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힘든 세상.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좀 더 좋은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는 직장에 다니기 위해 쉴 틈 없이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인생의 '롤모델'. 평소 삶의 멘토 또는 동경하는 리더상 등을 정해두고 그들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영웅'은 과연 어디에, 누가 있을까?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닮아가라'는 말이 있다. 뭔가를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롤모델을 가지는 것이 자기 성장의 주요 열쇠가 된다는 것. 이 때문에 많은 대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는 등의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이 가운데 2012년 대학생들이 닮고 싶은 CEO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정돼 눈길을 끈다.
작년 이어 올해도?
직업구직사이트 '잡코리아'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닮고 싶은 CEO 부문별 1위'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문별로 국내 굵직굵직한 대기업의 리더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녀 대학생 대부분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의 리더를 동경했고, 지난해에 이어 거듭 1위의 기염을 토한 리더들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우선 '제조업 IT계열' 분야 1위는 삼성전자의 최지성 부회장이 34.2%의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조업에서 공기업까지 30%대의 지지율을 얻은 유일한 인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도 선정돼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결과를 보였다.
그 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이었다. 이어 '제조업 비IT계열' 부문에서는 남녀 대학생 모두에게 17.0%의 고른 지지를 받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이 부문의 설문조사 3위는 성별에 따라 관심있는 분야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재미있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여학생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를 지지한 반면, 남학생은 김용성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을 지지했다.
비제조업 부문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인물은 김상현 NHN 사장이다. 김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변함없이 11.5%의 지지율을 보이며 선두자리를 챙겼다. 그 외 유통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이는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각 3, 4위에 올랐다.
대학생 1천명이 뽑은 '워너비 CEO' 정몽구·최지성
"창의적 마인드 키워나가야 진정한 결실 이룬다"
'금융(은행·지주)권'에서도 작년과 변함없이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29.8%의 지지율을 보이며 연이어 1위 자리를 지켰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8.7%의 지지율을 획득해 2위 자리에 앉았다. 어 회장은 고려대 총장 시절부터 '모범적인 CEO 총장'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찌감치 그 업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카드·증권계열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6위(7.0%)에 머물렀던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이용실적 70조8092억원을 기록하고 SNS를 통한 젊은 고객과의 소통하는 등의 열정을 보이며 1위(18.4%)로 껑충 뛰었다. 삼성증권의 김석 사장(15.6%), 최지훈 삼성카드 사장(10.2%),김창수 삼성화재 사장(7.1%)은 나란히 2, 3, 4위를 차지하며 삼성가의 파워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7.0%의 지지로 5위에 올랐다.
이어 '코스닥 상장기업' 부문은 스타강사 출신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단독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세우고 온라인 교육업계의 선두주자로 활약한 바 있다. 대학생들은 “대학 입시 때 손 회장의 특유의 친근감을 내세운 직·간접적인 교육경영방식이 일률적 공교육에 지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돼 이번 조사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에 작년 1위를 차지했던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올해 조사에서는 2위에 그치고 말았다.
삼성가의 위력
'공기업 부문'은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1위부터 3위까지 지난해와 다를 바가 없었던 것.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14.9%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10.6%),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10.1%)이 각각 2, 3위를 내주지 않고 꿋꿋이 제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혀를 내두를만한 국내 기업의 리더들은 그들만의 창의적인 경영전략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해 세계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지금의 청년들과 같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열정과 노력이 숨겨져 있다.
기득권 세대들은 어려운 현실에 놓인 청년들을 향해 "국가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 경기침체와 취업률 난조로 인해 자신의 위치를 불안정해하고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며 창의적인 직업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길로만 가려한다.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독창적인 플랜을 짜서 그 점을 주요로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염려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