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자연에 물들다, 캠핑장의 하루-인삼골 오토캠핑장

배산임수 명당에서 인삼향 맡으며 ‘별 헤는 밤’

충남 금산군은 남한의 중간쯤에 위치, 어디에서건 접근이 편리하다. 예로부터 인삼의 고장으로 유명했던 금산에 올해 또 하나의 명소가 탄생했다. 오토캠핑 붐에 힘입어 인삼골 오토캠핑장이란 곳이 2012년 4월 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캠핑장은 제원면 금성리와 용화리를 잇는 야산 줄기가 북쪽에 병풍처럼 드리워져 바람과 불빛, 소음을 막아주고 바로 앞에는 금강의 물줄기가 소리도 없이 조용히 흘러간다. 도시의 번잡함과 이별하고 자연에 파묻혀 새로운 나를 되찾아보기에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한밤중에는 별이 이마에 쏟아진다. 인삼골 오토캠핑장의 면수는 55면으로 구획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음수대, 화장실, 관리사무소, 산책데크, 전망데크, 공연 무대, 자전거 길 등이 골고루 갖춰져 있으나 아직 전기 시설만 설치되지 못했다.

자연 추구 여행객들에게 100% 이상 만족도 선사
인삼 역사 따라가다 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


오토캠핑장에도 명당 터가 있다면 금강변의 인삼골 오토캠핑장은 명당 중의 명당이다. 캠핑장이 들어선 곳은 용화리 금강변인데 뒤를 둘러싼 야산 줄기는 동서로 뻗어가면서 외부의 잡스런 기운을 막아주기에 충분하다. 캠핑장 바로 앞은 금강이 고요히 흘러가면서 기운을 북돋운다. 이런 곳을 바로 ‘배산임수’의 명당이라고 하지 않는가.

캠핑의 목적이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쉬어가며 잃어버린 나를 찾고, 허약해진 기운을 채우며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이라면 인삼골 오토캠핑장은 자연 추구 여행객들에게 100% 이상의 만족도를 선사한다.

뒤는 산 앞은 강
명당 중의 명당

또 신생 캠핑장치고는 텐트를 치는 사이트 사이사이에 느티나무를 많이 심어 한낮에도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게 했다. 자동차를 주차시키는 장소 바로 옆에 텐트를 치는 공간이 붙어 있음은 물론이다.


캠핑장에 접근하는 경로부터 알아보자.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금산나들목이나 금산읍내에서 충북 영동군 방면 68번 지방도로를 탄다. 제원대교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 용화리로 들어가는 강변도로를 따르다가 용화마을에 이르러 우회전, 산중 마을도로를 이용하도록 한다.

용화마을에서 강변도로를 조금 더 타고 들어가면 예전 드라마 <상도>의 촬영세트장(지금은 없어짐)이나 마달피 야영장에 닿는데 아쉽게도 이 길은 영월 동강의 뼝대처럼 금강으로 튀어나온 강안 절벽지대를 휘돌아 인삼골 오토캠핑장에 이르지 못한 채 중단된다.

용화마을에서 요리조리 휘어지는 마을 안길을 약 1.5km 정도 지나면 드디어 금강변에 차분한 모습으로 들어선 인삼골 오토캠핑장을 만난다. 주황색 기와를 얹은 관리사무소 건물은 뜬금없이 유럽 어느 골목의 주택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사실 이 건물은 인삼골 오토캠핑장이 조성되기 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개인 주택이었으나 캠핑장 관리사무소로 변신한 것이다.

적당한 공간에 차를 세우고 캠핑장 구석구석을 산책해보자. 금강 본류와는 또 다른 물줄기를 가늘게 뽑아 캠핑장 북쪽을 흐르게 했다. 이 물줄기를 따라 산책 데크가 만들어져 캠핑생활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준다. 강변 정자는 쉼터이면서 전망대 구실도 한다. 강 건너편 마을은 부리면 신촌리로 인삼밭이 많은 마을이라서 한 차례 바람이라도 불면 캠핑장은 인삼 향기로 뒤덮인다. 강물 위에 잠수교가 놓여져 수위가 낮은 시기에는 언제든지 통행이 가능하다. 강변 자전거길을 타면 적벽강까지는 약 11km 거리이다.

추억에 젖는 어른들과
조상 슬기 배우는 아이들

부지런한 캠퍼들은 동서로 길게 조성된 캠핑장의 안쪽 사이트보다 강변 사이트를 막영지로 정한다. 간이 테이블에 커피 한 잔을 올려놓고 잔디밭이나 접이식 의자에 편히 몸을 누이고 금강이 말없이 흘러가는 모습을 감상하기에 좋은 것이다. 때마침 해가 지는 시간대라서 금강 강물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인삼골 오토캠핑장을 찾은 캠퍼들로서는 두고두고 그날의 감동을 추억하지 않을 수 없다.

텐트 설치가 완료되고, 랜턴불을 밝히고, 바비큐 파티가 시작되면 인삼골 오토캠핑장은 활기가 넘쳐난다. 훈기가 도는 텐트 안에서 침낭 위에 엎드려 미처 읽지 못한 시집이나 수필집을 읽어도 좋겠다. 아니면 아무 것도 안 하고 뒹굴거려도 누가 뭐라 하겠는가.


잠이 쉽게 들지 않으면 밤하늘의 별을 찍어보자. 인삼골 오토캠핑장은 주변 빛의 간섭이 적어 별 사진을 찍어보기에 좋은 포인트이다. 감도는 1000, 시간은 30초로 설정하고 광각렌즈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 삼각대가 없을 경우 카메라를 바닥에 눕히고 렌즈가 하늘을 향하도록 하면 된다.

이렇게 인삼골 오토캠핑장의 하룻밤을 즐기기 전후에 가볼 만한 금산군의 필수 방문지는 금산인삼관, 칠백의총, 금산향토관, 개삼터공원, 보석사 등을 들 수 있다.

금산이 인삼의 고장인 만큼 금산인삼관은 건물 전체에 인삼 스토리가 흐른다. 특히 3층의 인삼음식관이 흥미롭다. 인삼을 넣은 한국의 대표음식, 퓨전인삼요리, 인삼을 이용한 간식, 궁중음식과 인삼 등을 보고 있으면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다음으로 가볼 곳은 칠백의총이다. 임란 때 의병들은 용화리 마달피에 말을 숨기고 붉은 황토흙을 강물에 떠내려 보내 추격해오던 왜군의 진로를 차단했다. 그러나 현재 칠백의총이 있는 구릉지대에서 무기의 열세와 중과부적으로 참혹하게 최후를 맞이했다. 현재 이곳에는 700의사의 전투 장면을 담은 기록화와 조헌선생의 유물 등이 보관 전시되어 있다.

금산향토관은 인삼약초의 고장 금산의 역사와 생활을 알기 쉽게 이해하고 체험해보는 공간이다. 역사실을 지나면 생활민속관으로 이어지는데 어른들은 옛날의 생활 유물들을 보면서 추억에 젖고 어린이들은 조상의 슬기를 배우게 된다. 계절별로 쓰이는 농기구, 세시풍속, 천내리 용호석, 그리고 인삼을 심을 때 이용하던 나무칼인 묘삼칼, 구한말에 사용하던 의용소방대의 수레 등이 눈길을 끈다.

짙푸은 녹음이 뿜어내는
풍요로운 피톤치드

금산 인삼의 유래가 궁금하다면 개삼터공원을 찾아간다. 현재 강처사의 초가집, 제를 지내는 개삼각, 강처사의 일생을 표현한 모형 등이 이곳에 설치되어 있다. 개삼각 앞의 안내판에 쓰인 금산 인삼의 유래를 정리하면 이렇다. 지금으로부터 1500여 년 전,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진악산 밑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어머니의 병구완을 위해 진악산 관음굴에서 기도를 했다. 산신령의 가르침대로 붉은 열매 세 개가 달린 풀의 뿌리를 달여서 어머니를 소생시켰다. 그것이 곧 오늘날의 인삼이다.

보석사 답사도 금산나들이를 풍요롭게 만든다. 11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경내에 있어 좋은 휴식처를 제공해 주며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 길을 걸으면 짙푸른 녹음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몸과 마음이 한결 건강해진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금산생태숲, 금산건강숲, 느티골산림욕장, 남이자연휴양림 등의 시설이 들어선 숲 세상이다. 특히 금산생태숲은 생태숲학습관, 숲체험학습장, 약이되는숲, 생태연못, 팔도숲, 관목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자녀를 동반한 여행 중에 방문하면 좋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코스
- 금산인삼관 → 인삼약초시장 → 칠백의총 → 개삼터 → 인삼골오토캠핑장
- 보석사 → 개삼터 → 금산인삼관 → 인삼약초시장 → 인삼골오토캠핑장

1박2일 여행코스
- 첫째날 / 금산인삼관 → 인삼약초시장 → 칠백의총 → 개삼터 → 인삼골오토캠핑장
- 둘째날 / 적벽강 → 보석사 → 금산산림문화타운 → 권율장군이치대첩비

대중교통 정보
서울-금산 : 1시간30분~2시간 간격 버스 운행
대전-금산 : 20분 간격 버스 운행
부산-대전 : 2시간∼2시간30분 간격 버스 운행

자가운전 정보
대전-통영 고속도로 금산나들목  →  영동 방면 68번 지방도로  →  제원대교 직전 삼거리  → 용화리  →  인삼골오토캠핑장

숙박정보
거북장 : 금산읍 중도리 041-752-1107                그랜드모텔 : 금성면 양전리 041-754-1568
새천년모텔 : 금산읍 상리 041-754-1080            다니아모텔 : 복수면 구례리 041-752-9636

주요 먹거리
마당있는집 : 숯불구이, 금산읍 041-754-0043            금산관광농원 : 어죽, 제원면 041-754-8388
맛깔복집 : 인삼복요리, 금산읍 041-753-5353            원조삼계탕 : 삼계탕, 금산읍 041-752-2678
너구리피난처 : 수제비, 금성면 041-753-3290

축제 및 행사 정보
산꽃축제 : 매년 4월 개최                   금강민속축제 : 매년 7~8월 개최
금산인삼축제 : 매년 9월 개최            장동달맞이축제 : 매년 정월대보름 개최

관련 웹사이트 주소
금산군청 www.geumsan.go.kr            4대강이용도우미 www.riverguide.go.kr
칠백의총 http://700.cha.go.kr             금산산림문화타운 http://forestown.geumsan.go.kr

문의전화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73            4대강이용도우미 1577-4359
금산인삼관 041-750-2621                                보석사 041-753-1523
칠백의총 관리소 041-753-8701~3                     금산산림문화타운 041-753-5706

주변 볼거리
대둔산, 태고사, 권율장군이치대첩비, 진산향교, 조헌사당, 태조대왕태실, 요광리 은행나무, 서대산, 천태산, 신안사, 월영산, 원골유원지, 용화리고인돌, 양각산, 덕산사, 십이폭포, 진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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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