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획사 충격적인 '박봉' 월급봉투 대공개

  • 김지선 loxloxloxl@hotmail.com
  • 등록 2012.06.04 16: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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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치 월급이 고작? "짠돌이 사장님 나빠요~"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K-POP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이 해외 여기저기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청년 구직자들은 치솟는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너도나도 대형기획사에 입사하려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대형기획사들은 겉으로 보여주는 화려한 외형과 스타를 앞세운 명성과 달리 좁은 문을 통과한 청년 구직자들의 고혈을 빨아먹는다는 지탄이 끊이질 않고 있다. 넉넉한 혜택은 몇몇 임원과 인기연예인 몫이고 일반 직원들은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일요시사>가 국내 3대 대형기획사에서 종사하는 직원들의 평균연봉을 낱낱이 파헤쳤다.

국내 대형기획사라 함은 SM, YG, JYP를 들 수 있다. 최근 이들 3대 기획사들이 실질급여에 관한 사업보고서(2011년 기준)를 공개했는데 가히 놀라울 지경이다. 이는 연예인을 제외한 일반 직원들의 평균연봉이 적나라하게 비교돼 있었고,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었다.

이 바닥도 별 수 없네

엔터테인먼트 3사 중 가장 높은 평균 연봉을 책정한 곳은 SM엔터테인먼트다. SM엔터테인먼트는 K-POP을 널리 알리는 데 선두적인 역할을 한 기획사로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이 소속돼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기획, 관리, 매니지먼트 등 일반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남성의 경우 평균연봉 2999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SM 일반 남자직원은 정규직 82명과 계약직 22명, 기타 2명으로 총 106명으로 구성됐고, 평균 근속연수는 3년8개월이다. 그에 비해 여성은 약 2239만원을 평균연봉으로 받았고 정규직 49명에 계약직 32명, 기타 6명으로 근속연수는 3년4개월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0년 평균연봉보다 더 낮은 수치로 남자 3096만원, 여자 2710만원에 비해 각각 3.1%, 17.4% 줄어든 결과다. 남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12개월로 환산해서 비교하면 남자는 한 달 평균 249만9000원을, 여자는 186만6000원을 받은 셈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회사 전체 매출액은 65.5% 증가하면서 "소수 임원들과 소속 연예인들만 호사를 누리는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개성 있는 비주얼과 음악성으로 젊은 층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빅뱅, 2NE1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 또한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와 같이 기획, 매니지먼트 총괄을 맡는 일반직원 중 남성 직원의 평균연봉은 2612만원이며 여성 직원은 2416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12개월 기준으로 환산하면 남성은 217만7000원을, 여성은 201만4000원의 월급을 받는 셈이다. YG는 남성 49명의 정규직과 13명의 계약직원으로 합계 62명이고 평균근속연수는 2년9개월이다. 여성은 정규직 49명, 계약직 13명으로 총 51명이며 근속연수는 2년1개월로 돼있다.

반면 지난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YG엔터테인먼트의 총 매출액은 780억원으로 1년 간 거액을 거머쥔 엔터테인먼트사가 됐다.

화려함과 명성에 비해 급여 수준은 최하위
기업 매출액 증가…직원 평균연봉은 감소

사람들은 "YG의 화려한 사옥이 보여주듯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충분히 고소득을 얻을 수 있을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환상을 한다. 하지만 실상은 너무 척박하다. 일은 고되고 그에 비해 얻는 소득은 적으니 누가 봐도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일이다. 게다가 최근 해당 기획사 대표가 소속가수들에게 지분을 나눠줬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비난세례가 더 가중됐다.

JYP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진출에 힘을 싣고 K-POP을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당당히 올리는 등 해외 음악시장에서 커다란 발전가능성을 보여준 기획사다. 가수 박진영이 소속된 기획사로도 잘 알려진 JYP의 직원 평균 연봉이 3대 기획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지며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남녀 직원의 연봉은 각각 2261만원, 1075만원으로 특히 여성 직원의 연봉이 눈에 보일만큼 현저히 낮았다. 이를 월급으로 치면 남자는 237만5000원, 여자는 175만7000원이다. 일각에서는 JYP의 직원 급여가 짠돌이 수준을 넘는다며 "미국 진출에 모든 돈을 쏟아 부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 정도다.


평균 근속연수는 타 기획사와는 달리 남자는 7개월, 여자는 6개월로 1년도 채 안되는 근속연수를 보였다. JYP는 남자직원 9명, 여자직원 12명으로 총 2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다 정규직이라는 특성이 있다.    

해도 해도 너무 하네

정리하면 전체 남녀 직원의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기획사는 SM엔터테인먼트가 차지했고 차례로 YG, JYP 순이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것은 세 기획사 모두 같다. 또한 이들 기획사에서 책정한 연봉은 일반 기업의 평균 연봉에 한창 못 미치는 수준이며 3대 기획사가 벌어들이는 연간 수백억의 매출액에 비해 직원의 복지수준은 한참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상에 이 자료가 이슈화 되면서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생각보다 너무 적다" "화려한 이면 뒤에 가려진 턱없는 복지혜택에 실망했다"는 말했다. 

이 점을 고려해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최근에 국내외 명문대와 석·박사 학위 소지자, 2개 국어 이상을 구사하는 자 등 다양한 스펙을 자랑하는 인재들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학력과 관계없이 처음에는 무조건 고된 로드매니저 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허황된 꿈만 품고 오면 이 바닥에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연예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3대 대형기획사라고 불리는 회사들이 오로지 소속 연예인 중심으로 투자하고 투자한 만큼 수익창출에만 혈안이 돼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그에 비해 일반직원들은 저임금을 받고 고된 일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복지혜택도 받기 힘든 악순환이 반복 된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대형기획사들. 명성을 이용해 자기 뱃속 채우기에만 급급해 하기보다는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직원들의 땀을 기억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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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