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세 번째 이혼 위기 나훈아 '파란만장' 인생사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4.30 13: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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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연락두절…이젠 갈라서자"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나훈아보다 '파란만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가수가 있을까? 당대 최고 여배우와의 결혼과 이혼, '글래머' 배우와의 염문설, 희대의 기자회견 등으로 끝없는 파문을 몰고 왔던 나훈아가 이번엔 세 번째 이혼 소식과 함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이혼이 성립되면 나훈아는 1975년 배우 고은아와 사촌자매인 이숙희씨와, 1982년 배우 김지미에 이은 세 번째 파경을 맞게 된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지만 항상 악성루머를 몰고 다녔던 그의 인생사에 다시 한 번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가수 나훈아

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65)가 세 번째 이혼위기에 직면했다. 14세 연하인 그의 아내 정수경(51)씨가 지난해 8월 나훈아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현재 정씨는 미국에서 두 자녀와 거주하면서 소송을 진행 중이며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나훈아는 이혼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절반 요구
시세 11억원 상당

이 같은 사실은 한 월간지를 통해 처음 전해졌다. 이 월간지는 지인의 말을 인용해 "정씨가 두 아이가 상처받을까 이혼을 미뤄왔다. 정씨가 평소에도 '나훈아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연예인의 아내, 그것도 나훈아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 감내해야 할 일이 많았다. 어떤 일이든 참는 게 그녀의 몫이었다. 이제 여자로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녀 때문에 이혼을 미뤘던 정씨는 딸이 결혼하고 아들이 명문대를 졸업하자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자식 때문에 참고 살았는데 잘 성장해 더 이상 어머니의 손길이 필요치 않은 상황이 되자 자유로워지고 싶어졌다는 것.

정씨의 법률대리인도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나훈아가)좀 쉬어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한 뒤로 2007년부터 4~5년간 연락이 두절됐다. 정씨도 서운한 감정이 쌓이면서 이혼을 결심한 듯하다"고 이혼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로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위자료 11억 요구
"이제 와서 무슨 이혼이냐, 그냥 이대로 살자"

하지만 나훈아는 이혼을 반대하고 있다.

정씨의 지인은 "나훈아씨는 지금까지 잘 참고 살아왔는데 이제 와 왜 새삼스레 이혼을 운운하냐는 입장"이라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살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들 부부는 오랜 세월 동안 법적인 부부관계만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11억원 상당의 부동산 가처분 신청을 낸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 4월24일 한 온라인매체는 "정수경이 지난해 8월24일 나훈아 소유의 한남동 A주상복합아파트와 양평군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 소유권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 부동산의 절반을 요구했으며 시세로 따지면 11억원 정도 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훈아의 부동산 재산은 43억원이다. 그러나 22억원은 근저당이 설정돼있어 나훈아의 실제 부동산 재산은 약 21억원 정도다. 정씨는 나훈아에게 절반의 부동산을 요구한 셈이다.

"남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훈아의 이혼 소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3년 나훈아는 배우 고은아의 사촌인 이숙희씨와 결혼했지만 2년 후 이혼했다. 이어 당시 인기 절정이던 최고 여배우 김지미와 1976년 두 번째 결혼을 했다. 하지만 이 결혼도 나훈아의 가요계 복귀에 대한 두 사람의 의견 차이로 6년 만인 1982년 끝을 맞았다. 당시 건물업으로 부를 축적했던 김지미가 "호텔을 다 준다고 해도 무대에 세울 수 없다"며 나훈아의 가요계 복귀를 반대한 것.


이후 나훈아는 1년 만에 "아빠가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으로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나훈아의 아이를 낳은 주인공은 현재 나훈아와 이혼소송 중인 정씨.

정씨는 1976년 음반 <여군 일등병>을 발표하며 가요계에 데뷔했고 2년 뒤인 1978년 음반 <이름 모를 그 사람>을 발매한 14세 연하의 후배 여가수였다. 이들은 1985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으며 슬하엔 1남1녀를 두고 있다.

나훈아의 인생사도 결혼사 만큼 복잡했다. 공연 중 피습을 당해 몇 개월 동안 입원해야 했고 글래머 여배우와의 스캔들로 야쿠자에게 보복당해 성기가 절단됐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희대의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다.

1947년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무역상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사이에서 2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난 나훈아는 1965년 서울로 상경, 서라벌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1년 후 당시 19세였던 나훈아는 오아시스레코드를 통해 '천리길'이라는 곡으로 가요계에 공식 데뷔했다.

이후 '사랑은 눈물의 씨앗' '강촌의 살고 싶네' '가지마오' 등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KBS 음악대상을 수상했다. 1972년에는 '고향역'과 '머나먼 고향'을 내놓으면서 당시 최고의 가수였던 선배 가수 남진과 함께 한국 가요계의 양대산맥으로 떠올랐다.

결혼사 만큼 복잡한
나훈아의 인생사

한동안 전성기를 누리던 나훈아는 1972년에 인생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서울시민회관에서 리사이틀 공연을 하고 있는 도중 무대에 뛰어오른 한 청년이 깨진 유리병 파편으로 공격해 얼굴에 크게 부상을 입은 것.

해당 사건으로 나훈아는 병원에 몇 개월 동안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남진이 사주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나훈아의 팬들과 남진 팬들 사이에서 패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남진의 팬이던 취객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결론이 나 계획된 테러가 아닌 단독 범행임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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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 MBC 10대 가수 특별가수상을 수상하고 1989년 본인이 직접 작곡하고 가사를 붙인 '무시로'라는 곡으로 중년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에는 '갈무리' '영영'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 등의 곡들을 발표하고 심수봉의 '여자이니까', 이자연의 '당신의 의미', 강진의 '땡벌' 등을 작사, 작곡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공연 중 피습·여배우와의 염문설 이은 희대의 기자회견
이혼소송 탓에 발목 잡힌 나훈아, 컴백 시기 기약 없을 듯

하지만 2007년 2월에 예정됐던 세종문화회관 콘서트를 돌연 취소하며 잠적했던 나훈아는 2008년 1월 모 스포츠지 기자가 블로그에 '중견가수가 가슴 큰 젊은 여배우 K와 스캔들이 나서 야쿠자에게 보복당했다'는 글의 주인공으로 의심받으며 고초를 겪어야 했다. 해당 소식은 여배우 K가 김혜수·김선아로 나훈아가 야쿠자에게 폭행을 당해 신체중요부위가 절단됐다는 괴소문으로 번졌고, 결국 나훈아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서야 했다.


당시 그는 야쿠자로 인한 신체 중요 부위 훼손설을 해명하고자 기자회견 중 탁자로 올라가 지퍼를 내린 후 "5분을 보여주면 되겠나"며 대담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자신과 연루된 김혜수·김선아에 대해서는 "의지 약한 성격이라면 이 두 여인은 자살까지 갔을 것이다. 여러분 펜대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연예인들은 사람들의 호기심이 많은 직업이다. 진실에 가까운 걸 말해야지 애매모호하게 글래머 배우 K라고 하니까 김혜수, 김선아 둘 중에서 차라리 이름을 댔으면 그래도 한 사람만 당혹하고 힘들고 한 사람이라도 살지요"라며 후배 연예인을 감쌌다.

또 "정말 진솔하게 우리 김혜수, 김선아 후배 처자들 바로잡아 주셔야 한다. 그것 때문에 오늘 나온 것이다"며 진실을 밝혀줄 것을 간곡하게 청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나훈아는 활동을 중단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사실상 잠정 은퇴에 들어갔다.

한편 나훈아의 이번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이 알려지면서 그의 복귀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2008년 불미스러운 루머에 대한 기자회견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나훈아는 지난 2011년 데뷔 45주년을 기념한 콘서트를 열자는 주변의 제안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복귀 궁금증 증폭
다시 칩거 들어갈 듯


그러던 중 나훈아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120평 규모의 대지 면적에 연건평 300평에 이르는 2층 건물을 구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조심스럽게 컴백을 준비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또 지난 3월에는 지인의 결혼식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컴백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부인의 이혼 소송으로 인해 또 다시 칩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컴백 자체가 기약 없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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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