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부탁해> 출간한 나성린 의원(한나라당)

“젊은층 이념적 편식 막고, 우파정책 타당성 위해 힘쓰겠다”

[대담=이주현 기자]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대한민국을 부탁해>라는 우파담론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젊은이들의 이념적 편식을 막고 이념과 정책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함이 집필 이유이다. 나 의원은 인터뷰 내내 보수우파의 당위성과 필연성에 대해 확고하고도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대한민국의 경제통으로 일컬어지며 진정한 우파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 나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봤다.

최홍재 시대정신 이사와 대담형 우파담론집 출간 화제 
내년 총선 ‘강남을’ 출마 예정, 정치 외연 확대 가속화


나성린 의원은 ‘경제통’답게 우리사회의 현 실태를 조목조목 분석하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사회는 현재 경제적·사회적으로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2019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실질성장률이 5% 이상 돼야 하는데 현재 잠재성장률도 4% 이하로 떨어졌다.”

“소위 말해 소를 키울 생각은 안하고 쓸 생각만 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선진국으로 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그는 특히 국가 전반에 걸친 심각한 포퓰리즘을 지적하며 여야를 불문하고 성장잠재율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 의원은 또 현재 내년 총선을 위해 부단히 뛰고 있다. ‘강남을’ 지역 출마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사무실을 개소하고 점차 정치적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그의 최대 화두는 단연 ‘표퓰리즘 없는 경제대국’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와 책의 간략한 소개를 해 달라.
젊은이들은 경쟁력을 키울 생각, 주로 우파들의 생각을 싫어한다. 우파가 주장하는 생각과 사상, 이념 자체를 상당히 싫어한다. 책방에 가보면 좌파담론집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이념적 편식을 해서는 나라가 위험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들었다. 이념적 편식을 막기 위해 우파와 좌파의 이념과 정책에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됐다. 우파가 좌파보다 무조건 낫다고 하지 않았다. 이 책의 특징은 알기 쉽게 대담집으로 썼다. 우파 정책의 타당성을 말하기 위해 애썼다.


“보수와 진보의
이분화는 잘못”


- 보수우파란.
▲ 보수와 진보의 이분화는 잘못됐다고 책에서 집필했다. 보수는 기득권 세력이고 기존의 잘못된 것들을 보호하고 유지하려는 세력으로 인식되어 있다. 보수는 기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더 좋은 방향으로 계승·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은 ‘수구보수’다. 우리는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 우파는 성장효율, 시장경제를 중요시 한다. 당분간은 우파가치를 중심에 두고 우파가 가진 약점을 좌파적인 가치를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 역으로 진보좌파는 무엇인가.
 우리 사회에서 진보라는 용어자체가 참신하고 좋게 인식되어 있다. 진보는 기존의 잘못된 것을 고쳐가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보다. 우리 사회의 진보는 그렇지 않다. 기존의 잘못된 것을 바꿔가며 보수가 주장하는 잘못된 것을 개혁해야 되는데 보수가 주장하는 장점을 뒤집으려 한다. 이것이 ‘수구진보’다. 수구진보와 수구좌파는 모두 잘못됐다 생각한다. 좌파 우파로 표현했으면 한다. 정확한 용어 선택이 필요하다. 좌,우파 모두 장단점이 있다. 좌파는 시장역할보다 정부역할을 더 중요시 한다. 분배와 평등을 중요시 한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개념은 다르다 생각한다. 


- 한나라당의 고질적 문제인 ‘친이-친박’ 계파갈등에 대한 입장은.
 현 정부가 들어서고 지난 3년간 친이-친박간 갈등으로 인해 당은 하나였지만 사실상 ‘두나라당’이었다(웃음). 친박계 의원은 민주당보다 강하게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난했다. 그러다 보니 각종 선거에서 연거푸 패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서로 반성하고 협조하고 통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판기념회에서 친이-친박이 다 모였고 우리사회의 합리적 보수단체의 지도자들이 다모였다. 이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한나라당의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현재의 한나라당을 평가한다면.
 상당한 위기에 놓여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경제적인 이유와 정치적인 이유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하나만은 살리겠다고 했는데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다. 세계역사상 가장 큰 경제위기를 맞았다. 우리는 세계가 놀랄만큼 빨리 극복했지만 국민개개인의 생활이 나아지지 않아 실망했다. 경제위기 이전보다 생활이 나아지기는 힘들다. 전 세계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상황이 낫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지지하는 보수단체에서는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만들어 줬는데 왜 당의 기본가치와 보수의 기본가치를 지키지 않고 흔들리고 있느냐? 민주당 따라가기 식을 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있다.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은 정치를 참 잘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독재’라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 정치적인 문제는 조금 등한시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지지층과 비지지층의 비난을 한 번에 받았다. 경제, 정치 부분에서 굉장한 위기에 처했다 생각한다.

-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예상해 본다면.
 굉장히 어렵게 보고 있다. 당 대 당 선거라면 해볼 만하지만 정치권에 실망한 시민단체 후보와 맞서 싸우고 있는 현실은 굉장히 불리하다. 안철수라는 국민적 아이콘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더욱더 힘든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패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날이 다가오면 박 후보의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다보면 안철수 거품이 빠질 것이고 나경원 후보의 경쟁력과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 야권에서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며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전망해 본다면.
 쉽지가 않다. 많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실망하고 있지만 그분들이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것을 민주당도 알고 있어 ‘선거 공학적’으로 끌고 가고 있다. ‘좌파후보단일화’를 해서 한나라당과 대결하려 한다. 그 효과를 무시하지 못한다. 우리는 그동안 친이-친박간의 갈등이 있었고 보수우파세력도 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결정을 하지 않고 있어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당내 통합을 이루고 보수우파세력과 연합을 하고 자유선진당과 후보단일화 내지 연합을 해야 한다.

- ‘보수대통합’을 주장하는 것인지.
우리는 야당과는 다르다. 우리는 ‘가치연합’이다.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 야권은 민주당과 민노당의 가치가 전혀 다르다. 단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연합이다. 바람직하지 못한 연합이다. 독자적으로는 이기지 못하니 가치가 다른 세력과 연합해 선거에 이겨보겠다는 것이다. 다분히 ‘선거 공학적’이다. 국가 장래를 봐서 바람직하지 않다. 대북관계, 통일정책, 복지정책 등에 대해 굉장히 많은 혼란과 갈등을 가져올 것이다.

“한나라당의
상당한 위기”


- 이번 재보선과 내년 총선, 대선의 최대화두는 ‘복지’다. 올바른 ‘복지’에 대한 생각은.
 복지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복지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유 브랜드다. 좌파는 증세를 해서 잘사는 사람을 끌어내려 재원을 마련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자는 것인데 그것은 맞지 않다. 나라 경제가 무너지게 되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오히려 서민빈곤층이 어렵게 된다. 경제성장과 복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복지가 없는 성장은 가능하지만 성장이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성장을 하면 일자리도 생기고 세금도 많이 걷힌다. 그 세금으로 빈곤층을 돌볼 수 있으니 더욱더 효과적인 복지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급진적 복지정책은 나라 경제를 망치는 것이 된다. 복지를 강화하되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소득이 증가하면 복지에 대한 지출도 저절로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는 방안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 당의 감세철회에 대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야당에서는 ‘부자감세’라 주장하지만 전혀 부자감세가 아니다. 감세의 목적은 기업경쟁력과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쟁상대국보다 세 부담을 높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소득세는 부자에 대해 해주지 않았다. 법인세도 중소영세기업에 대해 다 감세 해주었다.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반 만하지 않았다. 부자감세가 전혀 아니다. 감세를 계속 추진하길 바랐지만 경제위기가 오며 양극화가 심해지고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지역구 의원들의 우려가 많았다. 감세에 대한 원칙을 지키지만 타협의 필요성을 느껴 타협했다. 나머지 감세에 대해서는 당분간 유보했다.

- 부자감세로 84조원의 손실이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잘못된 주장이다. 대기업과 부자를 타깃으로 감세를 한 적이 없다. 야권에서 주장하는 감세액은 몇 년 치 축척된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다. 감세의 효과로 인해 우리경제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했다. 지난 정부시절 세금폭탄으로 인해 기업이나 우리사회의 국부창출 세력들이 정부에 신뢰감을 잃었지만 이번 정부 들어 기업들이 신뢰를 가지게 됐다. 세수손실이 있긴 했지만 경제성장으로 인한 세수증대로 모두 상실화 됐다. 감세의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우파가치를 중심에 두고 우파가 가진 약점을
좌파적인 가치로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경제전문가로서 현재 경제 상황을 진단해 본다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경쟁력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는 ‘개방형소국경제’다. 외부의 충격에 굉장히 약하다. 경제위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 정도의 경제펀드멘탈로는 견뎌내기 힘들다. 특히 ‘외화유동성부족’ 같은 위기가 오면 외국투자자들이 금방 빠져나가게 된다. 현재 3000억불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지만 순식간에 고갈될 수 있다. 경제펀드멘탈과 기업의 경쟁력을 보강하고 경제안전망, 금융안전망을 계속 보강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이 안 된다면 빈발하는 경제위기에 굉장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잠재성장률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된다. 2차 대도약이 필요하다.


- 경제대통령을 자처한 대통령의 MB노믹스가 잘못됐다는 말인가.
 MB노믹스 자체는 옳았다. 잠재성장률을 높여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려 했다. 감세, 규제완화, 개방화 확대, 공기업선진화,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을 하려 했는데 불행이도 쇠고기파동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했다. 제대로 실행해 보지도 못하고 ‘작은 정부 큰 시장’ 원칙이 무너져 버렸다. 향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굉장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인천국제공항 매각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겁다. 매각에 대한 입장은 어떠신지.
 DJ정부때부터 민영화하기로 하고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최고 49%를 매각하고 51%는 정부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민영화가 아니다. 인천공항 3차 확장공사가 예정되어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인데 이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이다. 지분매각은 명실상부한 국제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다.

“잠재성장율 높여
2차 대도약 해야”


- 이른 감이 있지만 이명박 정부를 평가한다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출발도 좋았고 국가적인 목표도 좋았다. 외적으로 경제 위기, 내적으로 광우병 파동과 정치적 실패, 인사 실패 등으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기초체력을 키우는데 실패 했다 본다. 그렇지만 상대 어느 나라보다 경제위기를 잘 극복했다.

-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지.
 3개월 전부터 ‘강남을’에 사무실을 내놓고 열심히 활동 중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지역으로써 아무나 갈수 없는 곳이다. 강남 유권자들이 원하는 스펙이 있다. 학벌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또한 한나라당의 가치를 철저히 지키고 실천 노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모든 것을 갖췄다. 한나라당과 보수우파의 가치를 위해 싸웠고 정책능력도 있다. 강남에서만 22년을 살았다. 자격이 있다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

- 남은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2~30대 젊은이들의 우파, 한나라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과 분노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할 것이다. 책을 쓴 목표도 그것이다. ‘북 콘서트’도 열고 젊은 층과 대화·소통을 많이 해 반한나라당과 반우파에 대한 사고를 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두 번째는 지나친 포퓰리즘을 억제하기 위한, 나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개발을 위해 힘써서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성린 의원 프로필>

▲ 서울대학교 경제학사
▲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
▲ 제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비례대표)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 한나라당 비전위원회 위원장
▲ (재)여의도연구소 부소장
▲ 한반도 선진화재단 부이사장
▲ 선진화국민회의 정책위원장
▲ 한국재정?공공경제학회 회장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의장, 경제정의연구소장
▲ 영국 ESSEX대 경제학과 조교수
▲ 미국 WASHINGTON대 경제학과 초빙부교수
▲ 매일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 동아일보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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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