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선거 당시에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대한민국의 하늘이 흐리면, 아이를 둔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갑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이 대신 미세먼지를 다 마시고 싶은 심정입니다. 학교 가는 아이에게 할 수 있는 일이란 마스크를 씌어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해 아이와 부모의 아침은 슬프고 걱정스럽습니다. 미세먼지를 잡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습니다. 정부의 정책역량과 외교역량을 모두 투입해서 푸른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문재인의 미세먼지 대책은 크게 두 방향입니다. 하나는 원인을 잡는 것입니다. 미세먼지 배출 원인의 절반은 국내, 절반은 국외에 있습니다. 국내 산업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외교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당장, 미세먼지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강력한 미세먼지 관리대책과 전담기구가 필요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절박함을 역설하며 문재인 후보는 ‘미세먼지, 이렇게 잡겠습니다‘라며 여러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다. 그랬던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취임한 지 1년이 넘어섰다. 그런데 현재 미세먼지 상황은 어떨까.
한마디로 문 대통령의 공약이 무색할 정도로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파란 하늘을 보는 일이 가뭄에 콩 나듯하고 어쩌다 비 내린 후 미세먼지 상황이 좋아지면 모든 일 제쳐두고 자연에 묻히고 싶을 정도다.
이제 이를 염두에 두고 문 대통령이 혈안 되어 있는 핵 폐기 문제에 접근해보자. 필자는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먼저 핵 폐기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북한이 그들 말마따나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하면 핵무기를 포함해 그 과정에 축적된 기술력과 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물질들이 폐기돼야 진정한 의미의 핵 폐기라 할 수 있는데 이 부분 상당히 회의적이다.
물론 핵무기 제작에 소요되는 물질들에 대해서는 폐기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소요되는 물질도 중요하지만 핵무기 제작과 관련한 기술력이 더욱 중요한 요소라 판단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폐기한다는 이야기인지 이해 불가다.
혹여 이와 관련 고대시대에 행해졌던 순장(殉葬)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일어난다. 핵 제작 과정에 필요한 기술은 그에 참가한 사람들의 머리에 상당부분 들어 있을 터인데 이를 어떻게 폐기하겠다는 의미인지 난해하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훗날 우리 민족이 통일되었을 때를 상정한다면 핵 폐기가 과연 옳은 처사인지에 대해서다. 미국과 중국 등 기왕에 핵무기 보유 국가의 입장서 살피면 우리의 핵무기 보유가 마뜩치 않겠지만 그들과 진정으로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려 한다면 우리의 핵무기 보유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자.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로 다가선 미세먼지 제거와 불확실한 또 어느 방식이 진정 옳은지도 모르는 핵 폐기 문제 중 어떤 일이 우선시돼야 하느냐의 문제다.
두 말 할 것도 없다. 이 시점 핵 폐기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미세먼지 제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대책에 앞서 핵 폐기 운운하는 문 정권을 보면 성동격서(聲東擊西)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