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세상> 공개된 축구대표팀 유니폼 디자인 논란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22 08: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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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장갑 연상 시키는 '무(無)디자인'이 콘셉트?"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유니폼이 발표됐다. 이번 유니폼은 기능적으로 이전 유니폼에 비해 23% 가벼우면서도 20% 더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유니폼을 접한 누리꾼들은 유니폼 디자인을 두고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누리꾼들은 "너무 촌스럽다"는 의견과 "깔끔하고 좋다"는 의견을 보이며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축구협회의 공식후원사인 나이키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나이키 풋볼 큐브(지인 스퀘어)에서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유니폼 발표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최강희 감독이 참석해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고, 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이 축구대표팀의 새 유니폼 모델로 등장해 전문 모델 뺨치는 옷맵시를 자랑했다.

기능은 '최고' 디자인은?

이날 공개된 유니폼은 오는 6월부터 시작되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부터 선수들이 착용하게 될 홈경기용 유니폼으로서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제작됐다. 상의는 붉은색 바탕에 태극문양을 상징하는 원을 뜨개형식으로 짜냈으며 하의는 호랑이 줄무늬가 주된 특징이다. 상의 목 뒷면 안쪽에는 한글서체로 '투혼', 양말에는 영문 'KOREA'가 새겨져 있다.

이번 유니폼은 기능면에서 최고의 유니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전 유니폼에 비해 23% 가벼우면서도 20% 더 튼튼하게 만들어졌으며 전체적으로 몸에 더 밀착될 수 있도록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을 접목해 속도감을 높였다. 또한 상의는 96% 이상, 하의는 100%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되어 유니폼 한 벌 당 약 13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친환경 유니폼이다.

나이키는 "유니폼 재질은 통풍과 땀 흡수에 탁월한 '나이키 프로 컴뱃 하이퍼 쿨 2.0'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도록 하겠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피터 곽 나이키 코리아 대표이사는 "새 유니폼에는 '혁신'과 '파트너십'이라는 두 가지 테마가 담겨있다"며 "나이키는 1996년부터 대한축구협회와 함께하며 많은 발전이 있었다. 앞으로도 선수와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새로운 유니폼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찬반 의견이 나뉘었다.

아이디 bomido***는 트위터에서 "이번에 공개된 유니폼이 나이키 매장 마네킹에 입혀져 있는 것을 봤다. 기성용이 입어서 예뻐 보이지 매장에서 봤던 유니폼은 너무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옷의 촌스러운 디자인을 모델이 살린 격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디자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렇게 성의 없이 만든 것 같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너무 촌스럽다, 모델이 디자인 커버한 격"
"모양도 잘 빠졌고 깔끔하고 예쁜 것 같다"

아이디 short***도 트위터에서 "왜 자꾸 나이키 유니폼만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유니폼을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나이키 뿐인 것도 아닌데…. 뭔가 수상한 냄새가 난다"면서 "앞으로는 유니폼을 선택할 때 여러 업체의 샘플을 받아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또 "나이키는 디자인 만드는 힘을 자신들의 로고를 만들 때 다 썼기 때문에 디자인을 멋있게 만들만한 힘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 hidjfls***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개인적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이 매번 바뀌었다 바뀌었다 하는데 그렇게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인가. 빨간색과 파란색만 고집하지 말고 검정색과 흰색 등 혁신적인 변화도 필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이디 spad****는 인터넷 뉴스 댓글에 "디자인이 심플하다 못해 아무것도 없다. 고무장갑인가. 찜질방에서 그냥 주는 티셔츠보다 못한 디자인이다. 나이키는 원래 농구화와 에어맥스로 먹고 산 브랜드다. 유니폼 하나는 정말 못 만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누리꾼들은 "이탈리아 유니폼 좀 보고 배워라" "너무 촌티 난다" "연습용 유니폼 같다" "나이키가 우리나라만 무시하는 건지" 등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유니폼의 깔끔함과 단순함을 장점으로 뽑는 의견도 많았다.

아이디 simgun***는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의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각 해당 나라나 팀을 상징하는 색을 잘 뽑아내는 것 같다. 디테일적인 요소나 조화로운 디자인도 좋지만 넓은 운동장을 쓰는 스포츠일수록 눈에 잘 띄어야 되는 게 우선순위라 본다. 디자인 보는 시각이야 주관적인 거라 다들 다르다고 보지만 우선 유니폼을 직접 본 내 생각은 모양도 잘 빠졌고 비교적 심플하니 깔끔하고 예쁜 것 같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혁신' '파트너십' 강조

아이디를 밝히지 않은 한 누리꾼은 "무식한 사람들 같으니라고. 디자인 시안이 몇 개 있었을 것이고 저 유니폼을 고른 건 우리나라 관계자들이다. 나이키 디자인 콘셉트 자체가 심플한 추세이고 거기에 잘 맞게 디자인 됐을 뿐 절대 나쁘지 않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욕부터 하는 근성들을 버려야 한다"고 유니폼 디자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경계했다.

23%가 가벼워졌다는 나이키 측의 주장도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디 jidlskf***는 트위터에서 "진짜 궁금한 게 유니폼 공개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게 '기존 유니폼보다 몇% 가볍다'인데 내가 이 문구만 20년 넘게 본 것 같다. 이게 사실이라면 처음에는 축구선수들이 방탄복을 입고 경기를 했다는 소리인데 솔직히 유니폼 무게는 2002년을 기점으로 별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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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