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LH 사장, 비리척결 헛스윙 내막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사장님 아웃~!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이지송 LH 사장이 지난 2009년 초대 사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강력하게 추진한 것은 비리척결이었다. 물론 말로만 한 건 아니다. 비리척결을 위한 각종 장치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뼛속까지 청렴하겠다며 ‘청렴실천 다짐대회’까지 개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LH에서는 여전히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열흘에 한 번 꼴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향응 및 금품수수, 부당압력 행사, 법인카드 유흥비 위장결제 등 ‘종목’도 다양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이 사장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 사장, 취임 직후부터 비리척결에 ‘양팔’
각종비리 끊이지 않아…열흘에 한번 꼴로

“부패와는 절대로 함께 가지 않겠다.” 현대건설 CEO 출신인 이지송 LH 사장의 취임 일성이다. 이 사장은 당장 골프 등 업무관련 모든 사행성 오락을 금지시켰다. 단 한 번이라도 비리 사실이 적발되면 해임 등 중징계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했다.

LH 전 임직원은 지난해 초 ‘LH 부패 추방 및 청렴 실천 결의대회’를 열었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공직 기강을 확립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후 간부직원에 대한 재산등록 및 청렴도 평가, 클린심사제, 국민권익위원회와 공동으로 부패영향평가 등 강도 높은 부패방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이 사장의 노력에도 LH는 여전히 각종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0억 토지매입 계약
해지 대가로 금품수수

우선 청주지방 경찰청은 최근 LH본부 경영지원부 소속의 A씨를 구속했다. 모건설업체의 토지매입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건설업체는 지난

2007년 LH가 분양한 아산지역 240억원 규모의 상업용 부지를 매입했는데 지난 2008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결국 지난 2009년 문제의 부지를 팔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 건설업체는 당시 LH 아산사업본부에서 토지계약 업무를 담당하던 김씨의 도움을 받고 그 대가로 2000만원을 건넸다.


LH에서 벌어지는 부정?부패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그야말로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징계를 받은 LH 직원만 52명에 달한다. 열흘에 한 번꼴로 비리가 벌어진 셈이다. 이들은 직무관련 향응 및 금품수수, 부당압력 행사, 법인카드 유흥비 위장결제 등 다방면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전기공사 감독직원인 B씨는 7억원 상당의 설계변경을 부당하게 실시, 시공사 소장에게 술 접대 및 골프접대를 받았다가 파면됐다. 또 다른 전기공사 감독직원인 C씨는 술 접대는 물론, 1500만원에 달하는 돈까지 빌린 뒤 시공사 소장을 때려 해임되기도 했다.

또 경기지역본부 4대강 보상업무 담당자 D씨는 토지소유자로부터 보상액을 높여달라는 청탁을 받고 현금 1700만원과 130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해 파면됐다. 전북지역본부 E씨는 공사업체에게 감독차량 소요비용을 대납케 하고 용역업체로부터 약 2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해임됐다.

용역업체들의 사업비 부풀리기를 묵인해준 사례도 있었다. 지난 수년간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폐기물의 중량을 부풀리거나 중복 계량하는 방식으로 용역비를 부풀려 왔는데 이는 관리 감독기관인 LH 근무자들의 묵인이나 방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폐기물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비리를 눈감아준 LH 직원에 대한 징계가 지난해 두 차례나 있었다.

향응, 원가 거짓 공개
사업비 부풀리기 묵인

LH는 비리 외에도 원가를 거짓으로 공개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준공 원가계산서’에 따르면 LH가 화성봉담지구 6블록 원가를 공개하면서 32억원의 손실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18억여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분양가상한제 이후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평균 26% 이상의 폭리를 취해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2009년 기준 3.3㎡당 430만원에 불과한 임대주택 건설비도 697만원으로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책임져야 할 LH가 뒤통수를 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들려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비리척결에 양팔을 걷어붙였는데도 이처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 사장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거나 비리척결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향응 및 금품수수·부당압력·유흥비 위장결제
“리더십 문제 있거나 의지 없는 것 아니냐”


이와 관련, LH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LH 측 관계자는 “이 사장은 취임 이후부터 일벌백계의 의지를 갖고 비리척결에 적극 나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확대해석 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또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LH는 감사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적발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LH 측 관계자는 “과거 발각되지 않았던 비리들이 새로 감사에 적발되면서 많아 보이는 것 뿐”이라며 “실제론 비리들이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LH의 이같은 해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LH는 지난해 6월 감사의 ‘뇌물수수’ 혐의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기 때문이다. ‘비리 척결’과 ‘내부 단속’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감사직원의 비리 사실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썩은 칼’이 제대로 된 감사업무를 수행 했으리 만무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리더십 문제없다”
“직원 개인의 문제”

LH는 내부 비리를 직원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LH 측 관계자는 “수천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어떻게 일일이 관리하겠느냐”며 “회사와 무관한 직원 개개인의 도덕적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매번 사고가 터져 나올 때마다 LH가 마치 주문처럼 되풀이 하던 말이다. 그러나 이는 비리를 뿌리 뽑겠다던 이 사장의 의지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LH가 앞에선 비리척결을 외치며 직원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그 피해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다. LH는 공기업의 본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자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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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심우정-조국 딸 스캔들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딸 특혜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에 최종 합격했다. 외교부가 오직 심 총장의 딸을 위해 전형까지 엎었다는 게 골자다. 외교부는 특혜가 아니라던 입장을 뒤집고, 심 총장 지녀 채용을 보류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안처럼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며 맹공을 펼치고 나섰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심모씨는 ‘아빠 찬스’로 취업에 성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과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에 합격할 수 없었다.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입시 비리 혐의를 받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사안보다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이 심씨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아빠 찬스? 수상한 합격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서 심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심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서 언급됐었다. 당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심 총장의 장녀가 1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는데, 심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후보자 장녀가 최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며 “후보자 자녀는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국립외교원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장녀가)서울대 국제대학원 1학년 때 박철희 교수에게 수업을 받았다”며 “박 교수는 현직 주일대사고, 후보자 본인 장녀가 입사할 당시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철희 국립외교원장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상 수상자”라며 “제1회(수상자) 박철희 주일대사고, 윤석열정부서 ‘중요한 건 일본 마음’이라고 말한 김태효 차장이 제5회 장려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심 총장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그러면 채용 서류를 내라.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전부터 채용서류 전체를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의원실서 계속 요구하지만 후보자 동의가 없어서 (외교원이) 내질 않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외교부의 지난 1월 1차 공무직 연구원 채용 공고에는 ‘경제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가 응시 자격이었다. 그런데 한 달 뒤인 2차 공고는 갑자기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됐다. 외교부는 응시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변경 전에 응시했던 이들은 2차 공고 때는 응시조차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공정채용 가이드라인 등에 따르면, 채용공고를 변경할 때는 채용 관련 심의기구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외교부는 인사기획관실과 서면 협의만 거쳤다. 심의기구를 통한 공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채용 공고를 변경한 셈이다. 채용 경력을 두고도 외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거세다. 채용 공고에는 해당 분야 실무 경력 2년 이상이 응시 자격이었다. 그러나 심씨의 경력은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22개월, UN 경제사회국 인턴 6개월로 실제 경력은 8개월에 불과했다. 경력 1년도 안 되는데 스펙 과대 포장해 지원 외교부 전형까지 뒤집어…기존 면접자는 탈락 외교부는 학창 시절의 경험도 경력으로 인정한다고 해명했지만, 외교부 산하 기관서 2022년과 2023년에 낸 채용공고엔 인턴이나, 교육생, 학위 취득에 소요되는 행정조교 등은 경력서 제외한다고 적시돼있다. 심씨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산하 EU센터서 연구보조원으로 근무했다고 실무 경력에 적었다. 하지만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연례보고서에는 심씨가 연구 보조원이 아닌 EU센터 ‘석사 연구생’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심씨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진상조사단을 출범했다. 조사단에는 한 의원을 포함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배·홍기원·이재강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희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이용우 의원, 정무위원회 소속 강준현·이정문 의원,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성회 의원,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백승아 의원 등 총 12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심 총장을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지난 1일,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면접까지 통과해 현재 신원 조사 절차만 남겨둔 심씨의 외교부 공무직 연구원 채용은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보됐다. 공익감사는 감사 대상 기관이 자체 감사기구서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검찰의 2중대 역할을 자처해 왔다.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며 “감사원을 동원해 면죄부를 받으려는 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심 총장 자녀 관련 ‘권력형 비리’ 의혹과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비리 의혹 및 서민금융 대출 논란, 심 총장 아들의 장학금 수령 특혜 의혹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외교원 연구원 채용 공고상 자격 요건에 ‘해당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자 중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경험자’라고 돼있지만 심 총장 딸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특혜 채용 의혹을 주장한 바 있다. 급 바뀐 채용공고 심 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검찰총장의 자녀는 대한민국의 다른 모든 청년들과 같이 본인의 노력으로 채용 절차에 임했다. 국회에 자료 제출을 위한 외교부의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심씨 특혜 채용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박장호 외교부 외교정보기획국장은)윤석열정권 출범 직후 2022년 7월 정도에 대통령실 외교비서관실로 들어갔다가 2024년 1월에 외교부로 복귀해 5월 말, 한반도 평화교섭본부를 없애고 새롭게 신설한 외교전략정보본부 외교정보기획국장으로 보직받아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외교부 연구직 채용 1차 공고 당시 직접 면접에 참여한 박 국장은 지원자 A씨를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탈락시켰다. 하지만 A씨는 한국서 나고 자라 학위까지 받은 인물로 언어능력을 문제 삼을 만한 근거는 부족했다. A씨의 탈락 이후 외교부는 2차 공고를 내며 채용 자격을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에서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다. 이때 국제협력 분야를 전공한 심씨가 합격하게 된 것이다. 한 의원은 박 국장의 대통령실 근무 경험이 심씨의 채용 과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채용 실무가 인사기획관실이 아닌 외교정보기획국 산하 외교정보1과서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는 “아무래도 용산에 파견 나가 있으면 조금 더 넓게 여러 부처와 관련된 사람들을 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과정서 어떤 방식이든지 어떤 접점이 이뤄지지 않았겠냐라고 하는 것은 있는데 그 부분은 저희가 조금 더 깊이 파봐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먹잇감 심 총장과 갈등을 빚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심씨의 사건은 좋은 먹잇감이다. 지난 3일 공수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심 총장과 조태열 장관을 직권남용,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수사3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해 고발당한 심 총장 사건도 수사 중이다. 사세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수장인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을 뇌물성 채용한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감사원이 공익감사 청구를 각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익감사 청구는 6개월 이내 결과를 내놔야 하되 기한은 자체 판단으로 늘릴 수 있는데, 그전에 감사에 착수할지 여부부터 감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감사 청구를 각하하는 이유는 통상 이미 같은 사안에 대한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공수처 수사가 각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법상 감사원이 거부할 수 없는 국회 요구 감사의 경우에도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사실상 각하’했던 최근 사례도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25일 국회가 요구한 방송통신위원회 2인 구조 등 감사를 두고, 같은 사안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위법성 여부를 감사원이 결론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고 매듭지은 보고서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심씨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입시 비리 논란을 일으켰던 조 전 장관 부부가 받았던 수사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검찰의 이중적 잣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이 받았던 검찰 수사를 보면 입시 비리 혐의만으로도 압수수색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같은 혐의를 받는 심 총장 딸의 경우 멀쩡하게 살고 있다는 걸 국민 눈높이서 봤을 때 형평성 논란이 일 것”이라며 “이건 상식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민은 집유 “강도 높게 수사해야” 용산 파견 키맨 박장호 국장 뒷배? 여당인 국민의힘도 조용하다. 지난달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을 두고 “제2의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를 넘어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수처가 심 총장과 심씨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력난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고발 사건이 이어지면서 수사 지연은 불가피하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인사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3명 등 4명의 검사 임명을 대통령실에 제청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임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인사위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에도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 등 3명의 검사를 추천했지만 대통령실은 반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답이 없는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될 때까지 이들을 임명하지 않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송창진 수사2부장의 면직을 재가하면서도 신규 검사 임명은 하지 않았다. 한 총리의 뒤를 이은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찰청 등 부처 인사는 진행하면서도 공수처 검사는 임명하지 않았다. 신규 검사 임명이 늦어지면서 고질적인 공수처 인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공수처 검사 정원은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이지만 현재 검사 인원은 휴직자 1명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다. 정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신규 검사 7명을 임명해도 정원보다 4명이 부족하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과부하 상태라는 우려가 나온다. 12·3 비상계엄 수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비위 의혹 수사 등 기존 수사에 인력이 집중돼있어 타 수사를 들여다볼 여력이 없다는 토로도 상당하다. 수사? 미지수 공수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발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배당받은 사건을 전부 들여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통령실이 하루빨리 검사 임명을 해줘야 타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박에 반박 나선 외교부 외교부가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외교부는 “관점에 따라 제도 운영 과정서 미흡했던 부분이 지적될 수는 있겠지만, 이를 특정 인물에 대한 특혜로 연결 짓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석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사학위 소지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한 국립외교원 기간제 연구원에 석사 취득 예정 상태였던 심씨가 채용된 것에 대해 심씨만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학위 취득 예정서를 공식 증명서로 증빙하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인정했던 사례가 2021~2025년까지 총 8건 더 있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는 올 초 외교부 정책조사 연구원 채용 과정서 이미 최종 면접까지 마친 응시자가 불합격 처리되고, 심씨를 위한 ‘맞춤형’으로 응시 자격을 바꿔 재공고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경제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1차 공고를 냈을 때 응시 인원이 6명에 불과했고, 그 중 유일하게 경제 관련 석사학위를 소지한 응시자 1명에 대해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면접위원회가 최종 면접을 했으나 채용 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1차 채용 공고문에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을 경우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사전에 공지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2차 공고에선 응시 가능 대상을 넓히기 위해 자격 요건을 ‘국제정치 분야 석사학위 소지자’로 변경했고, 그 결과 19명의 지원자가 응시해 심씨를 포함한 5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처럼 1차 공고 후 적격자가 없어 전공·자격증 분야 등 응시 자격 요건을 변경해 재공고한 사례는 타 부처는 물론 외교부 내에서도 과거 전례가 있다면서 “(심씨가)유일하다는 지적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앞서 외교부의 이 같은 설명에 대해 “응모한 사람이 적더라도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를 보면 재공고를 해서라도 기한을 연장해 해당 분야 사람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심씨가 또 다른 응시 요건인 ‘실무 경력 2년 이상’을 충족했는지도 논란이 큰 쟁점이다. 외교부는 심씨의 실무 경력을 국립외교원 경력 8개월, 서울대 국제학연구소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 기구 인턴 등을 포함해 총 35개월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인턴, 조교 등은 통상 실무 경력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경험과 경력은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