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선거전 물밑작업 논란

물불 가리지 말고 슈퍼파워 ‘철밥통 자리’ 지켜라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협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이 단임 약속을 깨고 연임에 나서서다. 이번 선거는 최 회장과 김병원 조합장, 최덕규 조합장이 3파전을 이룰 전망이다. 하지만 농협 안팎에선 최 회장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착수, 든든한 기반을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이를 바라보는 농협 내부의 시선은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 농협노조와 일부 조합장들은 단임제로 운영키로 한 취지를 거스르면서 연임을 추진하는 최 회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 같은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연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향응 제공 의혹 불거져
포항동지상고 동문 MB와의 학연 활용 주장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18일로 확정됐다. 이번 선거에서 회장으로 선출되면 향후 4년간 농협을 이끌게 된다. 중앙회장 후보로는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 전남 나주·남평 김병원 조합장, 경남 합천 최덕규 조합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농협 안팎에선 최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일찌감치 물밑작업에 착수, 기반을 든든하게 다져놨기 때문이다.

사실상 최 회장 연임
확정적 견해 많아

중앙회장 선거 방식은 최 회장 임기에 전국 조합장 1170여명이 뽑는 직선제에서 대의원 288명만 투표권을 갖는 간선제 방식으로 변경됐다. 최 회장은 올 들어 20여개 자회사의 임원 자리가 비면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들을 앉히고 있다. 농협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렇게 자회사 임원이 된 대의원이 54명에 달한다. 이는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의 18.8%에 해당한다.

농협 내부관계자는 “과거에는 농협 자회사 임원에 옛 조합장과 농협 내부 인사 등도 임명됐지만, 올 들어서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만이 임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월 200만~300만원의 월급을 따로 받을 수 있다.

최 회장은 또 연임을 노리고 대의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근 농협중앙회의의 자회사인 농협유통의 임원 17명이 미국 연수를 다녀오면서 명품 핸드백을 선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람에 530만원씩 모두 9000만원의 연수비용은 농협중앙회가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뿐만 아니라 다른 자회사들도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연수 비용으로 올해 들어서만 60여차례 40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을 정도다.

이밖에 사업활성화 지원금 2조8500억원이 대의원 조합에 집중적으로 배정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최 회장은 현재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88명 가운데 150명 이상을 우군화 해놓은 상태라는 전언이다.

포항동지상고 동문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학연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포항동지상고 동문회에 참석해 인연을 과시했다. 이어 지난 9월 서울 상암운동장에서 열린 ‘전국 농업인 한마음 전진대회’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와 관련, 농협 내부관계자는 “농협 창립 50주년 맞아 열린 행사에서 4만 명의 농민 조합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었다”며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최 회장과의 우정을 과시하는 자리 같았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가 최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농협 내부에서는 ‘청와대가 최 회장을 도와주기 위해 투표권이 있는 농협 대의원 조합장 288명을 이달 중 청와대로 초청할 계획’이라는 설이 나돈 바 있다. 그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최 회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할 계획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 같은 설은 현실이 됐다. 최 회장이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공헌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 수상자로 선정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 최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대통령에게 훈장을 수여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훈장 수여는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농협 내부에서 회자되던 ‘설’을 의식한 결과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현재 농협은 최 회장의 수훈 사실을 쉬쉬하고 있으며, 훈장은 추후 수여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탑산업훈장 수훈
농협?최 회장 ‘쉬쉬’

최 회장의 이 같은 연임 움직임을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농협노조와 일부 조합장들은 단임제로 운영키로 한 취지를 거스르면서 연임을 추진하는 최 회장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최근 농협 공동대책위원회는 농협중앙회 중앙본부 본관 앞에서 노동자·농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최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공동대책위는 전국농민화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금융산업노조 농협중앙회지부, NH농협중앙회노조, 농협중앙회비정규노조, 전국농협노조, 전국축협노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동대책위는 “최 회장의 지난 임기 4년은 50년 농협이 일거에 해체될 수 있는 시한폭탄을 장착한 것이나 다름이 없고 회장직을 이용한 권력형 비리는 또 얼마나 드러날지 모를 일”이라며 “최 회장이 끝내 노욕을 버리지 못하고 농협중앙회 회장직에 도전하게 된다면 세상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회사 임원 자리에 투표권 있는 대의원 앉혀
농협노조 등 조직적 반발 외면한 채 연임작업


이 같은 반발에도 최 회장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모습이다. 주변의 비판에 귀를 막고 묵묵히 재임 물밑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이 이처럼 회장직에 목을 메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 230조원에 25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한 조직이다. 중앙회 산하에 지역조합만도 1170개가 있고 중앙회 임직원만도 1만8000명이나 된다. 조합원은 240만명에 이른다. 중앙회 회장은 이 조직을 등에업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국회의원들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게 농협 중앙회장이다.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각종 이권과 얽혀있다. 이 때문에 회장 직선제로 바뀐 1988년 이후 3명의 회장이 모두 감옥살이를 했다. 한호선(14~15대, 1988~1994), 원철희(16~17대, 1994~1999) 회장은 공금을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대근(18~20대, 1999~2007) 회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이 때문에 회장의 인사권이 배제되고 회장직이 상임에서 비상임으로 바뀌는 등 중앙회장의 권한이 많이 축소 됐다. 그러나 이것은 형식일 뿐 아직까지 대부분의 권한은 회장이 행사한다는 설명이다.

농협 내부관계자는 “수십억원씩을 써가며 중앙회장이 되려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회장의 영향력은 연봉이나 조직의 수장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 있다”고 말했다.

단임제 바꾼 장본인
규정상 하자 없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농협법을 개정하며 임기를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바꾼 장본인이다. 연임에 따른 조직의 파행운영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은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올해를 끝으로 물러날 것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최 회장은 재출마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지난 3월 ‘신용-경제 분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농협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장본인으로서 사업개편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 하겠다는 게 최 회장의 연임 도전 명분이다.

단임제로 바뀐 건 최 회장 재임기간 중이므로 최 회장만은 연임이 가능하다. 규정 상 아무런 하자가 없다. 다만 연임제를 단임제로 바꿨던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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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