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드라마 <천추태후>로 2년 만에 복귀 채시라

“여전사의 카리스마 제대로 보여주고파!”

배우 채시라가 여성이 리더인 사극 <천추태후>에 출연해 강인함을 선보인다. <천추태후>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천추태후가 강감찬, 서희 장군과 함께 고구려의 옛땅을 회복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거란과 맞서는 내용의 초대형 사극이다. 채시라는 <천추태후>에서 고려의 이상을 품은 천추태후 역을 맡았다. 채시라는 인터뷰에서 “요즘 알파걸이 뜨고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 여성 리더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점이 나에게 의미가 깊다”며 “천추태후가 재조명돼 ‘우리 역사에도 멋진 여성리더가 있었구나’라는 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주’ 부르짖는 희대의 여걸 연기
촬영하다 말에서 떨어져 골절상도 


드라마 속 천추태후는 구중궁궐 깊은 곳에서 사랑싸움을 하거나 치열한 권력 암투를 벌이는 조선시대의 왕후 같은 모습이 아니다. 직접 성을 쌓고 칼을 들어 적을 베고 말을 달려 활을 쏘는 여장부이자 목숨을 건 사랑을 하는 지고지순한 여인이고, 병약한 아들에 번뇌하는 여느 어머니이며, 그 모든 것에 앞서 나라를 생각하는 고려의 딸이다.
“기존 사극은 남성 중심적인 작품이 많았잖아요. 여성은 조금씩 지나가듯 살짝 보여주거나, 거의 투기하고 싸움하고 이런 모습으로 나왔으니까. <천추태후>는 달라요. 당시는 여성이 자유로웠던 시대라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현대와 비슷해요. 요즘엔 딸도 알파걸로 키우고 싶어하고, 골드미스라고 결혼하지 않고 사회 생활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잖아요.”
채시라는 <천추태후>에 타이틀롤로 캐스팅되자마자 지난 5월 하순부터 승마와 무술연습에 매달렸다. 프로로서 근성과 오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는 유연하고 여유있게 말등에 올라 말을 다독여가며 타는가 하면 말을 탄 채 활을 쏘는 모습에서도 자연스러움과 기품이 넘친다. 

“온몸이 멍투성이 됐죠”

“연기자는 뭐든 자신이 직접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장군들과 함께 전쟁에 나가 거란족과 싸우는 기개 넘치는 천추태후 역을 소화하려면 실감나게 말을 타고 활을 쏘면서 칼도 써야 할 것 같아 캐스팅되자마자 연습에 들어갔죠.”
전쟁 신이 많은 만큼 부상도 잦다. 승마연습 중 낙마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채시라는 전치 2주라고는 했었으나 생각 이상으로 부상이 심각해 실상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촬영 재개 이후 촬영 도중 다시 한 번 낙마 사고를 당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는 등 부상의 위험을 수차례 겪었다.

“길게 가는 드라마에 방송 후 더 아파지면 드라마에 피해가 갈 것 같다는 생각에 초반에 몸조리를 잘해서 완전히 나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 부상을 입었을 땐 병원 알리는 것도 피하고 몸조리했죠. 액션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다치는 경우가 많아요.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필수인 것 같아요.”
원칙을 고집하는 채시라의 단단한 성격은 육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갓 돌이 지난 아들의 모유 수유를 위해 한 달 전까지 촬영장에서 젖을 짜 얼려놓았다가 집으로 공수했다.
“아이에게는 모유가 좋잖아요. 저는 뭐가 좋다고 하면 머리속으로만 그렇구나 하고 마는 성격이 아니라 ‘그래 얼마나 좋은가 나도 한 번 해보자’ 그렇게 실천해보는 스타일이에요.”

진실 보여주는 배우 되고 싶어

채시라는 <여명의 눈동자>의 여옥, <왕과 비>의 인수대비, <해신>의 자미부인 역 등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 카리스마 있고 선이 굵은 역을 많이 해왔다.
“채니 아빠(남편 김태욱)가 그러는데 제가 아기자기한 드라마보다는 스케일이 큰 게 더 어울린대요. 글쎄, 덩치가 커서 그런가. 제가 현대물, 사극 고루 다 해본 편인데 사극을 했을 때 빛이 난다는 얘기를 들어요. 어쨌든 어울린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웃음)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장점을 ‘성실함’이라고 꼽았다.

“광고모델부터 시작했는데 드라마 처음 할 때도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대로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 보니 결과가 좋고, 결과가 좋으니까 ‘아, 열심히 하니 잘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는 갑자기 뜬 게 아니라 차근차근 된 거 같아요. 좋은 작품도 만났으니 운도 참 좋았죠?”
숭인여중 재학 중이던 지난 1983년, 모 화장품 CF로 데뷔한 채시라의 연기 경력도 어느덧 20년을 넘어섰다. 이제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자연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오산(誤算)’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예전에는 멋모르고 덤벼들었죠.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또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 게 두렵고 또 무서워요. 이제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실을 보여주는 ‘진짜 배우’가 돼야 한다는 다짐을 매일같이 해요.” 

사진 송원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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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