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알아봤으나 마음에 드는 곳이 없던 중, 지인으로부터 지역의 땅 정보를 잘 아는 A를 소개받았습니다. A는 여러 차례 그 지역의 토지매매를 중개 한 이력이 있었습니다. 이후 A를 통해 소개받은 땅이 마음에 들었지만 A는 법에서 정한 중개보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해당 토지를 놓치기 싫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A에게 중개보수를 지급하고 토지를 매매했는데 뒤늦게 A가 공인중개사가 아닌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인중개사도 중개보조원도 아닌 A에게 중개보수를 지급한 것이 억울한데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A] 토지, 건축물 그 밖의 토지의 정착물 등을 매매·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고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것을 업으로 하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를 중개보조원으로 둘 수 있지만, 중개보조원의 역할은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안내 및 일반서무 등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데 그쳐야 하며, 등록관청에 중개보조원 고용신고를 해야 합니다.
만일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이 중개사무를 업으로 할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부터 중개대상물을 소개받고 그에 대한 중개보수를 지급하였을 경우에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의 효력이 유효한지 문제가 됩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단순히 1회성 중개에 대해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우연한 기회에 단 1회 타인 간의 거래행위를 중개한 경우 등과 같이 ‘중개를 업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그에 따른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배돼 무효라고 할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중개수수료 약정이 부당하게 과다해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이나 형평 원칙에 반한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로 감액된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해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과다한 중개보수는 감액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개사무를 1회성이 아닌 업으로 한 경우에는 그 판단이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중개를 하고 그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을 업으로 한 경우에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자가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아니한 채 부동산매매계약을 중개하면서 매매 당사자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중개수수료 지급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배돼 무효라고 할 것이다’고 판시했습니다.
질문에서 A는 단순히 1회성에 그친 중개를 한 것이 아니라 중개사무를 ‘업’으로 해 중개수수료를 받아왔기 때문에 질문자와 공인중개사가 아닌 A 사이에 체결된 중개보수 지급약정은 강행규정에 위배돼 무효라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지급된 중개보수는 부당이득 반환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며 아직 중개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그 보수를 주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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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