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정신분열증)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을 보이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이다. 예후가 좋지 않고 만성적이라 환자나 가족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준다.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조현병’ 질환으로 진료 받은 인원은 2012년 10만980명에서 2017년 10만7662명으로 늘어나 2012년 대비 약 7% 증가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2012년 4만8751명에서 2017년 5만129명으로 1378명 증가했고, 여성은 2012년 5만2229명에서 2017년 5만7533명으로 5304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상과 환각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조현병의 유병률은 지리, 문화적 차이와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 정도로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약 5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병 환자가 2012년 10만980명에서 2017년 10만7662명으로 늘어났지만 50만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따라서 건강보험 통계상 조현병 환자가 증가한 것은 실제로 환자가 늘었다기보다는 조현병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당 기준으로 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매년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았다. 여성은 2012년 212명에서 2017년 227명, 남성은 2012년 195명에서 2017년 196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각각 1.1배 증가해 큰 변화는 없었다.
2017년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40대까지 비슷하던 남녀의 비율이 50대 이상에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많았다.
2017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40대(2만8694명, 26.7%)가 가장 많았고, 50대(2만3066명, 21.4%), 30대(2만589명, 19.1%)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 모두 4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남성은 40대(1만4801명, 26.7%), 50대(9745명, 21.4%), 30대(1만430명, 19.1%) 순이며, 여성은 40대(1만3893명, 29.5%), 30대(1만159명, 20.8%), 50대(1만3321명, 19.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중년 40대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조현병은 보통 15~25세에 발병하며 평균 발병연령은 남자에서 18세, 여자에서 25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40대 이후에 조현병이 처음 발병하는 경우는 쉽게 보기 힘들다. 현재 통계상 40대 환자가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40대 이전에 조현병 발병한 환자들이 이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으면서 축적된 결과로 생각된다. 또한 조현병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15년 정도 기대수명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고령층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치료 중단 시 재발가능성 높아
항정신병약물치료로 증상 완화
조현병 질환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 시 문제에 대해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조현병은 조기에 진단해서 치료를 받으면 별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가 가능한 질병이다. 하지만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거나 치료를 중단해서 재발한 경우에는 그만큼 치료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조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조현병이 만성화되고 사회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망상과 환각이 있다. 망상은 사실이 아닌 것을 확신을 가지고 믿는 것으로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한다고 믿는 피해망상,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얘기를 수군댄다고 믿는 관계망상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크게는 생물학적원인과 심리적 원인이 작용하는데 그중에서 생물학적 원인이 발병에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간의 통념과는 달리 ‘마음의 병’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조현병의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도파민을 비롯한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 전두엽 변연계를 비롯한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 유전적 경향성 등이 있다.
기존에는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치료가 중심이 됐다면 이제는 조현병을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다. 나중에 조현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미리 선별해 약물치료 또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발병을 예방하는 프로그램들이 국외 및 국내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항정신병약물을 이용한 약물치료이다. 약물치료는 조현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고, 이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나아가 조현병의 재발을 막아줄 수 있다.
조기 발견 중요
그 외에도 망상, 환각의 완화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환자 가족들에대한 교육,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직업재활 등의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