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명 트로트 가수 A씨 '불법추심' 피소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3.19 11: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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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미소짓는 가수' 뒤에선 '악덕 사채업자?'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유명 트로트 가수 A씨가 피소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돈 문제가 얽히고설킨 고소장엔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조폭이 등장하고, 고위 공무원도 언급된다. '가수가 맞나' 할 정도. 만약 사실이라면 악덕 사채업자가 따로 없다. A씨는 평소 성실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중생활'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에 유명 트로트 가수 A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A씨가 무등록 대부업자로서 대출이자를 100% 이상 갈취하고 채권추심 과정에서 조직폭력배 및 고위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과시하면서 공갈·협박했다는 내용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대전광역시 소재 ○○사라는 사찰 내의 납골당 사업을 시행 중이던 B씨는 지난 2010년 5월 초께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A씨를 만났다.

A씨는 이후 현장답사를 위해 C씨가 주지로 있는 ○○사를 방문했고 같은 달 11일에 B씨의 계좌로 4000만원을, 12일에는 2억3000만원을 송금했다. 차용증서상 총 금액은 3억원이었으며 10%에 해당하는 3000만원을 선이자로 제하고 돈을 빌려줬다.

"산으로 끌고가
묻어버리겠다"

이후 B씨가 돈을 갚지 않자 A씨는 감추고 있던 '두 얼굴'을 드러냈다.


B씨는 "A씨가 1개월이 경과한 2010년 6월11일 1차 상환이 이뤄지지 않자 자신을 서울 강동구에 소재한 룸살롱에 불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채권독촉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A씨가 조직폭력배와 경찰 간부 등 고위층과의 유착관계를 과시하면서 '조직폭력배를 시켜 팔다리를 분질러 버리겠다' '야산으로 끌고 가서 묻어버리겠다' 등의 공갈·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B씨는 A씨에게 납골당 분양 수익의 50%를 양도했다. A씨는 이를 약속하는 자리에서 "일이 잘 풀렸으니 술 한 잔 사라"며 유흥주점 향응을 강요하기도 했다.

B씨는 "A씨가 '여기 룸살롱 영업정지를 내가 몇 번 막아준 적이 있는데 해당 검사에게 인사비를 건네야 한다'며 술값을 요구해 할 수 없이 A씨의 계좌로 술값 200만원을 송금했다"고 토로했다.

사찰 내 납골당 개발사업 둘러싸고 이권 다툼
2억7000만원 빌려주고 5억3000만원 상환 요구

이후 B씨는 공사자금의 부족으로 인해 A씨에게 5000만원을 추가로 빌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A씨는 "납골당 수익 지분을 추가로 양도하지 않으면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절했고, ○○사 주지 C씨와 합의해 기존 3:7의 지분 비율을 5.5:4.5로 하는 재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A씨에게 이 지분의 50%를 추가로 양도하고 5000만원을 추가로 빌리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5000만원짜리 차용증을 작성케 하고 실제로는 4000만원(현금 2000만원, 어음 2000만원)만 지급했다.

B씨는 1000만원씩이나 손해를 보고도 공사비가 워낙 급해 어쩔 수 없었다. B씨는 3개월 뒤 이자 500만원을 더해 총 4500만원을 A씨에게 상환했다.


B씨는 "2010년 10월경부터 A씨가 조직폭력배를 보내거나 자신의 골프연습장에 나를 불러 지속적인 협박을 가했고, 집까지 찾아온 조직폭력배 때문에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C씨도 "A씨가 심야에 전화를 해 폭언으로 공갈·협박을 했다. '납골당을 경매 신청해 사업을 못 하게 하겠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며 "이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려 잠도 잘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 했다"고 고백했다.

B씨가 A씨에게 빌린 원금은 2억7000만원. 그런데 A씨는 원금의 2배에 이르는 5억3000만원을 상환하라고 강요했다.

공갈·협박을 견디지 못한 B씨는 C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C씨는 지난해 3월 B씨의 빚을 대리 변제하는 조건으로 A씨와 합의를 했다. 'B씨를 사업에서 배제시키고 새로운 시공사와 공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C씨는 A씨에게 현금 3억3000만원을 계좌로 송금했고, 나머지 2억원에 대해선 같은 해 11월까지 지급하겠다는 약속 어음을 발행해줬다.

B씨와 C씨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지난해 11월 중앙지검에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씨가 2억원을 갚지 않자 A씨는 지난 1월 ○○사에 대해 일방적으로 경매신청을 냈고, 납골당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공사가 중단되자 시행사 ○○개발은 C씨를 대신해 ▲경매 취하 ▲고소 취하 ▲약속어음 무효 ▲3월까지 1억원 지급 등의 조건으로 A씨와 합의를 체결했다.

여기까지가 B씨와 C씨의 하소연이다. 이들의 주장만 보면 A씨는 2억7000만원을 빌려주고 원금의 2배에 이르는 5억3000만원을 요구했고, 요구가 이뤄지지 않자 경매를 신청해 사업을 방해하면서 공갈·협박을 했다.

원금의 2배 강요
경매 등 사업방해

B씨는 "내가 약속기일에 돈을 갚지 못한 것은 책임이 있지만 TV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선이자를 제하거나 위세를 과시하며 공갈·협박한 부분은 깨끗하게 밝혀져야 한다"며 "2억7000만원을 빌려주고 5억3000만원을 갚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느냐"고 억울해했다.

A씨는 B씨와 C씨의 주장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자신은 결코 무고하다는 게 A씨의 항변이다. A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A씨는 "고향 후배가 '대전 ○○사에 납골당을 짓는데 여기에 투자를 하면 돈이 될 것'이라고 해 투자하기로 했다"며 "법무사 사무실에 갔는데 후배가 모든 서류를 준비해 놓고 있는 상태였고 나는 도장만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폭력배·고위층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펄쩍 뛰었다.

A씨는 "평생 경찰 한 명 모르고 살았다. 나는 노래하는 가수지 조직폭력배가 아니다"라며 "B씨 집에 찾아갔는데 문을 안 열어줘서 그냥 돌아온 적은 있지만 조직폭력배를 보낸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A씨는 향응 강요에 대해선 "B씨에게 10번이 넘게 술을 샀는데 B씨가 그게 미안해서 술을 사겠다고 했고, B씨의 외상을 내가 대신 값아줘 나에게 그 값을 송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직폭력배 동원해 공갈·협박 혐의
경찰간부 등 고위공무원 친분 과시

A씨는 5000만원짜리 차용증을 쓰고 4000만원만 빌려줬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처음에 5000만원짜리 차용증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수중에 돈이 4000만원 밖에 없어 5000만원 차용증은 폐기하고 다시 차용증을 작성했다"며 "4000만원짜리 영수증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상반된 가운데 A씨는 또 다른 '돈 분쟁'으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A씨에게 돈을 빌렸다가 부당한 방법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D씨가 나타난 것.


D씨에 따르면 D씨는 2010년 5월께 A씨로부터 3000만원을 차용했다. D씨는 당시 분쟁 중이던 모 회사에 대한 분쟁에서 승소하거나 그 회사 인수에 성공하면 3000만원 차용의 대가로 A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회사 인수에 실패했을 경우 원금에 대한 월 5%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D씨는 결국 분쟁에서 패소했고, D씨는 원금 상환일인 2010년 8월 전후로 월 5%의 금리를 적용해 A씨에게 지급하기 시작했다.

D씨는 "원금상환 및 약속이행에 대한 압박이 심해 A씨에게 8월10일 3000만원, 같은달 20일 2500만원, 10월18일 2000만원 등 총 7500만원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승소를 전제조건으로 한 약정금을 총액으로 정해 제3자에게 채권을 양도했다"며 "채권을 양도받은 E씨는 나에게 2억원을 요구하는 등 위압감을 조성해 2500만원에 대한 약속어음을 받아갔다. 이는 명백한 불법 채권추심"이라고 덧붙였다.

D씨는 "최초 채권자인 A씨에게 지급한 7500만원 중 약정에 따른 지불금 3750만원을 제외한 3750만원을 반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D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D씨는 나와 친구사이이고 변호사 비용이 필요하다고 해 돈을 빌려줬다"며 "E씨라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얼굴도 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또 "법무사 사무장에게 채권 서류를 건네줬고, 그 이후 내용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집에 조폭 몰려와
돈 갚으라 으름장"

A씨는 "사건이 마무리 되고 내가 무죄라는 것이 밝혀지면 음해한 사람들을 모두 무고죄로 고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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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