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오너가 CEO 연수입 순위 TOP10 <전격공개>

걸어 다니는 기업 “신화 한두 개는 기본?!”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양반과 천민으로 구분되던 신분제 폐지 후 현대판 신분제가 생겼다. 계급을 분류하는 기준은 경제력. 이를 바탕으로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양분된다. ‘있는 자’들의 정점엔 ‘재벌’이 있다. 이들은 부의 세습을 통해 자신의 신분을 견고히 지켜 나가고 있다. ‘없는 자’로선 이들의 자리를 넘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서민으로 태어나 재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들이 있다. 비오너가 최고경영자(CEO)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출신성분을 거부하고 ‘그들만의 리그’에 당당히 입성한 이들의 ‘벌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반도체 신화 초석 만들어
‘애니콜 신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왕의 남자’

국내 대기업의 비오너가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수입이 공개됐다. 수입은 임원보수에 보유 자사주(스톡옵션 포함) 매각 수입과 현금 및 주식 등의 연말 배당금을 더해 구했다.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삼성계열 CEO들이 꿰차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최고는 지난해 무려 419억5000만원을 벌어들인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작년 임원 보수 59억9000만원에 삼성전자 자사주 스톡옵션 매각 차익금 358억5000만원, 배당금 1억1000만원 등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06년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갖고 있었던 역대 최고기록(196억5000만원)의 2배 이상에 이르는 규모다.

1위부터 4위까지
삼성 CEO가 꿰차

삼성이 이 부회장을 이처럼 극진히 ‘모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지난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68년 삼성그룹에 입사, 1977년부터 삼성전자 삼성반도체 생산과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삼성반도체통신 이사, 상무이사 겸 반도체 기흥공장장을 지냈다. 특히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메모리 사업에 진출한 1983년 이후 고전을 했던 5년여를 고스란히 메모리 공장에서 연구에 바치기도 했다. 이후 1992년에는 메모리 사업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1994년부터 반도체 총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이후 15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100대 상장사 현직 가운데 최장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이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스톡옵션 2만434주를 처분해 119억20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하는 등 총 180억1000만원의 수입을 올려 2위를 차지했다.
최 부회장의 이력 역시 범상치 않다. 지난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최 부회장은 반도체,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총괄 등 핵심 사업부서를 모두 거치며 삼성전자의 모든 것을 거의 꿰뚫고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보르도TV’로 삼성전자를 세계 디지털TV시장 세계 1위에 올려놓았다. 또 지난 2007년에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휴대폰 사업을 맡아 ‘제2의 애니콜 신화’를 쓰기도 했다.

최 사장은 ‘독일병정’ ‘디지털 보부상’으로 통한다. 정확한 업무처리와 절도 있는 생활로 붙여진 별명이다. 최 사장은 또한 마케팅 능력과 기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과 영업을 모두 이해하는 CEO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 당시 해외 전시행사 등에 참가할 때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동행하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되며 ‘황태자의 남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3위에는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이 올랐다. 윤 사장은 자사주를 처분해 얻은 차익과 임원 보수, 배당금 등을 합쳐 모두 71억원을 벌었다. 윤 사장은 삼성전자의 ‘돈줄’을 쥐고 있는 인물로 통한다. 윤 사장은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줄곧 가전부문에서 일하다 1988년 경영지원실 재경팀 경영지원그룹장으로 재무파트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재무와 관리 부문에서만 일했다.

2000년에 경영지원팀장 상무로 승진한 이후 2년 간격으로 전무와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고 2004년부터 경영지원팀장 부사장으로 일 해오다 지난 2009년 경영지원총괄본부가 해체되면서 사장급인 감사팀장으로 승진했다.

그 뒤로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이 임원 보수 32억6000만원과 배당금 1억8000만원 등 총 34억4000만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4위를 기록했다.
정 사장은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삼성물산에서 줄곧 일했다. 지난 1997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 재무담당 이사를 지낸 후 이듬해부터 2002년 초까지 삼성SDI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2003년 3월부터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03년 2억4362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수주액을 지난 2009년 89억8727만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등 괄목한 성과를 올렸다. 또 당시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건설업계와 엔지니어링업계를 통틀어 업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내부에서도 정 사장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지난 3월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김진수 전 사장이 33억9000만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김 전 대표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제일제당 마케팅부를 시작으로 줄곧 ‘마케팅’ 한 우물만 파왔다. 제일제당 마케팅 실장 시절 대상(미원)과의 조미료 전쟁에서 ‘다시다’로 역전을 이뤄냈고, CJ 식품본부장 시절엔 ‘쁘티첼’ ‘햇반’ ‘팻다운’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또 CJ홈쇼핑 대표로 재직 중에는 중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김진수 전 사장
마케팅 한우물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0억9000만원을 벌어들이면서 6위에 랭크됐다. 구 사장은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엑슨모빌의 전략연구소에서 일한 ‘국제통’이다. 에너지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받은 그는 2008년 12월 SK에너지 총괄사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이듬해 3월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정철길 SK C&C 사장, 경영철학 ‘SKMS’의 대가 
강유식 LG 부회장, 가지 않는 길 걸어 성공 이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전략 전문가로 활동해온 그가 SK에너지의 대표이사에 오른 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금융,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외국계 출신이 CEO에 오른 경우는 있었지만, 에너지업계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입사 1년 만에 사장 타이틀을 단 초고속 승진 역시 SK그룹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큼을 알 수 있다.

7위는 28억2000만원을 벌어들인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이 차지했다. 홍 사장은 1975년 경인에너지에 입사한 후 유화산업 한 분야에서 터를 닦아온 업계의 대표 전문가이자 정통 ‘한화맨’이다.

경인에너지 입사로 직장생활의 첫 발을 내딛은 후 한국종합에너지(옛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와 드림파마 대표이사, 한화케미칼 부사장을 거쳐 2009년 1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SK 경영철학인 ‘SKMS’의 대가 정철길 SK C&C 사장이 27억원으로 8위에 올랐다. 지난 1979년 유공에 입사해 석유개발과 신규사업 등 에너지 분야와 정보통신 분야에서 사업개발 관련 추진력과 기획, 마케팅 역량을 두루 인정받았다.

전략의 수립과 강한 실행력의 소유자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 2004년 SK경영경제연구소 경영연구실장으로 역임하는 동안 SK그룹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SKMS의 근간을 마련하고 SK그룹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05년 경영지원부문장으로 SK C&C에 합류, 공공금융사업부문장 사장, IT서비스사업총괄 등을 맡았다. 정 사장은 그동안 SK C&C 매니지먼트 인프라 개선과 대외사업 구조 혁신, 글로벌 진출 교두보 확보 등을 이뤄내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 마련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그룹 2인자’ 강유식 LG 부회장은 26억5000만원으로 9위였다. 구본무 LG 회장을 보좌하면서 LG의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구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강유식 부회장은 차세대 LG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인물로 ‘부드러운 원칙주의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평소 그의 표정은 온화하다. 임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지난 10여년에 걸친 LG의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계열분리 등을 진두지휘할 때 보여주었듯이 일에 관한 한 매사에 ‘원칙과 정도’를 지키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이석채 KT 회장
정통 관료 출신

강 부회장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가 성공을 이뤄낸 케이스다. 지난 1998년 LG구조조정본부를 맡으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외자유치, 선진기업과의 합작경영, 우량기업에 대한 기업공개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높였다. 특히 당시에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시도해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석채 KT 회장이 지난해 임원 보수 15억1000만원과 상여금으로 받은 자사주 1만4087주, 배당금 5100만원 등 총 22억6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면서 10위를 기록했다. 이 사장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정통 관료 출신이다. 해박한 지식과 논리적인 사고를 갖췄으며 업무추진력과 소신이 강하다는 평가다.
69년 행정고시 7회로 재정직 공채에 합격한뒤 대통령 지역균형발전 기획단 부단장,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정보통신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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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