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김재철 MBC 사장 실체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12 13: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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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왕' '명품왕' '버티기왕' 쓰리고 사장님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총파업에 들어간 MBC 노조와 사측 간의 갈등이 법적 다툼까지 이어지면서 파업 장기화가 예고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김재철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노조의 강력한 사퇴 요구와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의 법인카드 남용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김 사장은 카드내역 유출자 색출에 나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도리어 기자들을 무더기 해고시켰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막나가는 공익방송 사장의 실체를 낱낱이 해부해봤다.

법인카드로 2년간 7억 사용, 여성전용 마사지숍 결제도 맘껏
주말에도 전국 호텔 사용, 출마 위해 공금으로 지역구 관리도

MBC 총파업은 기자회가 친정부 편향 방송을 시정하고 공정 보도를 촉구하며 김재철 사장과 전영배 보도본부장·문철호 보도국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이어 MBC 노조도 파업에 동참해 현재 총파업 40일째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사교양프로그램과 예능프로그램들은 줄줄이 결방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저녁 메인뉴스가 10~15분으로 축소되어 방송되고 있다.

또한 지난주에는 인기드라마 <해를 품은 달>마저 결방하는 사태를 빚어 국민들은 볼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불편함을 겪는 가운데서도 MBC 노조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40일 넘긴 파업
국민 응원 계속

파업이 강행되자 김재철 MBC 사장은 돌연 잠적했다. 지난 2010년 파업 당시 했던 잠적에 이어 두 번째 잠적이었다.


파업이 일어나면 파업 이유를 파악하고 조기 협상타결을 위한 해명 등의 노력을 했어야 하지만 김 사장은 대화로 문제를 풀기는커녕 잠적하며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노조는 김 사장 자택 인근에서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는 문구가 쓰인 전단지(사진)를 배포했으며, 몇몇 노조원들은 김 사장의 자택을 향해 “보고 싶다”고 외치기도 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파업 22일째가 되던 날(2월19일) 김 사장이 정영하 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직접 검찰에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또 한 번의 논란이 일었다.

김 사장이 2월10일 정 노조위원장을 직접 검찰에 고소 한 것이다. 자신의 행적을 찾기 위해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전단지를 배포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노조가 전단지를 돌린 게 명예훼손이라면, 사장님은 뉴스를 엉망으로 만들어 MBC 명예를 훼손하신 것”이라고 꼬집으며 즉각 반발했다.

또한 총파업 돌입 이후 MBC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김 사장이 외부 호텔 등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출근을 막지도, 자택으로 귀가하는 것을 막지도 않았다”며 “파업 기간 중 회사도 나오지 않고 자택으로 귀가하지도 않으면서 특급호텔에서 숙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이어 “김 사장의 특급호텔 숙박이 회사일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숙박비를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한 이유는 무엇이며, 공식적 임원회의를 본사 회의실이 아닌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개최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후 김 사장은 한 제보자에 의해 특급호텔에 머물고 있는 사진이 트위터에 떠돌아 다시 한 번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잠적 24일 만에 회사에 나타났다.

모습을 드러낸 김 사장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외부에서 업무를 봤지만 이제 인내가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불법파업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임된 사장을 정당한 이유도 없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노조를 강하게 비난했다.

‘행불상수’ 이어
‘행불재철’ 촌극

김 사장이 복귀하자 노조는 지난 2년간 법인카드만 7억여원을 사용했으며 더욱이 고급 귀금속, 명품 등을 매입했다며 김 사장에 대해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노조는 “김 사장이 지난 2년여 재임 기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이 무려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로했다.

특히 노조는 사용처와 관련 “명품가방 매장과 고급 귀금속 가게, 여성의류매장, 백화점, 액세서리와 생활 잡화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수천만 원을 썼다”며 “고급 미용실과 화장품 가게 등에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주말 승용차 주유비 또한 본인 명의의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휴일에도 법인카드 사용은 끊임없이 이어져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수천만원의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운영을 위해 공식 회식이나 선물 구입 대금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며, 가방과 화장품·액세서리 등 물품 구입에 사용된 금액은 출연한 연기자나 작가에 대한 답례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쓰였다”면서 “사장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가 최고경영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해 영업상 비밀을 누설하고 근거 없이 사장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며 노조의 폭로를 범죄로 규정하며  “정보유출자를 끝까지 추적해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도 즉각 반격했다. 김 사장이 다닌 귀금속과 명품매장의 출처를 조목조목 짚으며 “법인카드가 연휴나 주말에 수시로 사용된 점, 특정 음식점에는 가족하고만 동행했다는 종업원의 증언, 업무상 선물로 보기 힘든 명품가방과 귀금속, 여성용 화장품 결제 내역 등을 볼 때 김 사장의 해명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해 보인다”고 힐난한 것이다.

노조에 30억 소송, 징계와 해고 막질러 “파업 강경 대응”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 끝내 사퇴 거부

김 사장은 궁지에 몰리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 전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고, 보직사퇴를 선언하고 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최일구, 김세용 앵커 등 8명을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무더기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파문이 일었다.


이어 제작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장을 전격 해고했다. 이에 노조는 “박성호 MBC 기자회장 해고. 51년 역사상 처음. 군사정권도 하지 못한 일을 기어코 한 김재철. 역사에 길이 남을 그 이름 김재철”이라며 김 사장을 맹비난했다.

또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추가로 공개하며 해외출장 과정에 “여성이 풀코스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받고 김 사장이 결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문의 여성’을 위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비롯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의 잦은 회동, 총선 출마를 위한 지역구 관리 의혹 등을 줄줄이 제기했다.

일본 출장 당시 여성 전용 피부 관리와 마사지샵을 출입한 정황을 포착했고 고급패션매장에서 수백만원을 결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청와대 인근 3곳의 음식점에서 “김 사장과 이 전 수석이 함께 자주 왔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김 사장이 법인카드로 13번 결제한 것으로 확인했다.

노조는 이어 “김 사장이 예전부터 고향 사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지역구 관리를 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김 사장이 왜 MBC와 아무 관련이 없는 고향 탈춤공연을 쫓아다니며 회사 공금을 썼는지, 회사 공금으로 고향 챙기기를 한 것인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무대포’ 행보가 계속되자 MBC기자 166명은 지난 5일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 등에 반발해 김 사장이 퇴진하지 않는 한 집단 사직서 제출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직을 결의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같은 날 박성호 기자회장에 이어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도 해고해버렸다.

이에 노조는 지난 6일 법인카드를 남용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김 사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사측 또한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동조합과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3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이진숙 홍보국장은 “노조의 파업으로 빚어진 회사의 손해를 추산해 어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며 “집행부 개인에 대한 가압류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 간 갈등이 이제 고소고발전으로 치달은 것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확고하다. 지난 7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총파업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이사진의 질문에 “(사장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명예”라며 사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앞서 오전에 열린 임원회의에서도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사들이 파업사태 해결방안을 묻자 “불법파업이기 때문에 계속 강경 대응하겠다. 이번에 노조가 권력화 된 MBC 문화를 바꾸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사들이 법인카드 사용 경위와 자료를 요구하자 “(법인카드는) 모두 업무를 위해 썼다. 방송사 사장이 돈을 내니까 모두들 신선해 했다. 그래서 협찬도 많이 따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서 열린 임원회의에서도 이번 파업에 강경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노조는 “김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이번 파업에 동참해 보직을 사퇴한 자리는 아예 없애고 남아 있는 간부들을 우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이 ‘전 사원의 프리랜서, 연봉제 도입’을 거론한 뒤 예능과 드라마는 100% 외주로 제작하고 기자들은 계약직으로 바꾸겠다. 앞으로 MBC 공채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낙하산이니 당연히?
조인트 까이기 싫어?

이처럼 김 사장은 계속 되는 사퇴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도리어 적반하장 식으로 기자들을 해고하고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

경남 출신에 고려대를 나온 덕에 낙하산을 타고 MBC 사장이 된 그였으니 정권에 충성하는 건 그로서는 당연한 도리라는 견해도 나온다.

또한 취임 초기 “큰집에서 (김재철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해서 MBC 좌파 대청소를 할 수 있었다”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따라서 ‘다시 조인트를 까이기 싫어서’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하지만 현재 분명한 것은 MBC 기자들과 노조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김 사장이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를 징계하고, 정치적 발언을 한 연예인을 출연 금지시키고, 친정부 편향 방송을 시정하자는 것이다.

김 사장이 취임한 2년 만에 완벽하게 망가진 MBC를 되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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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