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무엇이 그리 급하다고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서 전자 결재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 전문 중 도입부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상기 내용을 살피면 평상심을 견지하고자 노력하는 문학인으로서 참으로 안타깝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과연 이게 정상적인 사고를 견지하고 있는 인간들의 머리서 나온 생각인지 의문이 일어난다.
왜 그런지 서두부터 시작해보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대해서다.
참으로 막연하다. 유구(悠久)하다라는 말은 ‘아득하게 오래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그 이면을 살피면 ‘너무 오래돼 그 뿌리를 가늠하기 힘들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니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서 이딴 식의 뜬 구름 잡듯 막연한 표현으로는 절대 설득력을 얻을 수 없다. 반드시 구체적으로 서술할 일이다.
이 대목은 우리 역사가 시작되는 단군조선 즉 고조선으로 시작하는 게 옳다. 아울러 이 대목은 ‘단군조선으로 국가가 세워진 이후 홍익인간 이념에 입각한 전통을 이어받은 대한국민’으로 바뀌어야 한다.
다음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에 대해서다. 3‧1운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외세의 지배가 아닌 자주 독립의 정신을 담고 있고 3‧1운동으로부터 등장한 게 바로 대한민국임시정부다.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임시정부는 국내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해 성립한 적법한 정부가 아니며, 국제적으로 국가를 정당하게 대표할 자격이 없는 임시정부일 뿐이다.
그런데도 그 법통을 이어받겠다고 하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난감하다. 이 대목은 ‘법통’이 아니라 ‘정신’으로 대체돼야 한다.
다음은 ‘불의에 항거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에 대해서다. 이 대목을 살피면 절로 육두문자가 흘러나온다.
정말로 무식의 결정체라 아니할 수 없다. 심지어 헌법 전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인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모든 미사여구를 떠나 필자가 생각하는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의 정체를 밝히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의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믿고 있다. 그런데 이 대목을 살피면 광복 이후 대한민국에는 민주화운동만 존재했던 것으로 확단하고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아울러 일전에 <일요시사>를 통해 언급했던, 광복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네 개의 흐름에 대해 부연해야겠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 그리고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의 화합을 통한 상생의 커다란 네 흐름이 존재했었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답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했던 상생에 있다.
그런 차원서 헌법 전문 서두는 ‘단군조선으로 국가가 세워진 이후 홍익인간 이념에 입각한 전통을 이어받은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자주 독립과 광복 이후 건국,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화합을 통한 상생의 정신을 계승하고’로 바뀌어야 한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