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급부상하는 까닭

  • 정혜경 jhk@ilyosisa.co.kr
  • 등록 2012.03.28 09: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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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드’ 위 무서운 질주 “세계를 유혹하다!”

[일요시사=정혜경 기자]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로드’를 달리는 현대·기아차의 질주가 무섭다. 기술력은 이미 해외 유명 업체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정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전문기관들도 현대·기아차의 상품성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TOP 자동차 기업이 되기에는 아직까지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효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세계 정상급 인사들에게 의전차량 제공해 주목
골프·테니스·축구·스키 등 스포츠 행사 공식후원

광고효과가 초당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미식축구 결승전인 2012 슈퍼볼 경기에서 현대·기아차는 이색적인 광고를 선보이며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기아차의 K5(현지명 옵티마) 광고는 미국 자동차 전문 사이트 ‘카스닷컴’에서 발표한 2012 슈퍼볼 자동차 광고 순위에서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한 크라이슬러의 기업광고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이후 기아차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에서 K5에 대한 검색이 폭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는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2월에만 1만1558대를 판매하며 전월대비 31.1% 증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9.7% 증가했다. 전 세계 1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방송된 광고를 통해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물론, 그 보다 더욱 큰 소득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인지도를 제고했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수년간 세계 각국의 소비자들과 자동차 전문 단체로부터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아 오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벤츠나 BMW, 폭스바겐 등에 비해 뒤쳐지는 게 사실이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 2~3년간 다양한 국제적 행사와 대형 스포츠 대회 등을 통해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는 이제 과거 세계 시장에서 ‘값싼 브랜드’로 인식되던 ‘낙인’을 떨쳐내고 글로벌 메이커들과 겨룰 수 있는 ‘거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탑클래스’에 걸맞은
‘탑클래스 차’ 제공해


현대·기아차는 지난 3월5일 코엑스(서울 강남구 삼성도 소재)에서 조희용 핵안보정상회의준비기획단 부단장 및 김충호 현대차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핵안보정상회의 차량전달식을 가졌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전달식을 통해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의 의전 및 경호를 위한 차량으로 현대차의 플래그십 차량인 에쿠스 리무진을 비롯하여 에쿠스 세단, 스타렉스, 모하비 등 총 262대의 차량을 지원하고, 이에 더하여 전문 정비인력 70여 명으로 구성된 ‘정비지원단’을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

‘핵 안보 정상회의’는 전세계 50여 국가의 정상들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모여 ‘핵 없는 세상’이라는 세계평화를 위한 핵심 과제 달성을 위한 해법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로, 2010년 미국에서 개최된 이래 두 번째로 개최되는 국가의 중요한 행사인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확인시켜 줄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각국 정상들을 통해 전 세계에 현대·기아차의 우수한 상품성을 알릴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희용 부단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에서 58명의 정상이 참석하는 국제안보 분야의 최대 정상회의인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차량을 협찬해 준 것은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에 대한민국 브랜드인 현대·기아차의 차량이 이용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 역시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차량 협찬을 통해 각국 정상들에게 현대·기아차의 높은 품질과 제품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챠량지원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국가 정상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차량 제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 ‘G20 정상회의’ 및 2011년 ‘G20 국회의장회의’에서도 의전 및 경호용 차량으로 에쿠스 리무진 등 각각 172대와 30대를 협찬한 바 있다. 지난 2010년에도 10월에는 북미 3개 지역(시애틀 공관, 애틀랜타 공관, 샌프란시스코 공관) 해외공관장에게 업무용 차량으로 에쿠스를 공급했다. 앞서 6월에는 ‘한-중미 통합체제 정상회담’에서 중미 10개국 정상들에게 제네시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는 최근 3년간 개최되는 대한민국 최고의 국제 행사에 차량을 지원함으로써 전 세계를 대상으로 현대·기아차의 상품성을 입증하고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국제 문화행사·스포츠 대회
후원해 세계인 이목 집중


현대·기아차는 각종 국제적인 행사에도 차량지원을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최근 세련되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스포츠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내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에게도 그 매력을 호소하고 있다.

2010년 2월에는 ‘디자인 기아’가 ‘세계 디자인 수도’임을 자부하는 서울시와 MOU를 체결하고 ‘세계 디자인 도시 서미트(sumit)’에 차량을 지원하여, 행사에 참석하는 세계 17개국 31개 도시의 시장들과 디자인 전문가들에게 기아차의 대형세단 K7과 오피러스를 제공하여 기아차만의 디자인 매력을 뽐냈다.

현대차도 2010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술 축제인 ‘2010 한국 국제 아트 페어’를 공식 후원해 전 세계 16개국 193개 갤러리의 주요 문화예술계 VIP들의 편의를 위해서 에쿠스와 제네시스, 베라크루즈를 의전 차량으로 운영하여 현대차의 문화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했다.

또한 현대차는 2010년 볼쇼이, 마린스키 극장과 더불어 러시아 3대 극장으로 손꼽히는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단이 러시아 최고의 오페라로 인정받은 <프린스 이고르> 내한 공연시 의전차량으로 제네시스를 제공하여 세계적인 극단의 품격에 어울리는 현대차의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의 우수한 상품성과 품격을 알릴 수 있었다.

문화·예술인에 차량 지원해 문화기업 프리미엄     
각종 친환경 행사에 하이브리드 차 지원 눈길

기아차 역시 2011년 ‘시네마 천국’의 작곡가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인 엔니오 모리꼬네의 ‘데뷔 50주년 기념 내한공연’에 의전차량으로 K7을 제공하여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게 했으며, 러시아 상트 페테부르크 아이스발레단·소프라노 조수미 등 세계최정상급의 문화?예술인사들에게 의전차량을 지원해 문화기업으로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여왔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포츠 행사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미 PGA 개막전·2010년 호주 마스터즈 골프대회 등 다양한 국제 골프대회를 지속적으로 후원하여 고급적인 이미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를 2002년부터 공식 후원함으로써 기아차만의 역동적인(Dynamic)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의 가장 대중적인 스포츠 중 하나인 축구대회에도 다양한 스폰서십으로 참여하여 전 세계에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2011년에는 기아차가 ‘2011 코파아메리카’ 및 ‘유럽청소년 축구대회’를 후원했으며, 현대차는 ‘2011 독일여자월드컵’에 후원사로 참여하여 의전용 차량 등을 제공하는 등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다시 한 번 현대·기아차의 브랜드를 알렸으며, 2014년부터·2022년 월드컵까지 3회의 월드컵 대회를 포함해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상위 후원사로서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2011년 국제스키연맹이 주관하는 스키점프대회에 현대차가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201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유니버스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친환경 차량 지원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현대·기아차는 최근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에 대한 글로벌 이슈가 강조됨에 따라 친환경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6월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2012 세계 환경의 날’ 행사에 차량을 지원하는 협약을 2월에 체결하고, K5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5대의 차량을 기부하기로 했다. 특히, K5 하이브리드와 프라이드는 고연비를 통한 경제성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최소화로 환경부로부터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획득해 친환경성까지 갖춘 기아차의 대표 친환경 모델로서 이번 행사의 취지와 특히 잘 부합해 전달 차량으로 선정됐다.

현대차 역시 친환경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 2010년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환경회의인 ‘환경을 위한 글로벌기업 정상회의(B4E)’에 친환경 차량을 지원하여 현대차의 친환경 기술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널리고 친환경 선도기업 이미지도 제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덴마크 등 북유럽 4개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운행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오지 진료가 가능한 현지 맞춤형 차량을 개발해 작년 7월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5개국에 10대의 모바일 클리닉 진료 차량을 제공했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09년부터 저개발국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으로서, 세계 각지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며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제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이고 현대·기아차만의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서비스를 통해서 고객감동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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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