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A는 B와 법률혼 관계에 있었으나 오랜 기간 별거하며 서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A는 C를 만나 같은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하고,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C를 피보험자로 하는 자동차보험까지 들었습니다. 그 후 A가 C 소유의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자 C가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이때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상의 ‘배우자’에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A] 민법 제810조는 배우자가 있는 자는 다시 혼인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 중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때 중혼이라고 해서 혼인이 당연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혼인 취소의 사유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법원은 중혼에 해당하는 혼인이라도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하게 존속하는 것이고, 이는 중혼적 사실혼이라 해서 다르게 볼 것은 아니며, 중혼적 사실혼관계일지라도 법률혼인 전 혼인이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질문과 같은 사안서 판례는 A와 C가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만한 혼인의 시체를 갖춘 사실혼 관계에 있고, A의 자동차사고로 인한 피보험당사자의 지위를 확정하면서 C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A가 B와 단순히 형식상 이혼절차를 밟지 않아 중혼적 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실혼 관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획일적인 보험약관의 해석원칙에 관한 법리에 반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A와 B는 법률혼 관계에 있더라도 사실상 이혼상태에 이르렀다는 점, A와 C는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만한 혼인의 실체를 갖춘 사실혼 관계에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A는 법률혼에 준하는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므로 A는 보험계약의 특별약관에서 정한 피보험자와 사실혼관계에 있는 배우자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으므로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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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