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KB금융지주 회장) ‘소통의 리더십’ 화제만발

직원 중심의 ‘열린경영’ 외치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의 ‘열린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임원부터 실무자까지 조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은 물론 ‘CEO와의 대화’ ‘가족사랑 KB금융데이’ 등을 통해 영업 일선의 직원들과 직접 만나면서 KB금융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유하고 격려하며 KB금융그룹의 결속력과 영업력을 급속도로 강화하고 있다. 
 
소통과 토의 문화 바탕으로 의사결정 합리성 제고
‘소통의 장’ 마련해 일체감 및 직원 사기진작 도모


#자사주 매각, 집단지성의 성과
 
지난 7일 KB국민은행의 KB금융지주 자사주가 성황리에 전량 매각되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9월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주가 부양 및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으로 KB금융지주 주식 7360만7601주(19.05%)를 주당 장부가액 5만7170원에 보유하게 되었으며 관련법령에 따라 오는 9월말까지 전량 팔아야 했다.

담당임원들과 실무진은 유럽 경제 악화 등 국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고, 매각 시한에 가까워질수록 매수주체에 대한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사주 조기매각을 피력했다. 이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연말이 되면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매각 시한인 9월까지 자사주를 들고 있었으면 했지만 담당 임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기에 매각했다”며 해당 임원들과 실무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시장은 KB국민은행의 자사주 매각이 성공적이었다는 반응이다. 2조원 상당의 대규모 물량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유수 IB들이 대거 주관사로 나섰으며, 가장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한 시티글로벌증권과 메릴린치증권이 주관사로 선정돼 당초 예상 가격 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각을 성사 시켰다. 
 
#그룹경영위원회 확대
 
KB금융지주는 지난 5월 지주사의 주요 안건을 결정할 수 있는 그룹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 했다. 지주사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존에 회장과 사장 2명뿐인 그룹경영위원회를 지주사 상무 이상의 집행임원으로 문호를 확대한 것이다. 그룹경영위원회는 지주사 상무 이상의 집행임원 10명이 참석하는 명실상부한 지주사의 주요 의결기구가 됐다. 이는 CEO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든 것으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참석시켜 열린 분위기를 만들고 집단지성을 활용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전략시너지 회의(SSAM)
 
KB금융지주는 지난 4월 회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참석하는 전략시너지 회의(SSAM)를 만들었다. SSAM란 그룹의 주요 전략·시너지 이슈에 대해 다양한 그룹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로 이를 통해 조직 내 의견을 수렴하여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KB금융지주는 SSAM미팅 이라는 새로운 회의형식을 통해 공동 의사결정 방식을 확산시키고 SSAM미팅 제도를 KB금융그룹 고유의 민주적인 주요 의견수렴 채널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CEO와의 대화」개회
 
어 회장은 지난 1월 은행연합회뱅커스클럽에서그룹직원 30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011년 첫번째 ‘CEO와의 대화’는 ‘회장에게 바란다’ 우수의견 제안자의 도전과 참여정신을 격려하고자 일선 영업점 및 업무 각 분야, 지역별로 선발된 30명의 직원으로 구성됐다. 직원들은 그룹 각 분야에 걸쳐 가감 없는 현장의 소리와 그룹 발전에 대한 건의사항를 전했고, 어 회장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하며 4시간 동안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졌다.

지난해 7월 일주일간 진행된 ‘회장에게 바란다’ 의견공모는 총 2028명의 직원들이 참여해 축하메시지, 아이디어 제안 등을 통해 그룹발전에 대한 제언을 했다. 관련부서에서 공모자들의 의견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했으며, 우수의견을 모아 ‘소통, 함께 만드는 길’ 책 (e-Book)을 발간해 새로운 KB금융그룹의 소통의 전기를 마련했다.  
또 지난 3월에는 대구지역을 방문, 제2회 ‘CEO와의 대화’를 개최해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임으로써 영업력 회복은 물론 직원 사기도 높이고 있다. 앞으로 ‘CEO의 대화’는 분기·지역별로 순회하며 진행된다.
 
#KB가족 동료애 나눈 화합 한마당
 
KB금융그룹은 지난 7월 중구 정동극장에서 그룹 임직원과 배우자 등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가족사랑 KB금융의 날 행사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정동극장 쌈지마당에서 어 회장이 일일이 직접 따른 생맥주와 다과를 즐긴 뒤, 한국 뮤지컬 미소 춘향연가를 단체 관람했다. 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잠시 바쁜 일상과 업무를 내려놓고 같은 길을 가고 있는 KB가족이라는 동료애를 느끼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그룹 광고모델인 이승기와 양용은을 비롯한 KB스포츠단 선수들이 제공한 애장품 행운권 추첨으로 10여명의 KB가족들이 스타들의 사인 티셔츠, 골프채, 농구공 등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5월 잠실야구장에서 처음 KB금융의 날을 가진데 이은 두 번째 행사로 KB가족이라는 일체감을 나눈 신명과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남산길 걷기로 직원들과의 만남
 
지난 5월에는 KB금융지주 임직원 70여명과 남산 공원길산책을 나섰다. 어 회장은 1시간 30분 동안 약 6.5km에 이르는 남산길 산책로를 임직원들과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직원들과 격의 없는 만남을 가졌다. 산책 후에는 장충동 족발집에서 직원들과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어 회장은 직급에 상관없이 고생하는 직원들을 일일이 불러 식사를 챙기는 등 임직원들과 따뜻한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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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