져가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LG이노텍의 전장부분과 LG상사의 오토모티브 등이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

하지만 LG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장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구 회장이 삼촌 구 부회장에게 사업을 넘길 가능성은 낮다.

LG전자 역시 전장사업부분에 대한 투자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디오버스트’와 차세대 첨단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 그룹사에서 전장사업에 갖는 관심을 반영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구 회장과 구 부회장 간 의견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계열사 간 연관성이 높은 LG그룹의 특성상 예전과 같이 어떤 한 계열사를 독립시키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계열분리가 연쇄적으로 그룹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모가 주요 그룹 가운데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비중은 주요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다. 지난 8월 기준 LG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은 68.15%로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풍전야
고요한 긴장감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입장에선 그룹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구본준 회장의 계열분리를 진행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나오고 있는 시나리오는 (구 회장에게) 껄끄러운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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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