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6주년특집>재계 양대산맥 '차세대 리더' 입체분석(上)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 송응철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25 16: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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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내일 책임지는 '젠틀한 리더십'…대한민국 경제도 아우를까?


[일요시사=송을철 기자] 재계 1위 기업 삼성. 변치 않는 재계순위 만큼이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지배력도 여전하다. 그러나 최근 그룹 내에서 이재용(JY) 삼성전자 사장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2010년 사장으로 승진, 경영전면에 나서면서부터다. 재계에서 삼성의 세대교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이는 이 사장이 한국경제를 이끌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이 사장이 흔들리면 삼성이 흔들리고 삼성이 흔들리면 한국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등식이 100% 성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등식을 전면 부정하기도 힘든 게 현실. 과연 이 사장에게 우리 경제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창간 16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차세대 '재계 대통령' 1순위를 다투는 JY의 모든 것을 완벽 해부해봤다. 



#성장과정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1968년 6월23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후 1981년에는 서울 경기초등학교를 졸업한 이 사장은 1984년에는 서울 청운중학교를 거쳐 1987년에는 서울 경복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 사장의 학창시절은 여느 학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부잣집 도련님이었지만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등 전혀 재벌자제 티를 내지 않았다. 또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매사에 성실하고 리더십도 강했다. 당시 정·재계 인사들의 자제가 많이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던 경복고에서 반장으로 활동할 정도였다.

고교 졸업 후 87학번으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 입학했다. 경영학이 아닌 인문학을 전공으로 택한 것은 할아버지 이병철 삼성 창업주와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공부'보다 '사람공부'를 충실히 하라는 것이었다.

1992년 학사과정을 마친 이 사장은 일본 게이오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택한 것은 "미국을 먼저 보고나서 일본을 나중에 보면 일본문화의 섬세함과 일본인의 인내성을 알기 힘들다"는 이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1995년 '일본 제조업의 산업공동화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석사과정을 마친 이 사장은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으로 날아갔다.

#경영수업

이 사장은 2001년 박사과정 수료 직후부터 삼성전자 상무보로서 공식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당시는 삼성전자가 해외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던 때였다. 이 사장은 해외사업장을 두루 돌기 시작했다.

삼성의 해외법인을 모두 둘러봄은 물론, 각국의 주요 거래선들과도 긴밀하게 접촉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가전 등 주력제품을 앞세워 선진시장과 본격적인 경쟁모드에 돌입했다. 이 사장은 이후 한 해에 100일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이런 공격적 행보로 2002년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세계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런 경영성과는 이 사장의 경영수업에도 탄력을 붙였다. 삼성전자의 체격과 체력이 강해짐에 따라 이 사장의 운신의 폭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그는 2003년 경영기획팀 상무로 승진하면서 진정한 임원의 길로 들어섰다.

2007년에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고 회사의 신설 조직인 CCO(최고총괄책임자)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부상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가 맡은 CCO는 삼성전자의 거래처나 최종 소비자 등 모든 고객 접점에서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였다.

성실하고 리더십 강해…재벌가 자제 티 내지 않아
2001년 경영수업 시작한 지 꼭 10년 만에 전면에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직책인 CCO가 책임한계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을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수업 과정의 이 사장에게는 전사적 조직을 맡으면서 기업경영 전반적 활동에는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러던 2008년 '삼성 특검'이 불거졌고, 이 회장의 경영퇴진이라는 절체절명의 중대 위기에 몰렸다. 이 사장 역시 '백의종군' 하겠다는 입장 표명과 함께 보직을 내려놓고 해외순환 근무에 나섰다.

당시 애플, IBM, AT&T, 소니, 닌텐도 등 전자·통신업계 최고경영진들과 친분을 쌓아가며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엘 고어 전 미 부통령,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 등 미국 정계의 주요 인사들과도 모임을 통한 만남을 해왔다.

2009년부터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휴대폰, 반도체, LCD, 가전 등 주요 사업부만의 경영을 지원하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사업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2010년에는 삼성전자 사장으로 선임돼 입사한 지 꼭 20년 만에 경영전면에 나서게 됐다.

#지분구조

이 사장은 경영전면 진출과 동시에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그 기반을 닦는 작업이 시작된 건 1995년. 계열사 주식을 매입하는 작업을 통해서다. 당시 재계는 이 사장이 삼성의 후계자에 낙점됐다고 판단했다.

종잣돈은 이 회장이 1992년 증여한 61억원이었다. 이 사장은 이 돈으로 삼성엔지니어링과 에스원의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에 매입했다. 이 작업을 통해 이 사장은 순환출자의 핵심인 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보유하게 됐다.

이는 이후 경영권 승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낸 세금이 16억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이 이와 관련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관련 법리적 문제는 말끔히 해결됐다.

1995년부터 계열사 주식 매입해 지분구조 정점
5대 신수종 사업 확장하는데 리더십 발휘해야

그러던 2010년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KCC에 7739억원에 매각했다. 장부가(주당 214만원)보다 15% 가량 할인돼 헐값에 넘겼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과거 재계 라이벌이던 범 현대가와 협력관계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 지분 매각으로 삼성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던 순환형 지배구조를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의 단선형 구조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이 사장은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라서게 됐다.

#성향·성격


이처럼 삼성을 등에 업고 있는 만큼 이 사장의 업무는 만만치 않다. 스트레스가 쌓일 만도 하지만 이 사장은 크게 화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아직은 경영수업 중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평소 주위를 배려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성품에서 기인한다는 게 삼성 주변의 평가다.

특유의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이슈가 있을 때도 주위를 크게 긴장시키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의 얼굴 특징은 미소다. 그리고 부드럽다. 외유내강형 경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각종 회의에서 자신의 뜻과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일단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난 뒤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상명하달보다는 적극적으로 질문하면서 토론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하의상달식이다.

현안처리에 있어서도 관련 전문가 및 멘토와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사업구상에서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장은 부회장급은 물론 사장, 부사장급 이하 임원들과도 교감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는 이 사장 자신만의 색깔을 내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과제

그런 이 사장의 숙제는 삼성전자 위상을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신사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5대 신수종 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 사장의 미래 경영을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5대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다섯 가지다. 크게 보면 앞의 세 가지는 '에너지', 뒤의 두 가지는 '건강'으로 요약된다. 이 사장이 미래의 삼성을 키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다.

삼성이 정한 신사업은 10년 뒤 유망한 사업일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배터리, LED는 대표적 친환경 사업이다. 이는 각국 정부의 녹색산업 투자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이다.

자연스럽게 향후 삼성의 주력 계열사도 삼성전자와 더불어서 바이오나 환경 관련 계열사가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삼성이 앞으로 해당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이 사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삼성 안팎에선 이 사장이 경영수업이 언제 종료될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별다른 손색없이 삼성의 차세대 리더의 길을 걷고 있는 데다, 다른 재계 2~3세들이 대부분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경영의 한 가운데 있어서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선 이 사장을 평가절하 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직 뚜렷한 사업성과를 보여주지 못해서다. 대표적인 예가 'e삼성'의 실패다.

1990년대 말께에는 세계적으로 '정보기술(IT) 열풍'이 불어 닥쳤다. 이즈음 이 사장은 자본금 100억원으로 'e삼성'을 설립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본데 더해, 그 부실을 계열사들에 넘겼다는 혐의로 법정공방까지 벌였다. 첫 사업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장에게 '족쇄'가 되고 있다.

이는 이 사장 역시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진주를 잉태하는 조개의 아픔을 넘어서야 한다. 앞으로 10년 뒤 그의 어깨엔 지금까지 짊어져 온 모든 짐보다 수십배, 수백배 무거운 짐이 놓여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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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