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귀신과 '통정'하는 사람들 "귀접을 아시나요?"

밤마다 나체 귀신이 찾아와 만지고 더듬더니…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본격적인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국내외 할 것 없이 공포영화들이 하나둘씩 앞다퉈 관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나 늦봄부터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던 올해는 장기적 더위로 인해 사람들의 체력과 기가 금방 바닥나는 현상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사람은 기가 쇠약해지고 의욕이 급격하게 감소될 때 일명 '가위눌림' 현상을 자주 겪는데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다양한 형태의 '귀신과의 접촉'으로 자가 컨트롤을 하지 못해 괴로움을 겪는다. 귀신과의 접촉은 대체로 성행위로 번지는 '귀접현상'을 지칭하는데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매일 밤 성폭행을 당하는 느낌이라며 아무에게도 그 고통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산 사람을 저승길로 보낼 수도 있는 위험한 귀접현상. <일요시사>가 그 자세한 내막을 파헤쳐봤다.

'귀접'이란 과연 무엇일까? 말 그대로 귀신과의 교접, 즉 귀신과의 성행위를 의미한다. 심령전문가나 무속인은 이를 두고 '빙의'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현상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한동안 이를 두고 일명 '에로가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귀접과 몽정
어떤 차이가?

그렇다면 이 현상은 왜, 어떻게 생기는 걸까? 귀접은 보통 기가 쇠약해진 사람이 가위에 눌릴 때 귀신과 접촉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성적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하는 망령들이 생명의 기운을 빨아들이고자 살아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분별하게 성행위를 시도하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흔히 욕구불만으로 인해 생겨난 현상이라고 착각하거나 청소년기의 남성들은 야한 꿈을 꾸고 '몽정했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하지만 귀접과 몽정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귀접은 잠이 막 들 무렵에 낯선 이성이 누워있는 자신 위에 올라와 애무를 하거나 성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접의 느낌은 실제 성행위와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테면 서로의 피부가 닿는 감촉이나 행위 등의 느낌이 당하는 자(?)의 뇌신경에 적나라하게 스며들어 진짜 오르가즘을 겪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하지만 꿈은 다르다. 자신이 직접 성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의 입장에서 본 것을 말하는 것이다. 꿈속에서 예쁜 여성이 나와 유혹을 했다거나 성행위를 시도했어도 직접적인 감촉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군은 일주일에 두세 번 귀접을 경험한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나체의 한 여성이 내 위로 다가와서 키스를 하더니 점점 노골적인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성행위까지 하게 됐는데 자신이 귀신에게 삽입한 느낌이 잠이 깬 후에도 너무 생생했다"며 당혹스러웠던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깨고 나면 뭔가 축축한 느낌이 있어 몽정이 아닌가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지속되는 성관계에서 단순 몽정이 아니라는 쪽에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모군은 "그 귀신이 마치 여자친구 행세를 하며 내 일상에 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가끔 '결혼하자'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며 "다음에 귀신이 오면 계속 거절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하고 나면 좋아서 거부할 수 없게 만든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의 남성들은 '몽정' 아닌가 착각도
불륜 저지른 것 같아 죄책감 갖는 부부들 많아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조모씨는 "매일 밤 죽은 남편이 찾아와서 사랑을 나눴다. 처음엔 꿈인 줄 알았는데 느낌이 그게 아니었다. 살아있었을 때의 남편과 같은 느낌이었다"며 지속적인 귀접을 겪어왔다고 했다. 조씨는 "죽은 남편과 성행위를 하면 외롭지 않아서 좋긴 한데 지금은 집안일까지 참견하면서 사람을 귀찮게 한다"고 털어놨다.

20대 여성인 최모씨는 귀접에 중독된 것 같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씨는 "귀신과 매일 섹스를 한다. 가족들 다 있는 휴일 오후에도 귀신은 어김없이 찾아와서 내 몸을 더듬는다. 나중엔 내 신체 부위 곳곳을 애무하다가 성관계를 갖게 되는데 실제보다 더 희열을 느낄 때가 많다"며 "깨고 나면 성행위를 했던 부분이 얼얼하기도 하고 허리도 아프다. 가끔 내가 혼자서 '어느 부위를 더 애무해줬음 좋겠다'고 생각하면 귀신이 어떻게 알았는지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르가즘을 느낄 때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러다 중독될까 봐 너무 두렵다"며 귀신과의 섹스를 즐기게 된 자신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렇듯 귀접에 중독된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년 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 귀접에 관한 사례들을 모아놓고 방송했던 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여자친구가 있는 20대 남성과 평범한 가정의 아내인 40대 여성, 귀접을 즐기다가 가상임신한 여성까지 충격적인 사례들이 소개됐다.

20대 남성은 잦은 귀신과의 섹스로 인해 정작 실제 여자친구와의 잠자리는 점점 피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귀신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는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성감대를 찾아 입으로 애무하고 내 위에서 다양한 섹스 테크닉을 선보인다"며 "그 때문인지 할 때마다 다른 기분을 느끼면서도 황홀했다"며 "여자친구한테는 감히 요구할 수 없는 체위나 변태적인 성행위도 귀접 때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관계가 지속되다 보니 실제 성행위를 하기 전에 발기가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어 당혹스럽기도 하다"고 걱정했다.

한 40대 여성은 남편과 잠자리를 하고 나서 귀접을 겪는 일이 종종 있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그녀는 "옆에서 남편이 자고 있는데도 귀신이 내 앞에 버젓이 와 아무렇지 않게 성행위를 하고 간다. 방금 남편이랑 잠자리를 가졌는데 다른 누군가와 또 섹스를 하는 내가 너무 불결하다"며 "남편 옆에 두고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 너무 괴롭다"고 귀신이 더 이상 오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하소연했다. 

귀신과의 섹스
중독증세까지

가상임신을 한 여성의 사례를 풀어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이 여성은 연인이 없는 사람으로 귀신과의 잠자리만 지속적으로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귀신과 성교할 당시의 기분을 잊지 못해 몇 년 동안 귀신과 잠자리를 가져왔다.

그녀는 "나중에는 귀신이 진짜 사람처럼 느껴졌다. 거의 매일 섹스를 나눴는데 언젠가부터 생리를 안하기 시작하더니 배가 조금씩 부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녀의 배는 마치 임신 8개월 정도의 만삭 모습을 보였지만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의 뱃속은 마치 풍선같이 텅 빈 모습이었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랐고 결국 그녀는 무속인을 찾아가 뱃속의 영가를 빼달라는 굿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 최면심리학 전문가는 "귀접을 겪는 사람들은 지금껏 맛보지 못했던 성적 황홀감에 젖어 또 같은 경험을 겪고 싶어한다. 하지만 산 사람이 귀접을 하게 되면 귀신에게 기를 빼앗겨 산 사람은 점점 더 피골이 상접하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며 "귀접 중독이 중증에 이른 사람은 체력상실과 환영(착각) 등으로 인해 빙의되거나 사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위험성을 알렸다.

귀신에게 생기 빨려 건강악화 우려
가상 성행위 즐기는 사람들 "실제와 혼돈"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귀접에 괴로워하면서도 거부하지 못할까?

이를 겪은 사람들은 귀신과의 섹스가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고 상대의 동의와 상관없이 귀신이 일방적으로 덮쳐서(?) 이뤄지는 성교이기 때문에 자신을 리드하는 상황을 즐긴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에게서 이 같은 반응이 많았다.

귀접을 한 번 겪고 나서 그 귀신이 자꾸 생각난다는 이모씨는 "처음에 무서웠는데 지금은 한 번만 더 그 쾌락을 느끼고 싶다. 예쁜 여자귀신이 '내가 기분좋게 해줄까?'라며 내 위에서 성행위를 하는데 그녀가 직접 나를 리드하고 절정까지 보내준다"며 "정말 그 느낌은 아직도 지울 수가 없다. 실제로 성교했을 땐 그런 느낌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그 후에는 찾아오지 않아서 오히려 서운했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여성은 귀접을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지만 강간당하는 것 같아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18세의 한 여고생은 "잠자리에 드는 게 너무 공포스럽다"며 온라인상에 익명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해당 학생은 "검은 물체가 내 다리 사이를 쓰다듬는데 단순 가위가 아니고 진짜 누군가가 나를 만진다는 느낌이었다. 무서워서 가만히 있었는데 키스와 애무를 하더니 내 아래쪽에 무언가 들어오는 느낌이 들더라"며 "너무 아파서 소리도 지르고 막 울었는데 깨고 보니 아무도 없었다. 그 후 두세 번 정도 더 귀접을 겪었고 아직도 그 때의 충격에 잠을 잘 못잔다"고 귀접의 정신적 고충을 토로했다.

귀접을 겪는 사람들의 후기가 온·오프라인에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귀접을 경험해보고 싶어 온라인상에 노골적으로 "귀접당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거나 일부러 체력을 소모시켜 기를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망까지 이르는
귀접의 위험성

이에 의학이나 비의학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고 심하면 정신착란 증세가 일어나거나 심신이 허약해져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평소에 체력을 단련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건강하고 정상적인 성생활로 즐거움을 찾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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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