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사정라인 대협공 재벌 전면전 막전막후

이 가는 여의도…칼 빼든 서초동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폭풍전야다. 정치권과 재계 사이에 전운이 가득하다. 아직 본게임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 상황만 보면 누구 하나 무릎 꿇어야 끝날 판이다.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재계다. 대놓고 노골적인 반기를 들었다. 이에 정치권은 살벌한 으름장으로 선전포고한 상황. 재계는 뒤늦게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서둘러 주워 담으려 하고 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가뜩이나 사정라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재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경련 등 재계 노골적 반기…잇달아 쓴소리
여야 대기업 압박 거세질듯 “희생양만 불쌍”

2007년 12월28일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이명박 대통령은 17대 대선 승리 열흘 만에 가진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주의)’정책을 선언했다. 당선인 신분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정부는 ‘비즈니스 프렌들리’경제정책을 추진해 성장 중심 정책을 펼 것”이라며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완화와 감세를 약속했다.

“정치인 못 믿겠다”
수장들 연일 직격탄
 
재계는 술렁거렸다. 지난 10여년간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한 이유에서다.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역시 CEO 출신 대통령” “이제는 할 만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재계에선 MB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투자와 고용을 늘리겠다”는 화답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그로부터 3년7개월이 흐른 지금, ‘비즈니스 프렌들리’는 자취를 감췄다. 당초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 MB정부가 ‘친기업’에서 ‘민생’으로 경제 정책의 초점을 바꾸면서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대기업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기업들이 깜짝 실적에도 일자리와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화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재계 사이에 암운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일이 터졌다. 재계가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대놓고 노골적인 반기를 든 것이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이 진원지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은 지난달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정부와 정치권에 쓴소리를 퍼부었다. 재계 단체 수장이 경제 문제가 아닌 국정 사안을 꼬집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한마디로 “못 해먹겠다”는 재계의 반발 심리를 어느 정도 대변했다는 분석이다.

허 회장은 우선 정치권의 포퓰리즘 정책을 비난했다. 포퓰리즘이란 정책의 현실성이나 가치판단, 옳고 그름 등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말한다. 그는 “반값 등록금과 같은 정책들은 포퓰리즘 하는 사람들이 잘 생각하고 내놓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올 포퓰리즘성 정책에 대해 재계가 반드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의 감세 철회 논의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도 내비쳤다. 허 회장은 “(세금은) 선택의 문제”라며 “(기업들이) 재원이 많으면 고용창출과 투자를 많이 하게 되고, 그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또 휘발유 가격과 동반성장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도 다소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허 회장은 “기름값 인하는 기업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했던 것인데 그 정도 분담했으면 충분한 것 아니냐”며 “(중소기업을) 무조건 도와주기만 해서는 자생력이 안 생기고 성장하는 데도 보탬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가진 간담회에서 또 다시 정부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오늘날 중요한 정책결정에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순수하고 분명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원군’들도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연달아 직격탄을 날렸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그룹 회장)은 지난달 23일 경북 구미시 송정동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회의’에서 “감세는 세계적인 추세다.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와 대학 반값 등록금 등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정치권을 비꼬았다. 경총은 지난 8일 성명서를 내고 “외부인들이 대규모 개입하는 것은 한진중공업 문제를 빌미로 한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외부 인사들의 행위가 한진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노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은 발끈했다. 여야는 재계 수장 3인방을 여의도로 호출했다. 그러나 이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공청회’에 허 회장과 손 회장, 이 회장을 불렀으나 모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각 단체의 실무진이 대신 출석한 이 자리에선 “경제단체장이 국회를 무책임한 집단으로 내몰았다”, “경제단체장의 불출석은 오만불손한 작태다”, “경제단체장이 국민과의 대화를 거부했다”등 여야 의원들의 대기업 성토가 이어졌다.

"수습 안 하면
큰 불똥 튄다”

국회는 경제단체장들이 참석하지 않은 공청회를 청문회로 격상하고, 또 다시 출석을 거부하면 고발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특히 야당 의원들이 난리다. 지식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재계 대표 3인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단체장들이 공청회 출석을 거부한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인 동시에 동반성장 추진의지가 없다는 표시”라며 경제단체장들의 청문회 출석을 촉구했다.

경제단체들과 정치권의 멱살잡이가 쉽게 끝나지 않을 기미를 보이자 주요 대기업들은 “경제단체장들의 발언은 우리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혹시 모를 후폭풍을 우려해서다.

“가뜩이나 분위기 삭막한데…”
검찰·국세청·공정위 ‘시동’

모 그룹 관계자는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요즘 사정라인 분위기도 좋지 않은데 괜히 정치권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게 없다”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큰 불똥이 재계로 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그룹 한 임원도 “일은 경제단체들이 벌이고 화는 기업들이 당할 게 뻔하다. 분란을 자초한 꼴”이라며 “정치권은 어떤 식으로든 기업들을 압박할 것이고, 분명히 이번 대치의 희생양이 나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최근 재계를 향한 사정라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단 국세청과 공정위가 선봉에 선 형국이다. 국세청은 이미 칼을 뽑아 들었다. 부당한 부의 세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재산의 변칙·편법적인 상속 및 증여가 의심되는 대기업 오너일가가 주 타깃이다.

국세청은 지난 12일 본청 대회의실에서 이현동 청장 주재로 전국 조사국장회의를 열고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 차단 ▲대기업에 대한 성실신고 검증 ▲역외탈세 근절의 중단 없는 추진 등을 하반기 세무조사의 역점과제로 선정했다. 사실상 국세청이 ‘대기업 손보기’에 본격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청장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GDP(국내총생산)의 50%를 차지하고, 그 수출의 70%를 대기업이 담당하는 등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대기업들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그에 걸맞게 성실신고 여부가 제대로 검증되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대기업 압박과 맞물려 공정위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조사를 본격화할 태세다. 공정위는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 등 중소기업 업종 진출, 일감 몰아주기 등의 대기업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이 동네 상권까지, 구멍가게 영역까지 위협해서 되겠냐”며 “대기업들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변칙 증여·상속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강력한 조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검찰도 곧 가세할 모양새다. 조만간 정권 말기 ‘재계 군기잡기’에 나설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청와대는 지난 15일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새 검찰총장으로 내정했다. 서울 출신으로 보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한 내정자는 법무부 법무실장과 검찰국장, 서울고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임기 말과 다음 정권 초반까지 검찰 수장을 맡게 된다.

검찰은 한화그룹, 태광그룹, C&그룹, 오리온그룹 수사 이후 잠시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꾸준히 대기업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 안팎에선 전국 각 지검 특수부 등이 주축으로 기업들의 비자금 조성, 횡령, 재산 국외도피 등 각종 비리 정보를 싹싹 긁어 모아놨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재벌 오너의 ‘검은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검찰, 국세청, 공정위가 정조준한 타깃은 어딜까. 재계에선 여러 기업을 상대로 한 동시다발 수사가 아닌 각각 ‘본보기’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알아서 기어라’하는 심산에서 릴레이식으로 한 기업씩 털어내지 않겠냐는 것.

이들 기관 안팎에서 거론되는 ‘첫 제물’로 유력한 대기업은 A그룹이다. 검찰엔 ‘오너가 거액을 횡령했다’,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했다’, ‘수상한 돈이 해외로 흘러나갔다’등 A그룹의 비리 첩보와 제보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공정위 선봉
검찰도 조만간 가세

‘오너가 탈루로 마련한 자금을 차명으로 관리하고 있다’, ‘옛 임원이 창업한 하청업체와 부당한 거래 중이다’란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진 국세청과 공정위도 A그룹을 잔뜩 벼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선 사건이 다소 복잡하게 흘러갈 수 있는 대기업에 앞서 중견기업이 먼저 도마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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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