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더위는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가을의 문턱인 9월이 왔는데도 여전히 더운 날씨는 계속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철이 5월부터 9월까지 길어질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외식업 시장은 내수경기가 불황인 데다 너무 더운 날씨에 바깥 출입을 꺼리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대부분 업종이 매출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 및 음료 시장은 무더운 날씨 덕분인지 불티나게 매출이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대표적인 창업 아이템이었던 커피전문점은 모처럼 매출이 크게 상승하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불경기 속 호황
이런 분위기에 커피전문점 창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과당경쟁을 하고 있어 투자수익률이 낮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지만 여전히 많은 창업자들이 커피전문점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마음만은 선진국 국민인 데다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노동력이 적게 들고 남 보기 좋은 업종을 선호하는 창업자 니즈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커피전문점도 세분화 과정을 거쳐서 새롭게 구조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은 원두커피에 대한 수요증가가 커피산업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 이제는 맛, 가격, 인테리어 등 소비자 취향에 따라 보다 정교한 맞춤형 커피전문점이 시장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대되는 커피는 맛과 가격, 분위기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커피전문점이다. 훨씬 똑똑해진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 고유의 향을 즐기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커피원두를 생산 유통하면서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사업도 하고 있는 ‘연두커피인터내셔날’ 여선구 대표(47)를 만나 인터뷰 했다. 여 대표는 국내 원두커피 바리스타 1세대로서 3대 커피 장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커피 전문가이다.
그는 “지금까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 대인 하이엔드 시장과 1000원 대인 로엔드 시장이 양분하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2500~3000원 선인 중간 가격대 커피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때 커피원두의 품질은 커피산업의 발달로 하이엔드 시장 커피원두에 못지않게 품질 좋은 커피원두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가 커피 브랜드는 많지만 중간 가격대 커피 브랜드는 선두 주자인 이디야가 독보적이고, 커피베이가 올해 들어 크게 성장하면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고, 그 외는 대부분 중소 규모의 브랜드만 존재한다. 초기 커피전문점 창업 붐이 많은 고가 커피 브랜드의 등장을 가져왔다면 지금부터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브랜드 성장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남미, 전 세계 생두 생산 농가 수입
합리적 가격, 제대로 된 커피 즐겨
‘연두커피’는 바로 이러한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커피원두를 생산 유통한다. 여 대표는 “커피원두의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두의 소싱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두커피는 기본적으로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에서 85점 이상 획득한 생두만을 수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여 대표는 커피사업을 시작한 후 17년 동안 직접 해외 커피 농가를 수시로 방문해 품종을 확인하고 그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오고 있다. 콜롬비아 등 남미와 전 세계의 생두 생산 농가에서 생두의 위생과 품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 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 말로 가심비 높은 생두다. 여 대표는 “연두커피는 수입 생두의 품질이 높고, 유기농 커피 및 더치커피(콜드브루) 등 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커피원두 생산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한 생두는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저한 위생시설에서 로스팅하고 있다. 품질 좋은 생두와 숙련된 로스팅 기술로 볶은 원두커피와 이를 추출한 더치커피 그리고 각종 커피상품은 각 소매 매장에 공급한다. 여 대표는 “연두커피 원두와 커피상품은 동일 품질이라면 20~30%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는데, 대형 유통업체나 프랜차이즈, 일반 점포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부터는 중간 가격대의 커피전문점에서 주문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커피산업이 과당경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두커피는 작년 대비 올해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물론 올여름 무더운 날씨 덕도 많아 봤다.
연두커피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안정감)가 높은 커피로 잘 알려져 있다. 커피 고유의 향과 원두 맛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또 유기농 커피 및 더치커피(콜드브루) 매니아도 늘어나면서 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연두커피 원두가 선호되고 있다. 이러한 가심비 높은 원두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선 수입하는 생두의 위생과 품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 콜롬비아 등 남미와 전 세계의 생두 생산농가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 대표가 직접 수시로 방문하면서 수입 생두의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또한 수입한 생두의 로스팅은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저한 위생시설에서 하고 있다. 품질 좋은 생두와 숙련된 로스팅 기술로 볶은 원두커피와 이를 추출한 더치커피, 그리고 각종 커피상품은 각 매장에 공급돼 판매된다.
품질 좋은 원두
여 대표는 2002년 경기도 안산에서 원두를 직접 볶아 커피를 만드는 로스터리 카페를 시작, 원두 유통사업과 바리스타 양성을 병행해온 1세대 바리스타다. 17년간 오로지 커피 사업에만 몰두해 온 커피 장인이다. 백화점, 공공기관 등의 문화강좌에 커피 강의도 많이 하고 있다. 그는 국내 커피산업이 성장하면서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은 커피가 저가를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는 점에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여 대표는 “고객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품질 좋은 커피원두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입맛을 충족하는 다양한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임으로써 커피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데 일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