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전 향후 행방 엿보기

고지가 바로 저긴데…날 저물고 까마귀 울고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여년간 끌어온 숙원, 외환은행 인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때문이다. 아직 가격 협상 과정이 남았지만 하나금융의 표정엔 여유가 만만하다. 이미 상황이 하나금융 쪽으로 기운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외환은행을 손에 쥔 뒤에 풀어야 할 과제가 겹겹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연내 인수 가능성 높아…인수시 시너지 기대
시너지 위해 조직 통합 등 선결과제 해결해야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다. 지난 2003년 10월 말 대주주가 된 지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10% 초과 지분인 41.02%를 처리해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론스타에 강제매각을 명령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매각되는 외환은행 지분은 경쟁자 없이 하나금융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매매가격 재조정을 위한 협상을 본격화, 연내 외환은행 인수를 매듭짓는다는 전략이다.

41.02% 처분해야

상황은 하나금융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문제는 매매 가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1주당 1만3390만원, 총 4조4059억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11월3일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8170원.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만일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현 계약대로 M&A를 진행할 경우 론스타는 100%에 육박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겨 한국을 떠나게 된다.

이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먹튀’ 의혹으로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부담이다. 하나금융은 여론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가격인하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금이라도 여론의 질책을 피하고 싼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가격협상의 변수는 금융위가 최장 6개월인 매각명령 기간을 얼마나 주느냐다. 이행 기간을 짧게 부과하면 하나금융이, 길게 부과하면 론스타가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하나금융이 그간 수많은 난관에도 외환은행 인수를 고집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회사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자산 면에서 하나금융의 211조원에 외환은행의 자산 98조를 합쳐 309조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자산 3위인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불과 20조원 차이로 접근할 수 있다.

또 외환은행 인수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외영업망을 구축하고 기업금융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은 자체적으로 해외지점망을 설립해 왔으나 영업망은 미미한 수준이다. 외환은행의 우수한 인력 및 해외 인지도와 하나은행의 뛰어난 개인금융 전략을 결합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생각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하반기와 내년, 하나금융의 글로벌 도약은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런 시너지 효과를 보기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선결 과제는 다른 기업문화에서 성장한 두 회사를 조화롭고 균형 있게 통합하는 것이다. 인수 실패의 대부분이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통합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하나-외환이 치열한 공방 속에 서로에게 남긴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갈등은 인수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노조가 일부 일간지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 먹튀의 하수인’ ‘권력의 특혜’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장외투쟁은 물론 법정다툼도 불사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투쟁에 가담한 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연봉 수준 맞춰야

가뜩이나 하나금융은 이전부터 ‘따로 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HSBC은행’이라는 하나은행의 별칭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는 하나은행(H) 서울은행(S) 보람은행(B) 충청은행(C)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직도 출신 은행 간 결합이 미흡한 현실을 꼬집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통합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두 회사 간 연봉 수준을 맞추는 것도 문제다. 외환은행은 금융권에서 연봉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하나은행은 급여가 상대적으로 박하다. 외환은행의 반발은 연봉수준이 낮아지리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연봉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하나은행의 연봉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임원급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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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누운 김건희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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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도 수사기관의 칼날 앞에서는 작아지는 걸까? 얼마 전까지 멀쩡하게 걷던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거나 아예 병원에 드러눕는 모습은 국민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 영부인이 병원에 입원하며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정말 아픈 걸까, 수사 회피를 위한 ‘쇼’인 걸까?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그리고 조기 대선을 넘어 이재명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정부 이후 3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전 정부 지우기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일 ‘3대 특검법’을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거부권 사라지자… ‘채상병 특검법’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 3대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다. 3대 특검법은 이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국회에서 처음 통과된 법률안으로 기록됐다.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발생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사고 경위와 정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의한 내란·외환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즉 내란 특검법은 ▲내란 행위 ▲외환 유치 행위 ▲군사 반란 등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범죄 의혹 11가지를 들여다본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 등과 관련된 16가지 의혹이 수사 대상이다. 3대 특검법은 한동안 윤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3번, 내란 특검법은 2번, 김건희 특검법은 4번 국회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로 이정부가 출범하면서 3대 특검법은 공포·의결됐다. 윤정부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키운 ‘매머드급’ 특검의 표적이 된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김건희 특검법이다.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은 물론 국민의힘 지도부와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김 여사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김건희 특검을 지휘한다.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 등 최대 205명 규모로 꾸려진다. 3대 특검 중 규모 면으로는 두 번째다. 서울아산병원 입원 지병 악화? 우울증? 수사는 최장 170일간 가능하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110일간 수사할 수 있지만 그사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는 30일씩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민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의 국정 개입 및 인사 개입 의혹 사건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 ▲대통령실 관저 이전 부당 개입 의혹 사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등 부당 개입 의혹 사건 등 16가지 의혹을 살펴본다. 김건희 특검법은 특검이 인지한 관련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의혹에 대한 수사 정도는 저마다 다르지만 김 여사의 소환조사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검찰 포토라인에 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현직 대통령 부인 가운데 최초다. 실제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 수사는 ‘김 여사 조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메시지 등 물증과 관련자 진술을 모두 확보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6·3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문제는 김 여사가 최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점이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처음 알려진 이유는 지병 악화였다. 당시 김 여사 측 변호인은 “몸이 쇠약해져 오늘 입원한 건 맞다”면서도 “병명은 모르는데 심각한 건 아닌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퇴원해 수사 준비 등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의혹만 16가지 이후 서정욱 변호사를 통해 김 여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변호사는 보수 성향 정치평론가로 윤 전 대통령 측 사정에 밝다고 알려졌다. 서 번호사는 YTN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가 계속 우울증 약을 먹는 등 평소에도 안 좋았다”면서 “특검은 6개월가량으로 먼저 다른 사람을 조사한 뒤 중간쯤 김 여사를 소환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이 김 여사가 특검을 피하려 한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김 여사 측한테서 들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종합하면 김 여사는 특검을 해명 기회로 보고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짜 의혹도 많으니 이번 기회에 깨끗이 정리하고 가자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내란 수괴 윤석열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요리조리 수사를 거부하던 부인 김건희씨는 급기야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내란 2인자 김용현은 구속 기간 만료를 노리고 법원 결정을 거부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란 수괴를 풀어준 지귀연 판사나 노골적으로 김건희를 비호하고 비화폰으로 내란 세력과 내통해 온 심우정 검찰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것에 대해 “마지막이라도 윤석열과 김건희가 깨끗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그래도 3년간 대통령을 했고 영부인을 했는데 그렇게 추잡하게 놀면 되겠냐”고 말했다. 민주당 “쇼 한다” 이어 “윤석열정권 때는 황제 수사 받고 더 나쁜 건, 진짜 나쁜 건 검찰이다. 다 덮었다”면서 “이제서야 통화 기록이 나오고 주가조작 나오고, 그리고 소환 통보하니까 우울증 걸렸다고 병원 가나? 우리 서민들이 병원 입원실 잡기가 쉽냐? 마지막까지 이렇게 추잡한 모습을 보이는 윤석열, 김건희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한 게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피하기 위해서다. 봐라, 대통령선거 때는 내가 검찰에 출두하면 선거에 영향을 준다. 그러면 보통 사람도 문제가 되는데 선거에 영향을 준다고 안 나가면 검찰이 봐주나?”라면서 “우리나라 검찰이 그렇게 비겁하고 진짜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서울중앙지검장 뭐예요? 무혐의 처리했다”고 답했다. 김 여사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종 해프닝도 덩달아 일어났다. 김 여사가 병원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가 하면 누군가 ‘김 여사에게 전달해 달라’며 병원에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풍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9일 마약 신고를 한 신고자를 검거했다. 경찰은 신고자에게 경범죄처벌법 위반(거짓신고) 혐의를 적용해 약식재판인 즉결심판을 청구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의 병원 입원으로 특검 수사가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 특검은 김 여사 입원 다음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입원 사실을) 어제 언론 보도로 접했다”며 “대면 조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어떻게 조사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특검보가 임명되면 차츰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면 조사 언제쯤? 방패막이 사라졌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형근·박상진·오정희·문홍주 특별검사보를 임명하면서 진용을 갖췄다. 이들은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에 대한 지휘, 감독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들은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고 철저한 수사로 답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나눠서 맡기로 한 것까지는 협의가 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에 의혹이 가장 많고 그 범위도 방대해 수사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김 여사의 소환 여부, 시기, 방법 등이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여사의 입원 기간은 2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문제는 그 시기가 지나고서도 김 여사가 수사에 불응하면 발생한다. 이때 특검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민 특검은 지난 19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괄하는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건을 담당하는 박승환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 건진법사 진성배씨 의혹을 관할하는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을 차례로 만나 면담했다. 민 특검은 “중앙지검에서 이첩한 사건과 파견 인력 문제를 협의하고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상 최대 4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수 있다. 민 특검은 금융감독원도 찾아 관련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언제까지 버틸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상 이제 김 여사를 지켜줄 방패막은 사라진 상태다. 3대 특검 중 김건희 특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유독 높은 만큼 김 여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정권이 바뀌면서 검찰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는 점, 핵심 증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점 등도 김 여사에겐 악재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