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베이스볼>서울 성지고 야구부 한길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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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10.16 10:26:09
  • 호수 1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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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무시 마세요 프로 무대도 간답니다”

전임 송인식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2016년 9월1일 서울 성지고 야구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한길세 감독은 보성중고서 선수생활을 했다. 보성중 감독을 거쳐 신월중서 21년 동안 감독으로 재직한바 있는 노련한 지도자다. 신월중 감독 시절 경헌호(전 LG트윈스 투수), 김선우(전 두산 베어스 투수), 채병용(SK 와이번스 투수), 김태완(한화 이글스) 등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급 선수들을 키워낸 그는 성지고 야구부서 더욱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해 키워내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언제부터 감독직을 수행했나?

▲전임 송인식 감독이 학교를 떠난 후 공개채용 모집이 있었고 서류심사와 면접을 치룬 후 2016년 9월1일자로 감독으로 부임하게 됐다.

-그 전의 경력은?

▲서울 보성중학교와 보성고등학교서 야구선수를 했다. 이후 지도자로는 보성중학교서 야구부 감독을 했고 신월중으로 옮겨 21년 동안 감독으로 재직했다.

-성지고 야구부의 현재 인원과 내년 성지고로의 진학 예정자는?


▲현재 3학년 8명, 2학년 8명, 1학년 2명으로 총 18명이다. 내년도 중학교서 진학 예정자는 4∼5명이다. 거의 특기생으로 진학을 할 수 없는 리틀주니어팀 같은 곳에서 진학해 올 예정이다. 정말 적은 수다. 

얼마 전에 야구 명문 고등학교들의 1학년과 2학년 선수들이 시즌이 끝나고 많이 타 학교로 이적했다고 들었다. 문제는 이적한 팀서도 경쟁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성지고에도 경쟁은 존재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곳이다.

-다른 팀들에 비하면 선수 수가 극히 적다. 선수 수급에 어떤 문제가 있나?

▲대안학교의 잘못된 이미지랄까? 선수와 학부모들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정보의 전달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현재 소위 야구의 명문고에 입학하는 선수들의 수가 한 학년에만 30명 이상이 되는 학교들이 많은데 이들 중 많은 선수들이 한 시즌이 끝나면 경쟁서 누락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타 학교 이적을 생각하게 된다. 

잘못된 이미지로 선수 수급 차질
일반고보다 유리한 점 훨씬 많아

그러한 선수들을 수급 받아 세심하게 조련해 야구부 성적을 올리고 프로로 가는 선수들도 배출하고 대학으로 진학도 원활하게 시켜가며 성지고 야구부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나의 가장 기본적인 발전 계획이다. 그런데 일반고가 아닌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이적서 발생하는 이미지상의 오해가 있다. 사실 일반고로 이적하는 것 보다 유리한 점들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오해인가?


▲오해라기보다는 용어의 차이라고 해야겠다. 이적을 하는 선수의 생활기록부에 ‘전학이냐 자퇴냐’하는 표기에서 성지고로 이적한다면 자퇴라는 표기를 하게 되는데 이 부분서 특히 학부모들이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 

그러나 야구선수들이 더 경기에 빨리 나가고 뛰어야 한다는 개념서 이런 용어와 형식의 차이는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생활기록부에 자퇴의 사유가 야구와 관련된 설명을 반드시 기재하게 돼있고 그러한 용어의 차이로 선수들의 이력과 인생서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학부모들께 드리고 싶다.

-성지고로 이적하면 유리한 점은?

▲선수가 성지고로 이적하게 되면 바로 이적 당일 생활기록부에 성지고 학생으로 등록이 된다. 해마다 2월과 9월 시행하는 야구협회 선수등록에 이적 당일부터 바로 성지고의 선수로 계산돼 선수등록을 할 수가 있다. 특히 성지고는 졸업 후 고등학교 학력의 인정이 자동으로 부여되기 때문에 여타의 몇몇 대안학교처럼 따로 고졸자격 검정고시 같은 것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유리한 점은 오히려 예체능에 특화된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솔직히 다른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연습시간과 대외적으로 경기에 참가하는 시간의 할애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립자인 이사장님과 학교 차원의 야구부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전폭적이고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전용 연습장과 야구부의 전용 버스가 있고, 현재 연습장 바로 옆으로 선수단 숙소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갖추어졌으므로 학부모들도 많은 경제적인 부담을 덜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대학 진학 시 학교 생활기록부와 성적기록부등 내신의 비중이 체육특기생의 진학에도 높아질 것인데 그러한 면에서도 대안학교인 성지고에서의 경쟁력이 더 유리하지 않겠나.

-현재 시행 중인 중학교 선수들의 고등학교 임의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실적으로 임의배정에 의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선수들은 해당 고등학교의 감독들에게는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부의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이나 경기뿐만 아니라 진로지도까지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으니까. 

그러한 부담까지 고등학교 지도자들에게 지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오히려 성지고 같은 곳으로 이적하거나 진학해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 선수들의 진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에 서울고서도 1학년 선수 한 명이 이적해 왔는데 나는 성지고 감독이라는 위치를 떠나 야구의 선배로서 아주 잘 이적해 왔다고 생각한다. 70명의 선수단이 있는 서울고에서보다는 이곳에서 경기 출전의 기회를 더 받으며 훌륭한 야구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훨씬 많이 갖게 될 것이다. 

학교 차원의 전폭적 지원
지도 원칙은 인성이 먼저

학부모들께 꼭 알려주고 싶은 것은 성지고가 대안학교이기 때문에 야구선수로는 물론 일반 고등학교 학생으로도 발생하는 불이익 같은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이고 오히려 여러 가지 야구의 여건은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현재 성지고 야구부를 어떻게 진단하나?

▲올 시즌 단 1승을 했을 뿐이다. 선수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만연해 있다. 일단 기본기를 위주로 한 훈련을 소화하며 선수들에게 강한 멘탈을 주입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배양해야 한다.

-선수 지도에 대한 원칙은?

▲지도원칙은 ‘인성’에 있다. 고등학교까지 야구를 해왔던 선수라면 누구든 프로에 가지 못한다면 대학진학을 잘 해야 한다. 그리고 야구선수들은 정말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고생을 하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인생에서 고생한 만큼 반드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훈련일정은? 훈련장이 김포에 있는데 이동에 문제는 없나?

▲창단 시 학교에서 마련해 제공한 야구부의 대형 버스가 있어 이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선수단 숙소도 훈련장 바로 옆에 완비돼있고 모든 숙식을 거기서 충분히 소화한다. 현재 오전 수업 후 오후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팀 훈련을 하고 이후 석식 후에 개인훈련을 하는데, 이제까지 시간 낭비 없이 아주 효율적인 동선을 구축해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서 조선명(3학년·투수) 선수가 LG트윈스에 지명돼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명 선수가 여러 가지로 화제인 것만큼은 틀림이 없다.(웃음) 출신학교가 대안학교이고 등록된 선수 총원이 20명도 안 되는 야구부인데, 거기에 선수 자신 또한 고등학교 진학 이전까지는 리틀야구단서 주말 취미반 선수로만 야구를 해왔던 선수였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조선명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그를 처음 대면한 순간부터 투수로서의 자질을 떠나 그의 성실성에 감탄했었고 그토록 노력하는 선수를 위해 나 또한 모든 노력을 다 해가며 그를 지도했었다. 이번에 지명한 LG 트윈스 구단의 스카우트 팀에서도 그의 인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장래의 가능성이 무한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명 선수에게 스승으로서, 그리고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앞으로 프로에 진출하면 그곳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포수들이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해서 지금 보다 더 마음껏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부디 뛰어난 재질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성실한 훈련 자세를 가지고 있으니 야구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고등학교 진학 시의 초심을 잃지 말고 반드시 야구인생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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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음성군청-살처분 업체<br> 짬짜미 의혹

[단독] 음성군청-살처분 업체
짬짜미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못이 흙탕물로 변하기까지 미꾸라지 한 마리면 충분했다. 사람들은 물을 맑게 만드는 대신 더 많은 미꾸라지를 연못에 밀어 넣었다. 이제 연못은 바닥을 볼 수 없는 진흙탕으로 변해 버렸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긴급’이라는 두 글자의 힘은 엄청났다. 촌각을 다투는 일일수록 담당자의 재량권은 커지게 마련이다. 일단 진행하고 추후에 상황을 수습하는 게 용인이 되는 일도 많이 있다. 시간 단위로 수십㎞까지 확산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문제가 대표적이다. 확산 방지 죽여서 처리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20조(살처분 명령)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종 가축전염병이 퍼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역학조사·정밀검사 결과나 임상증상이 있는 가축의 소유자에게 살처분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1종 가축전염병은 우역, 우폐역, 구제역, 돼지열병,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다. 제1종 가축전염병은 치사율이 높고 백신으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려우며 전파 속도가 빨라서 바이러스 숙주 자체를 죽이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예방적 살처분’이라고 해서 가축전염병 매개체와 직접 접촉했거나 접촉했다고 의심되는 경우 그 장소를 중심으로 확산하거나 그런 우려가 있는 지역의 가축 소유자에게도 지체없이 살처분을 명할 수 있다. 실제 지자체에 가축전염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진단부터 살처분까지 길게 잡아도 이틀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년가량 가축 살처분 일을 해온 업계 관계자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 6만 마리 정도는 퇴비화 작업까지 하룻밤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살처분한 가축을 땅에 묻는 대신 퇴비로 만들어 농가에 무상으로 나눠준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자루에 동물을 잡아 넣고 탄산가스를 주입해 처리한다. 살처분한 동물로 퇴비를 만드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된다. 살처분에 참여한 업체는 바이러스 확산 문제 때문에 1~2주는 일을 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긴급’ 이유로 입찰 없어 최저가 낙찰 안 하고 왜? 문제는 감염된 가축을 살처분하는 일을 맡을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가축전염병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지자체 담당 공무원은 업체에 연락을 돌린다. 연락을 받은 업체가 견적서를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이 업체를 선정한다. 지자체에서 용역 사업을 진행할 때 거치는 공고, 입찰, 평가, 선정 등의 절차가 전부 생략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수의 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제1항 제2호에 의한 조치다. 시행령에 따르면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긴급복구가 필요한 재난 등 행정안전부령에 따른 재난 복구 등의 경우’ 수의 계약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돼있다. 더 큰 문제는 절차의 불투명성 외에도 업체를 평가하는 잣대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하는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살처분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업체 상황을 훤히 알고 있다. 기계는 몇 대가 있는지, 인력은 몇 명이나 보유하고 있는지, 과거에 일은 어떻게 했는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 있다. 업무 능력이 비슷하다는 전제라면 비교할 건 가격뿐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최저가 낙찰이 어느 정도 지켜졌다. 다른 지역에서 AI나 ASF가 발생해 살처분했다면 그 단가에 맞춰 견적을 넣거나 공무원하고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런 풍토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공무원 손에 다 달렸다 문제가 제기된 곳은 충북 음성군. 음성군청에서 다른 업체와 비교해 1마리당 단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곳을 선정한다거나 살처분 업무 경력이 적은 곳을 고르는 등 석연치 않은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잣대나 투명한 절차까지는 아니어도 업계에 통용되는 규칙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규칙이 다 깨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부터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청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AI 등이 발생했을 때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에 대해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을 선정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음성군청 관계자의 답변과 달리 지난해 11~12월 음성에서 AI가 발생했을 당시 살처분 업체 최저가 낙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7일 한 오리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살처분이 이뤄졌다. 당시 살처분을 맡은 업체는 A사다. 업계 관계자는 “A사는 당시 1마리당 가격을 3500원에 (견적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사는 담당 공무원에게 구두로 1마리당 2000원에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살처분 일을 맡은 건 A사였다. A사와 B사의 1마리당 단가 차이가 1500원에 달했지만 더 비싼 곳이 맡은 것이다. 당시 폐사한 오리 수는 5만7000여마리라고 한다. 전체 가격으로 따지면 8500여만원 차이다. 지난해 12월30일 닭 농장에서 AI가 발생했을 때도 똑같은 상황이 재현됐다. 당시 일을 따낸 업체는 C사로, 1마리당 가격으로 2800원을 적어냈다. B사도 1마리당 가격을 1900원 견적으로 내 음성군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1마리당 가격이 900원 비싼 C사가 낙점됐다. 싸게 해도 안 줬다 당시 폐사한 닭 수는 4만3000여 마리로 전체로 보면 3800여만원 차이다. B사 관계자는 “심지어 C사는 원래 인력 업체다. 우리가 살처분 업무할 때 사람이 필요하면 C사에 연락해 공급받았다. 등기부등본에도 C사의 업종은 인력 공급업으로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B사는 살처분한 가축을 퇴비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은 업체다. C사와 비교해 살처분 업무 능력에 있어서 밀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음성군청 가축방역팀 관계자는 “11월7일에 AI가 발생했을 때는 업체 3곳에만 전화했고 그중 A사의 가격이 가장 낮았다”고 해명했다. 12월30일 상황을 묻자 “B사가 견적을 늦게 냈다”고 답했다. B사는 음성군청 관계자의 해명에 반박했다. B사 관계자는 “11월7일 우리가 AI 발생 소식을 알고 담당자에게 먼저 연락해 단가를 말했다. 그런데도 1500원이나 비싼 A사에 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성군청 공무원이 B사에 연락하진 않았지만 상황을 알자마자 단가를 제시했는데 무시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2월30일 AI가 터졌을 때는 C사 관계자와 군청에 함께 있었다”며 “나란히 서서 이야기하는데 (단가가 더 비싼) C사가 일을 따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1900원보다) 더 싸게 일을 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 가 입수한 당시 통화 녹음에서 음성군청 관계자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B사 직원을 응대했다. 이미 업체가 정해졌다는 음성군청 관계자의 말에 B사 직원이 “(해당 업체의) 단가가 더 싼가 보죠?”라고 물었을 때도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통화 내용대로라면 가격이 정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체 선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기준도 잣대도 불명확 퇴직 공무원 연결고리? B사 관계자는 “보통 의심 신고가 들어온 뒤 역학조사를 거쳐 실제 살처분에 돌입하는 건 다음 날부터다. 아무리 급해도 업체 간 가격을 비교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 살처분 업체들이 퇴직 공무원을 영입하면서부터”라고 주장했다. 지자체에서 동물방역 등을 담당했던 공무원이 퇴직한 후 관련 업체에 취업하면서 이른바 업계에 ‘전관예우’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충북도청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분, 경기도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분을 영입한 이후 비싼 단가에도 일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청 관계자도 충북도청에서 2023년까지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D씨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D씨는 와의 통화에서 “A사에 정식으로 소속돼있는 것은 아니다. 영업 일을 하고 있다”면서 “단가 같은 얘기는 다른 사람이 안다. 내가 그분께 말해 전화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씨는 경기도에서 동물방역과장을 지낸 사람의 이름을 언급했다. 적어도 두 사람이 A사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것이다. 음성군청 관계자는 살처분 업체를 선정하는 데 학연이나 지연 등 인맥이 영향을 미치는지 묻자 “그런 건 없다”면서도 “견적서만 내는 것보다 (군청에) 찾아와서 일은 어떻게 하겠다, 뒤처리는 이렇게 하겠다 등 설명해주는 업체를 더 선호하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선정 과정에 공무원의 입김이 개입될 여지가 큰 만큼 일정 정도의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만? 다른 데는? B사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업계가 망가져 버렸습니다. 이대로 두면 걷잡을 수 없을 겁니다. 지금껏 누구도 말하지 못했고 기사도 제대로 나지 않은 이유는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밥줄이 끊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겁니다. 그만큼 공무원이 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하다는 방증입니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