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넷세상> 전국 택시 총파업 논란

'박봉' 택시기사들, 차 세우고 거리로 나섰지만…

[일요시사= 김지선 기자] 지난 20일 전국의 22만대 택시들은 운행을 중단했다. 이유는 국내 첫 택시총파업을 강행했기 때문. 전국 택시업계는 정부에 LPG가격 인하와 택시요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택시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자 한 목소리로 뭉쳤다. 그 하루 대중교통의 경우에 평소보다 막차를 1시간 연장했고 거동이 불편한 시민들과 바쁜 직장인들의 발이 꽁꽁 묶이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네티즌도 "물가가 오르면 수입도 오르는 게 진리" "승차거부나 하지마라" 등 찬반으로 갈려 의견이 분분했다.



'전국택시사업조합엽합회' '전국개인택시 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조' '전국민주택시' 등 총 4개의 택시업계노조가 지난 20일 하루 동안 총 파업을 했다. 이에 전국 99% 이상의 택시는 운행을 전면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택시없는 세상에 나온 시민들은 온라인상에 제각기 다른 의견을 내세우며 논쟁의 장을 형성했다.

다섯 가지 요구사항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 18일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서 대중교통 법제화, LPG가격 안정화, 택시 연료 다양화,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감차 보상 등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특히 구 위원장은 대중교통 법제화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여겼는데 "버스시설이 개선되고 버스전용차로까지 생기면서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전락했다" 말했다.

매년 상승하는 물가로 인해 LPG가격과 자동차 부품가격들도 동반 상승한 반면 택시요금 인상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도 파업의 주요원인이 됐다. 일방적인 요금인상이 아니라 시민단체와 협의해 투명한 요금인상을 한다면 시민들도 수긍할 것이라는 게 택시업계의 입장이다.


구 위원장은 또 "개인택시나 회사택시나 택시기사들은 하루에 12시간씩 근무하는데도 지방은 한 달에 70~80만원, 수도권의 경우도 한 달에 받아가는 수입은 고작 120만원 정도 밖에 안 된다. 하루에 10만원을 번다면 가스비로만 3만5천원씩 나가니 생계를 이어나가기가 힘들다. 현실성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파업 후 별다른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는 10월20일 더 큰 규모로 2차 투쟁을 할 것이다. 특정 후보를 당선시킬 수도 낙선시킬 수도 있으며 12월 대선까지 힘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대선을 앞두고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1만원 벌면 3300원은 LPG값…기사도 먹고살아야지"
"택시과잉현상 때문에 온 결과…차 안 막혀 더 좋다"

반면 시민들의 입장은 달랐다. 지금도 택시기본요금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 더욱이 편리한 이동수단 중 하나인 택시들이 본인의 권익만을 위해서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노인, 임신부 등에게 큰 불편을 주는 건 한참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1분1초가 아까운 직장인들은 잠시 짬을 내서 공적인 일을 보러가야 할 때나 응급상황이 닥쳤을 때 택시가 없다면 이 또한 만만치 않은 불편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막차가 끊길 늦은 시간대가 오면 택시들은 목적지를 물어 승차거부하기 일쑤고 불량운전과 요금 바가지를 씌우는 행동을 일삼았다. 이런 택시들의 행패(?)에 대부분의 시민들은 남모를 고충을 겪으며 ‘택시업계가 좀 더 선진화된 서비스를 갖춰야 요구할 자격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이디 him***는 트위터에서 "택시파업을 하니 길 안 막히고 좋다는 글을 본다. 도로에 안 나가봐서 잘 모르겠는데 개인택시 하시는 아버지를 둔 아들로썬 그저 착잡하다. 너희 아버지 노니까 좋은데? 라는 말을 듣는 기분이랄까. 하루속히 완만히 협상돼서 파업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택시총파업에 찬성하면서도 생계에 대한 걱정 섞인 소견을 내비췄다.

아이디 hani***도 "택시파업이아니라 택시회사파업이 맞겠지만 아빠가 택시를 하니 가족 입장으로썬 회사에 입금할 돈이나 그만 올렸으면. 계속 오르는 입금할 돈 때문에 난폭운전, 합승이라도 해서 돈을 더 벌어야 하는 게 이번 파업이 해결해야할 문제 아닌가"라며 파업의 근원에 대해 설명하며 택시회사 측의 불공정한 배분시스템에 불만을 표했다.

아이디 wons***는 "택시 파업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택시가 너무 과잉이고, LPG가격은 너무 오르고 있어 택시 노동자들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저 분들의 외침을 잘 들어야 겠다"며 조속히 협상되길 기원했다. 한편 택시총파업에 긍정적인 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아이디 madp***는 "택시파업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는 차 안 막혀서 좋다, 택시기사들의 난폭운전 때문에 짜증났는데 없어지니 운전하기 편하다, 택시기사와 버스기사의 싸움이 사라져서 좋다, 계속 가장자리서 밀쳐대는 택시가 사라져 자전거 타기 편해졌다 등이다. 택시파업 역효과인 듯"이라며 시민들이 생각하는 택시파업의 장점을 총평했다.

아이디 CeeKayK***도 "택시파업으로 혼란하고 불편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차가 안 밀린다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린다. 결국  택시공급의 과잉으로 벌어진 결과라는 소리다. 교통 혼잡 등의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한 택시 적정운행 대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며 실질적인 협상문제를 거론하며 파업을 지지했다.
반면 파업으로 불편을 겪는 사례들도 더러 있었다.

아이디 mjjf***는 "오늘 시험인데 택시도 없고 대중교통은 승객들도 완전 샌드위치로 눌려서 학교 도착했지만 결국 지각으로 시험지 구경도 못했다. 적당히 협상하고 다시 정상운행해야지 이거 너무 불편하다. 택시들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닌가"라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아이디 nsmsj***는 "사납금 폐지, 월급제 이행 등에 대한 요구가 빠진 택시파업은 노동자의 파업이라기 보다는 파업을 빙자한 사측의 이익창출행위"라고 비난하며 "국민 세금으로 등골 빼먹는 택시회사 대표부터 갈아치우고 정상적으로 운행해라. 더 끌고가다가는 비난세례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회사 뱃속만 채워

아이디 jijksm***도 "때마침 기온도 최고치를 찍고 있어서 더워 죽겠는데 택시도 없고 걸어 다닌 시간만 얼마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 냉방도 적정온도가 정해져 있어 승객들이 많으면 아무 효과 못내는 현실에 기가 찬다. 이것은 사납금만 노리는 택시회사의 횡포다"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사상 초유의 규모로 시동을 걸었고 대선 전에 다시 한 번 정부와의 협상을 꾀하려는 전국 택시 총파업. 그 끝은 현명한 협상으로 친절한 국민의 다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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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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