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新변종 ‘퇴폐 노래방’ 요지경 실태

‘마이크’ 대신 ‘거시기’ 잡고 “얼씨구 좋다~지화자”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노래방의 음란, 퇴폐화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방안에서 성관계가 이루어질 정도라는 것.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남성들이 값비싼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을 외면하고 노래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결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노래방들이 상종가를 치고 있자 내부의 알력도 생기고 있다. 노래방에 아가씨를 공급하는 보도방들이 일종의 불법 협회를 만들어 노래방 업주를 좌지우지 하려고 하는가 하면 도우미들끼리도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해 서로에게 험담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잘 버는 도우미들의 수입이 한 달에 700만 원에 육박한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가정주부가 가출을 하고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노래방들은 경기도 인근에서 기생하며 단속의 손길도 잘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 폐해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노래방 신천지, 대한민국의 병폐를 취재했다.

술과 노래, 섹스가 난무하는 ‘소돔과 고모라’
경기 어려울수록 룸살롱보다 노래방이 인기

경기도 일대인 P지역. 이곳은 현재 100여개의 보도방이 난립하면서 노래방의 퇴폐, 음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매일 밤 수백여 곳의 변종 노래방들에 도우미들을 신속하게 배달하고 있으며, 이곳 일대는 술과 노래, 섹스가 난무하는 ‘소돔과 고모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노래방 업주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노래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한다. K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노래방 불법
퇴폐영업 기승

“경기가 좋지 않다고 유흥경기가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값싼 유흥문화는 더욱 더 발달되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고 당장 술까지 먹지 않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화나서 술 먹고, 힘들어서 술을 더 먹는다. 그런데 술을 먹는데 여자가 없을 리가 있나. 룸살롱 경기는 죽었을지 몰라도 서민들이 이용하는 노래방 경기는 여전히 호황이다. 그러니 이곳만 해도 100개가 넘는 보도방이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이곳으로 원정을 오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외곽 도시에서 신나게 놀기 원하는 남성들도 있기 때문이다. 술과 여자를 찾기 위해서 마음먹고 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쓰는 돈 역시 적지 않다.”

특히 노래방 도우미가 돈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에 드나드는 여성들의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노래방 관계자들은 ‘하루에 최소 4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달로 치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의 수익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여성이 혼자서 벌 수 있는 돈 치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짭짤한 수입이다. 보도방들이 버는 돈 역시 상당한 액수라고 한다. ‘여기서 1년 동안 보도방을 하면 아파트 한 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

노래방들이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곳에서의 ‘수질’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노래방에 처음으로 도우미들이 공급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도우미들은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불화라든지, 혹은 이혼을 한 후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그러다 보니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대책없이 ‘순진한’ 여성들이었던 것이다.


룸섹스 성행
노래방은 신천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성매매특별법으로 기존의 집창촌과 화류계 여성들이 점점 노래방 도우미로 진입하면서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프로 정신’들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킨십은 점점 더 진해지기 시작했고 남자 손님들을 유혹하기 위한 기술도 점점 발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단돈 10만원 정도면 룸안에서의 섹스도 가능하다는 것. 직장인 C씨는 친구를 따라 P지역의 노래방에 놀러 갔다 생각지도 못했던 ‘황홀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노래방이라고 생각했고, 그곳에 들어오는 도우미들도 일반 도우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도우미들의 행동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스킨십을 유도하는가 하면 술도 과격하게 마셨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좀 하드한 곳인가 보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파트너가 ‘즉석 불고기’를 제안했다. 즉석 불고기란 즉석에서 섹스를 하는 것이다. 다른 방으로 이동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어차피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제안을 받아들였더니 난생 처음으로 노래방 룸안에서 짜릿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번거롭게 모텔에 가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룸 안에서 섹스도 ‘몸 사리지 않는 서비스’
주부들, 도우미에 투신해 가정파탄 비일비재

노래방들이 이렇게 북창동보다 심한 ‘하드코어’로 변하다보니 남자 손님들이 끊이질 않고 영업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도우미들을 공급하는 보도방들은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노래방 업주는 이곳의 실태를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자신들끼리 무슨 협회를 만들어 가격을 담합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도우미 한 명을 부르는 가격이 3만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갑자기 3만원으로 올라버린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도우미를 공급받지 않고 따로 도우미를 출근시키는 경우에는 아예 도우미 자체를 공급해주지 않는다. 물론 따로 도우미를 출근시키면 그들이 보내주는 아가씨를 쓸 필요도 없지만 그때그때 아가씨들이 출근하지 않으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경찰에 그들의 불법 협회와 가격 담합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업주들도 떳떳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쉽지 만은 않다.”

프로 도우미들의
‘단골 쟁탈전’


보도방에 속해있는 여성들의 수는 평균 20여명 정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도방을 통해서 노래방 도우미가 되기를 자처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20대 초반에서부터 심할 경우 50대까지 고루 퍼져있다고 한다. 그녀들이 시간당 받는 돈은 3만원. 그 중에서 5천원은 보도방 업주의 몫이다. 물론 이는 한 시간당 3만원이기 때문에 만약에 시간의 끊김 없이 하루 5시간에 두 번 정도의 ‘2차’를 나갈 경우 실제 그녀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30만원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보도방 도우미들이 2차를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독하게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었을 경우에는 힘든 일도 아니라고 한다. 돈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것을 포기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들을 지명으로 하는 단골손님의 경우 도우미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치열한 ‘단골 쟁탈전’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알력’ 수준의 다툼도 있다고.

가장 평이한 수위는 다른 도우미들을 욕하거나 그녀들에 대해서 험담을 함으로써 손님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더욱 드러내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때로는 자신의 손님이 주로 찾는 도우미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스토킹에 가까운 문자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정주부들이 때로는 도우미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인해 가정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편이 실직을 하거나 사업이 실패했을 때 도우미로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에 ‘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때로는 아예 이혼을 하고 본격적으로 도우미로 나서거나,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자녀들이 가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업주들도 개탄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돈이 좋고 우리 역시 술장사, 여자장사를 하기는 하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도 한다. 사람이 먼저고 돈이지, 돈이 먼저고 사람이 나중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느 정도 자제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도방들의 횡포도 그렇고 도우미들의 행태도 그렇다. 어찌 보면 업주들도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적당한 선에서 자제를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수년 전 정부는 ‘조폭과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등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은 도덕과 윤리를 무시하고 사회를 좀먹는 ‘노래방과의 전쟁’을 선포해야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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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