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안성오일장

흥겹고 신명나는 전통시장 ‘안성맞춤이구만요’

수도권에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경기도 안성의 오일장이다.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 안성 중앙시장 주변에 Y자 형태로 들어선다. 안성장은 조선시대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 3대장으로 불릴 만큼 컸다. ‘안성장은 서울장보다 두세 가지가 더 난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영조실록>에는 안성장의 규모가 서울의 이현시장이나 칠패시장보다 커서 물화가 모이고 도적떼들도 모여든다는 기록이 있다. 더불어 ‘안성맞춤’으로 대변되는 ‘유기’를 살펴볼 수 있는 안성맞춤박물관, 신명나는 남사당놀이를 관람할 수 있는 남사당공연장, 아침 안개가 서정적인 고삼저수지 등과 함께 일정을 짜면 알찬 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 경기도 안성시 서인동

봄을 느끼기에는 전통 오일장만한 곳이 없다. 요즘의 장터 좌판은 아낙들이 캐 낸 향긋하고 상큼한 봄나물로 가득하다. 싱싱한 생선도 장터 한켠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뜨끈한 가마솥국밥이 김을 무럭무럭 피우며 구수한 냄새를 진동시킨다. 오일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보면 완연한 봄을 실감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가운데 한 곳이 경기도 안성의 오일장이다. 안성은 고을 이름부터 푸근하고 넉넉하다. 예로부터 산수가 온화해 자연 재해가 없고 각종 물산이 풍부해 살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동네 이름에도 편안할 ‘안(安)’자가 들어갔다.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도 “안성은 경기와 호남바닷가 사이에 있어 화물이 모여 쌓이고 공장과 장사꾼이 모여들어 한양 남쪽의 한 도회로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도권에서 전통시장 분위기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살기 좋은 안성은 안성장에 가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안성장은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 안성 중앙시장 주변에 Y자 형태로 늘어선다. 길이는 약 1.5km. 지금은 옛 모습과는 사뭇 다른 현대화된 시장분위기를 풍기지만 구수한 인심이 넘치는 옛 장터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안성장은 조선시대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 3대장으로 불렸다.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 등 삼남지방에서 출발해 한양을 가는 지방의 상품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안성이 동래~대구~충주~용인~백교~한양으로 이어지는 영남로와 영암~나주~정읍~공주~수원~한양으로 이어지는 호남로가 만나던 지점이었던 까닭이다. 안성이 곧 동서와 남북의 물산들이 모이던 물산집하장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인데, ‘이틀이레 안성장에 팔도화물 벌일 렬(列)’이란 천자문 풀이도 있었고 ‘안성장은 서울 장보다 두세 가지가 더 난다’는 속담이 생길 정도였다. 그만큼 상품의 종류가 많고 값도 쌌다는 뜻이다. <영조실록>에는 안성장의 규모가 서울의 이현시장이나 칠패시장보다 커서 물화가 모이고 도적떼들도 모여든다는 기록이 있고,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서울로 모이는 물산을 매점매석하기 선택한 곳이 안성장이다.

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은 오전 10시 무렵. 하지만 상인들이 좌판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보려면 9시까지 장에 나와야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난다. 시골장의 풋풋한 인심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어 장이 서는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변 지역과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대구장·전주장과 더불어
‘조선 3대장’으로 불려

시장은 초입부터 시끌벅적하다. 달래며 냉이, 두릅, 버섯, 더덕, 상추, 오이, 감자 등 나물과 채소, 푸성귀를 펼친 좌판이 늘어서 있다. 커다란 비닐봉지 하나 가득 담아도 5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5000원어치를 사니 한 움큼 가득 더 담아준다. 세상이 각박해져 간다지만 아직도 시골 장터에는 이런 인심이 넘쳐난다. 곡물 가게 앞에 놓인 조, 수수, 콩 등이 담긴 자루는 미술작품인양 화려하다.

어물전도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 생선이며 조개류들을 가득 차려놓은 좌판에서 봄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옷과 잡화에다 옛날 필름카메라 등을 파는 골동품상까지 들어서 있어 장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물건 사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장 구경은 역시 사람 구경이다. 나물 좌판 할머니, 구수한 입담으로 손님을 불러 모으는 청국장 아줌마, 리어카 카페 마담 등 장터 상인들도 구경꾼의 흥을 돋운다.

푸짐한 먹을거리도 장터 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 안성하면 국밥이다. 예부터 안성장은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 또한 유명했는데, 안성장에서 떠돌이 장돌뱅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이 장터국밥이다.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매콤하고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해치우고 나면 봄기운으로 나른한 몸은 어느새 보약 한 첩을 먹은 것처럼 힘이 솟는다. 


장 주변엔 둘러볼 곳도 많다. 안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안성맞춤’으로 대변되는 ‘유기’이다. 안성 유기가 다른 지방보다 유명했던 이유는 깐깐한 서울 양반가들의 그릇을 도맡아 만들었기 때문. 안성 유기그릇은 제작 기법이 정교해 당시 양반들이 선호하던 작고 아담한 그릇을 만드는데 적합했고 품질이 뛰어나 사람들의 마음에 꼭 들었다. 바로 여기서 안성유기를 대표하는 ‘안성맞춤’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 유기, 그리고 안성의 농업 및 향토문화를 소개하고자 안성시에서 건립한 시립박물관. 유기의 제작과정과 특성을 모형과 영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다 안성의 불교문화, 유교문화 등 안성의 역사와 문화도 만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안성은 재인의 땅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유랑 예인(藝人) 집단인 남사당패들의 본거지가 안성이었고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최초의 여자 꼭두쇠(우두머리) 바우덕이도 안성이 고향이다. 바우덕이의 성은 김(金), 이름은 암덕(巖德). 바우덕이는 ‘암덕’을 한글로 풀이한 것이다.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바우덕이는 다섯 살 때 청룡사 안성 남사당에 입단해 열다섯의 나이에 남사당패 역사상 최초의 여성 꼭두쇠로 추대된다. 그녀는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공역자들을 위로한 풍물놀이판을 벌인 공로로 정삼품 당상관 벼슬을 하사받기도 했다. 그녀는 스물 둘의 꽃다운 나이에 폐병으로 숨을 거두기까지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오죽했으면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오고,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고 했을까. 남사당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흥겨운 남사당놀이를 볼 수 있다. 

예인의 고장 안성
바우덕이 흔적 만날 수 있어

바우덕이의 흔적은 청룡사 가는 길 서운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다. 그녀의 무덤인지는 정확하지는 않고, 안성시가 10여 년 전 전해오는 구전을 바탕으로 가묘를 만든 것이다.

바우덕이묘를 지나면 청룡사다. 고려시대 창건된 절로 조선 후기 남사당패들의 근거지였다. 이들은 청룡사에서 겨울을 난 뒤 봄부터 추수가 마무리되는 가을까지 전국을 떠돌며 연희를 팔며 생활했다. 그리고는 청룡사에서 내준 신표를 챙겨들고 추운 겨울이 되면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도 있다. 고삼저수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을 촬영한 곳이다. 아침이면 저수지에 떠 있는 수상좌대와 자욱한 안개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죽산성지와 미리내성지 등 천주교 성지도 돌아볼 만하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르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안해진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태평무전수관 → 남사당전수관 → 안성오일장 → 안성맞춤박물관 → 청룡사

♣1박2일 코스
첫째 날 : 태평무전수관 → 남사당전수관 → 안성오일장 → 안성맞춤박물관 → 청룡사
둘째 날 : 고삼저수지 → 서일농원 → 칠장사 

♣대중교통
버스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안성버스터미널까지 수시 운행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 → 38번 국도 → 안성중앙시장
-경부고속도로 → 평택제천고속도로 남안성IC → 안성중앙시장

♣주변 볼거리 : 3·1운동기념관, 안성객사, 안성마춤유기공방, 석남사, 미리내성지, 죽주산성, 풍산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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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펄 끓는’ 민주당 전대 관전 포인트

‘펄펄 끓는’ 민주당 전대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이벤트인 전당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다음 달 2일 선출되는 차기 당 대표는 1년 동안 거대 여당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과 더불어 ‘정권 초기 버프’를 톡톡히 받게 된다. 권리당원 득표 반영 비율이 55%로 높아진 만큼 당원들의 표심 확보가 필수다. ‘찐명’을 가려내기보다는 당원의 마음을 더 많이 사로잡는 쪽의 승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일정이 빽빽하다. 오는 10일 후보자 등록 이후 ▲19일 충청권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 경기·인천 순으로 순회 경선이 이어진다. 이후 당 강령에 따라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국민 30%로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결정된다. 한 달 앞으로 당심 어디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주권 시대에 맞는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은 “당을 위해서라면 힘들고 고달픈 길을 피하지 않고 항상 선당후사하며 희생과 봉사의 새로운 정당 문화를 열었다”며 “제21대 국회에서는 수석 최고위원으로 이 대표의 곁을 지켰고, 22대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무적 판단력, 정치적 결단력, 정책 추진력으로 유능한 민주 정당을 만들겠다”며 “항상 당 지도부와 ‘원팀 플레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개혁 공천 혁명 덕분에 정치에 입문한 노무현 정신의 후예”라며 “최전방 공격수로 별명이 ‘당 대포’인데 이제 당 대표가 돼 최전방 공격수뿐 아니라 최후방 수비수까지 담당하는 전방위적 선수가 되겠다. 혼자 하지 않고 당원, 국회의원, 국민과 한 호흡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원은 전당원투표제 상설화를 비롯한 ▲당원주권위원회 신설 등을 통한 당원주권정당 ▲ 12·3 불법 계엄 및 내란 행위 조사·처벌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당내 검찰·사법·언론개혁 TF가동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민주적 공천제도 마련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뒤이어 지난 23일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은 “먼저 출사표를 던졌거나 앞으로 던지게 될 분들과 더없이 멋진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재명정부의 성공에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당·정·대 관계를 원팀 수준으로 강화하고, 정치 공세 차단부터 입법·정책 시행 전반에 걸친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으로 하나하나 따박따박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VS 박찬대 외나무 승부 똑같이 개혁 외치지만…차이는? 내란 종식은 이정부가 지향하는 통합의 대전제라고도 주장했다. 박 의원은 “특검을 최대한 지원하고 특검 흔들기에 총력전으로 맞서겠다”며 “이를 통해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우리 공동체로부터 시급히 격리하겠다. 특검조차 정치 보복이라고 호도하는 세력과의 통합은 야합일 뿐, 윤석열정부에 빌붙어 불법을 저지른 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의 이전에 상식이다. 통합은 정의의 결과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개혁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정부 출범 후 꾸려지는 첫 번째 민주당 지도부는 ‘유능한 개혁 정치’를 철저하게 견지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약속한 ‘정의로운 통합’과 ‘유연한 실용’을 떠받칠 수 있는 집권여당의 효과적인 전략 방향이다. 정부는 통합과 실용에 방점을 찍고 여당은 개혁에 비중을 두는 역할 분담, 나아가 당정이 유기적으로 방향과 속도를 조율할 수 있는 진짜 원팀. 이것이야말로 이재명정부, 국민주권정부의 성공 열쇠”라고 거듭 설명했다. 정부와 하나가 되겠다는 포부는 모두 같지만 정 의원은 개혁, 박 의원은 통합에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을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하지만 도달하기까지의 방식과 결에서 차이가 느껴지는 이유다. 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을 지내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호통치거나 국정감사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등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해냈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의원은 이 같은 면모를 부각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어 꽉 막혀 있던 개혁안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의원은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9일 민주당 친명(친 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이하 민주혁신회의)’에서 “3개월 안에 이 문제를 해치우고 추석 귀경길 뉴스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리 높였다. 이어 “이정부의 성공만을 위해서 일하겠다”며 “싸우지 않고 승리할 수 없다. 당에서는 개혁 작업을 위해 강력하게 투쟁하고 그 성과물은 이 대통령에게 돌려드리겠다”고도 강조했다. ‘당 대포’와 ‘중고 신입’ 언론개혁도 꼬집었다. 지난 1일 KBS 라디오 인터뷰 중 진행자가 ‘추석 고향 갈 때 검찰청 폐지 뉴스를 듣게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건 좀 허언 아닌가’라고 묻자 “앵커는 왜 그렇게 얘기하나. 허언이길 바라냐”고 따졌다. 당황한 진행자가 부인했지만 정 의원은 “그래서 제가 KBS라디오는 잘 안 나오려고 했다. 이런 불편한 질문, 불공정한 질문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토로했다. 정 의원은 인터뷰 후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 클립을 올리며 “제가 진행자에게 강력하게 항의성 멘트를 날렸다. 화 안 난 척 인터뷰를 마쳤지만 하마터면 방송 사고 날 뻔했다. 공정한 방송개혁, 언론개혁을 빨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날 게시물에는 과거 자신이 <TV조선>과의 인터뷰를 거절한 방송 장면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화합에 무게를 실었다. 원내대표로서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 만큼 경험을 살려 이정부와 발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박 의원 역시 민주혁신회의를 찾아 “이 대통령과 확실한 협력, 자기를 앞세우지 않을 사람, 원팀 당정대 구축의 적임자, 당을 통합하고 중도보수까지 확장해 갈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 역시 9월 내로 검찰개혁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27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열린 ‘신속한 검찰개혁을 위한 광주시민 토크콘서트’에서 “검찰 스스로 개혁할 기회는 넘칠 만큼 주어졌지만 개혁은커녕 3년간 나라를 망친 주범으로 전락했다”며 “이제 시민의 힘으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강력한 검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헌법재판소 또는 대법원을 광주로 이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개혁에 대해서는 오는 9월까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내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의 6월4주 차 정기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정 의원이 37.6%, 박 의원이 27.1%를 기록했다. 정 의원이 박 의원보다 10.5%p 앞선 것이다. 개혁이냐 화합이냐 아울러 당심이 반영된 민주당 지지층의 결과를 살펴보면 마찬가지로 정 의원이 55.4%, 박 의원이 36.8%로 집계되면서 정 의원이 박 의원을 크게 따돌린 수치가 나왔다. 각종 개혁에서 속도를 내는 정 의원의 성향이 지지율을 탄탄히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 당을 찍어 누르듯 강력한 목소리를 낸 것이 당원들의 가산점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게다가 지진부진한 태도보다는 ‘정권을 잡았다고 방심하지 말고 거대 여당으로서 개혁을 완수하라’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정 의원의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실시했으며 조사 방법은 무선 100% RDD 활용 ARS 자동응답 조사였다. 응답률은 2.4%에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3.1%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두 사람은 각종 행사에 얼굴 도장을 찍으며 당원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먼저 정 의원은 지난달 27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기획한 콘서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콘서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리한 만큼 유세차 방문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4일에는 헌법재판소 탄학심판정에 출석해 17명의 법률대리인단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은 <국민의 나라>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의원이 당심을 흡수했다면 박 의원은 원내대표로 지내며 국회에서 쌓은 ‘여의도 민심’을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경기도의회에서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지역 기반의 민심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찐명’ 쟁탈전으로 흘러갈 것 같던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심에 구애하는 모습이 되면서 양 지지층 간의 아우성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지만 그 속에는 저마다 풀지 못한 앙금이 남은 것이다. ‘일단은’ 정에 몰리는 지지층 온라인 곳곳서 충돌 전전긍긍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바로 ‘정청래 수박설’이다. 정 의원은 강력하게 선을 그었지만 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지사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 “이 지사가 그냥 싫다”고 말한 영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에 정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정청래 보고 수박이라고 하면 도대체 수박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의원은 “한편으로는 속으로 감사했다”며 “저더러 수박이라고 욕을 한다면 누가 그걸 인정하겠느냐. 정청래가 ‘부당하게, 억울하게 작전 세력들로부터 공격받고 있구나’ 이런 인상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더 뭉치게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양쪽 지지자 역시 각종 온라인상에서 저마다 의견을 교류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좋아 고르지 못하겠다’ ‘행복한 고민이다’ 등의 게시글이 대부분이지만 일각에서는 결이 맞지 않는 부분을 놓고 거친 언사가 오가고 있다. 지지층 간의 불화를 인식한 듯 두 사람은 친분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과 화끈하게 경쟁하고 멋지게 단결하겠다”고 밝혔으며 정 의원 역시 “그 누가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할지라도 잡은 손 놓지 않고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함께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마음이 1g이라도 더 기우는 쪽이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지난달 26일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로 방문한 날 정 의원과 박 의원 둘 중 누구와 먼저 인사하는지를 놓고 당원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와 거리는 두는 모양새다. 만에 하나 명심을 차지하기 위한 네거티브 싸움으로 번질 경우 당의 분열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지난해 7월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6·3 조기 대선 후보 선출 과정이 있다. 특히 대선후보 선출 과정은 이미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의중인 이른바 ‘윤심’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서 그야말로 혈흔이 낭자한 패싸움이 됐다.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박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전 원내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추진했으나 일정이 알려지자 취소한 바 있다. 여당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오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됐다. 엎치락 뒤치락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해 “겉으로는 온화해 보이지만 모두의 신경이 이쪽(전당대회)으로 쏠려 있다. 50대 50, 49대 51 싸움 같은데 아직은 과열되지 않고 선의의 경쟁, 건강한 경쟁인 것 같다”며 “걱정이라면 지지자끼리 갈등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남은 한쪽이 응원하며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그래도 거친 네거티브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당권 접은 김경수, 어디 갔나 봤더니… 6·3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고배를 마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돌아왔다. 장관급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공직에 복귀한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임명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시작한 균형 발전의 꿈을,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행정수도 이전’과 초광역 협력을 통한 ‘5극3특(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 육성)’을 국토 공간의 대전환으로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김 전 지사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지방 균형 발전 컨트롤타워를 맡으면서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