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3월의 맛있는 여행- 전남 영광

짭조름한 ‘봄 굴비’ 맛보러 영광으로 오시랑께요

전남 영광군 법성포는 서해바다가 육지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는 천혜의 항구이다. 연중 어느 때이든 고기잡이배들이 북적이는 곳이지만 영광을 대표하는 어종인 조기잡이가 한창인 봄철이면 유난히 활기차다. 그런데 서해 어디에서나 잡을 수 있는 조기가 왜 영광을 대표하는 생선이 되었을까? 그것은 영광 앞바다인 칠산어장을 지나는 봄철의 조기가 최고의 맛으로 손꼽는 알을 품은 때이기 때문이다. 영광에서는 싱싱한 조기를 살짝 염장해 말려 굴비로 만든다. 촉촉함이 살아있는 굴비는 불에 굽기만 해도 하나의 요리로 완성된다. 바싹 말린 전통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굴비찜도 일품이다.

연중 조기를 잡을 수 있는 기간은 8월 말부터 4월23일까지라 한다. 칠산어장을 지나면서부터 봄 조기는 산란을 위한 금어기에 들어서는 셈이다. 조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생선일 듯하다. 크기가 큰 조기는 잘 손질해 제사상에 올리고, 조금 작지만 싱싱한 조기는 그대로 탕을 끓이거나 잘 구워 밥상에 올린다. 너무 작아 생선 한 마리로 먹을 수 없는 조기와 손질한 내장은 젓갈을 담아 사용하니 버릴 것이 없다.

싱싱한 조기도 많은 사랑을 받지만 그보다 더 사랑받는 것은 조기를 살짝 염장해 말린 굴비다. 영광의 또 다른 특산품인 소금과 법성포의 해풍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굴비는 그 이름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겼다. 고려 인종과 이자겸의 이야기이다. 왕위를 넘보다가 영광으로 귀양 온 이자겸이 말린 참조기를 인종에게 진상하면서 생선의 이름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굴비(屈非)’라 지어 보냈다는 이야기이다. 이후 영광의 옛 이름 ‘정주’를 붙인 ‘정주굴비’가 말린 참조기의 공식이름이 되었다한다. 영광사람들은 당시 이자겸이 인종에게 보낸 굴비는 오가재비굴비였을 것이라 한다. 오가재비굴비는 곡우 즈음에 잡는 오사리조기로 만든다. 그만큼 봄날의 굴비가 맛있다는 이야기이다.

봄철에 잡은
말린 참조기가 으뜸

여기에 봄날 법성포로 불어오는 해풍과 쌀쌀한 날씨가 굴비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하지만 굴비의 소비량이 많아진 지금은 봄철 조기로만 굴비를 만들 수 없어 연중 잡히는 조기를 모두 수매해 사용한다. 수매한 조기는 즉시 냉동 저장한 후 하루 작업량만큼 해동해 굴비로 만들고 있다. 조기가 굴비로 변신하는 과정에는 꽤나 많은 시간과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제일먼저 필요한 것은 굴비의 맛을 좌우하는 소금이다. 법성포에서는 영광에서 생산된 천일염을 사용한다. 여기에 조기의 비린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저마다의 비법이 더해져 상품으로 완성된다.

영광의 굴비기업 ‘해다올’의 박윤수 대표는 인진쑥가루를 곱게 만들어 천일염과 섞어 사용하는 것이 해다올의 비법이라 말한다. 쑥이 굴비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는 또 하나의 비법은 온도를 맞추는 것이라고 한다. 작업장 내의 온도를 연중 일정하게 함으로써 동일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해동된 조기에 뿌려진 소금이 생선 안으로 배어들어가는 속도를 일정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조기의 크기에 따라 염장시간을 6~24시간으로 조절하는 것도 맛을 일정하게 하는 비결이다. 염장이 잘 된 조기는 두름으로 엮은 후 맑은 물에 씻어 더 이상 소금이 생선 안으로 배어들지 않게 한다. 이후 잘 말려주면 굴비가 완성된다.


바싹 말린 굴비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굴비찜

요즘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완전히 말린 굴비보다 촉촉함이 살아있는 굴비를 더 선호한다. 때문에 어디서든 완전히 건조된 전통굴비가 아닌 염장굴비를 더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옛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바싹 말린 전통굴비를 쌀뜨물에 담갔다가 쪄내는 굴비찜을 영광굴비 최고의 맛으로 손꼽는다. 하얀 쌀밥에 굴비찜 한 점 얹어 먹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더운 여름엔 밥을 물에 말아 굴비찜과 함께 먹으면 달아났던 입맛도 돌아오게 하는 별미란다. 말린 굴비를 찢어 고추장에 재었다 먹는 고추장굴비도 그 뒤를 따르는 맛이라고 한다.

영광굴비를 맛 본 후에는 영광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찾아가보자. 제일 먼저 찾아갈 곳은 법성포라는 지명이 생겨난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이다. 이곳은 인도승려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기 위해 찾아와 첫발을 내딛은 곳이라 한다. 법(法)은 불교를 성(聖)은 성인인 마라난타를 뜻한다고. 부용루, 탑원, 간다라유물전시관, 4면대불 등 볼거리가 많다.

법성포에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최고의 드라이브코스이다. 이 길에 영광해수온천랜드와 노을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영광해수온천랜드는 지하 600m에서 솟아나는 27.1℃의 염화나트륨 광천수를 사용한다. 온천을 즐기며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을전시관은 백수해안도로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이다. 백수해안도로에서 촬영한 아름다운 노을사진과 노을을 테마로 쓴 책들을 전시하고 있다.

영광해수온천욕 즐기고
다양한 문화유산도 보고

해안도로를 벗어나 군남면 동간리로 가면 영광 연안김씨 종택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 후기 영광 양반들의 생활을 살필 수 있는 이 집은 대문 위에 세워진 삼효문이 색다르다. 삼효문은 고종임금의 명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누각 위로 올라가면 세 분의 효성을 기리는 편액을 볼 수 있다. 삼효문의 현판은 고종임금의 형인 이재면이 썼다 한다. 안채에도 아궁이에 불을 넣어 목욕물을 덥혀 사용하던 목욕탕 등 흥미로운 공간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니 살펴보자.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코스1 명소탐방코스 :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법성포굴비정식(점심)→ 백수해안도로→ 해수온천랜드 → 노을전시관→ 연안김씨종택
·코스2 문화유적답사 : 불갑사→ 내산서원→ 연안김씨종택→ 원불교영산성지→ 법성포

<1박 2일 코스>
①첫째 날 : 백수해안도로→ 해수온천랜드→ 법성포굴비정식(점심)→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영광연안김씨종택(숙박)
②둘째 날 : 불갑사수변공원→ 불갑사(점심)→ 내산서원→ 귀가

<대중교통>
·서울↔영광 : 하루 19회, 40~50분 간격 운행, 소요시간 3시간40분(고속)
·광주↔영광 : 하루 35회 운행, 소요시간 50분(일반직행)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영광IC→ 함평·영광 방면 23번 국도로 좌회전 진입→ 단주로터리에서 우회전→ 22번 국도와 만나는 신평교차로에서 공음·법성포 방향으로 우회전 진입→ 약 9km 직진→ 법성포

<식당정보>
·동원정 : 굴비한정식 (061)356-3323 (법성면 법성리)
·007식당 : 굴비한정식 (061)356-2216 (법성면 법성리)
·명가어찬 : 굴비한정식 (061)356-1313 (법성면 법성리)
·해촌 : 백반 (061)353-8897 (영광읍 단주리)
·할매집 : 보리밥정식 (061)352-7844 (불갑면 모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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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